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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1만원 땐, 편의점주 월수입 알바보다 적을 수도

최저 임금이 1만원으로 오르면 편의점주의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중앙포토]

최저 임금이 1만원으로 오르면 편의점주의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중앙포토]

서울 마포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박모(68)씨는 요즘 밤잠을 설친다. 현 정부가 내세운 공약인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이 현실화될까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5년 전 퇴직한 박씨는 노후 생활비 마련을 위해 퇴직금과 그간 아내가 모아둔 쌈짓돈까지 1억8000만원(보증금 1억원)을 들여 편의점을 차렸다. 평일 오전 5시간만 박씨가 근무하고, 나머지 시간은 아르바이트생 5명이 평일과 주말을 나눠 각각 8시간씩 근무한다. 매출에서 본사 수수료(매출의 35%)를 내고 임대료·인건비를 제외하면 월 300만원 정도 남는다.
 

수익 변화 시뮬레이션
매출 연 5% 상승 감안해도
월수익 86만원 이상 줄어
소상공인들에게 직격탄
점포당 알바생 1명 줄여도
3만5000명 일자리 잃게 돼

하지만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오르면 타격이 크다. 2020년까지 매출이 연 5%씩 상승한다고 가정해도 수익이 월 86만원 이상 줄어들기 때문이다. 인건비를 줄이려면 박씨가 일하는 시간을 늘려야 하지만 무릎 관절이 좋지 않아 사정이 여의치 않다. 박씨는 “지난 3년간 매출 상승률이 연 2%에도 미치지 못한 것을 고려하면 수익 감소 폭은 더 클 것”이라며 “이리저리 따져봐도 문을 닫는 것이 맞으니 투자 비용만 날리게 생겼다”고 말했다.
 
약자(고용 취약계층)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에 또 다른 약자(소상공인)가 우려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 현실화되면 직격탄을 맞게 된 편의점 점주들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인상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공약이 그대로 이행된다면 현재 6470원인 최저임금은 2020년까지 매년 순차적으로 올라 1만원이 된다. 하나금융투자증권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1만원이 될 경우 백화점은 3.2%, 대형마트는 10.3%, 편의점은 9%의 수익 감소가 예상된다.
 
문제는 편의점이다. 사업 구조상 손해를 고스란히 소상공인인 편의점 점주가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른 유통업체와 달리 편의점은 대부분 가맹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해당 점포의 실제 주인은 점주이기 때문에 인건비를 지급하는 것도 점주다. CU는 전체 1만1454개 점포 중에 100개만 직영으로 운영한다. GS25도 1만1422개 중 직영점 137개를 제외한 나머지가 가맹점이다.
 
중앙일보가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편의점(전용면적 59㎡, 약 18평)의 수익 변화를 실제 매출과 인건비 등을 토대로 시뮬레이션해 보니 2020년까지 연 5%씩 매출이 올라도 최저임금이 1만원이 된다면 순수익은 86만원 이상 줄었다. 지난 3년간 편의점 점포별 평균 매출 상승률이 1~2%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수익 감소 폭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5월 노동계와 경영계, 전문가 등 최저임금위원회 위원들이 전국의 사업장을 돌며 최저임금 현장 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도 본지 시뮬레이션과 비슷했다. 이들은 중소기업 경영진과 현장 근로자, 노조 간부, 편의점이나 PC방 업주와 아르바이트생 등을 만나 현장에서 의견을 들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업주는 “시간당 1만원이면 내가 노동자가 될 것인가, 사용자가 될 것인가에 대한 변곡점에 이른다”며 “(1만원이 되면) 알바 인건비 보다 내가 벌어가는 돈이 적어진다”고 말했다. “현 수준의 최저임금으로도 한 달에 400만원 벌어 알바비로 300만원 나간다”는 편의점 운영 상황을 설명하면서다.
 
아르바이트생의 일자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른바 ‘편한 아르바이트’로 불리는 편의점 아르바이트 자리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은 3만5000개가 넘는다. 점포당 아르바이트생을 1명만 줄여도 3만5000명이 아르바이트 자리를 잃게 된다. 편의점은 점포당 평균 5~6명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18만 명 이상이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사실 편의점이나 PC방은 비교적 ‘편한 알바’로 꼽히는데 힘들게 일하는 제조업 알바와 같은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것은 사장 입장에선 불합리하게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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