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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일본 감귤·콩나물 제품 포장지에 뼈 건강 돕는 성분 명시

외국 식품 기능성 표기 

선진국 일반식품·농산물
기능성 표기 규제 완화 추세
소비자 제품 선택권 강화


감귤의 베타-크립토잔틴, 콩나물의 이소플라본. 이 두 가지는 모두 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기능성이 감귤·콩나물 제품 포장지에 표시되면 어떨까. 국내에선 식품 중 건강기능식품 외에는 법적으로 기능성 표시를 할 수 없다. 그런데 최근 해외 선진국을 중심으로 신선·가공식품 같은 일반식품에도 기능성을 표시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되고 있다. 매일같이 먹는 식품에 친절하게 기능성을 표시하면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일본어를 전공한 김성희(34·여·가명)씨는 얼마 전 일본 여행에서 마트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토마토주스 제품 포장지에서 ‘혈중 HDL 콜레스테롤(좋은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기능이 있다’는 문구를 봤기 때문이다. 콩나물 포장지엔 ‘뼈 건강에 도움이 되는 대두 이소플라본이 들어 있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한국에선 건강기능식품이나 의약품에서나 있을 법한 문구였다. 평소 콜레스테롤 및 뼈 건강에 관심이 있던 김씨는 앞으로 꾸준히 토마토주스와 콩나물을 챙겨먹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일본, 과학적 근거 있으면 허용
 

일본은 그간 우리나라의 건강기능식품과 비슷한 ‘특정보건용식품’ ‘영양기능식품’에 한해 기능성을 표시했다. 그런데 2015년 4월 ‘기능성표시식품’이라는 식품의 새 카테고리를 만들고, 일반식품 가운데 과학적 근거만 있다면 기능성을 표시할 수 있게 허용했다. 이에 따라 식품기업은 농수산물을 포함해 일반식품을 판매 60일 전에 기능성·안전성 관련 서류를 첨부해 신고한다. 일본 소비자청은 식품기업의 신고서와 제출 자료를 검토한 후 요건에 부합하다고 판단하면 신고번호를 발급한다. 이 과정이 마무리되면 업체는 제품 용기·포장에 기능성 관련 정보를 표시할 수 있다.
 
제품에 표시할 수 있는 정보는 신체 부위를 포함한 건강 유지·증진에 관한 정보다. 기능성 성분명, 1일 섭취량, 1일 섭취량당 기능성 성분 함유량, 섭취 시 주의사항 등을 모두 기입할 수 있다. 단, 구체적으로 어느 질환에 좋은지 해당 질환명까지는 표시할 수 없다. 주의할 점은 표시해야 한다. ‘의약품을 복용하는 경우 의사·약사와 상담 후 섭취해야 함’ ‘국가에 의해 안전성·유효성 평가를 받은 것이 아님’ ‘질병 진단·치료·예방 등을 목적으로 하는 제품이 아님’ 같은 문구가 그 예다. 일본 소비자청·후생노동청 또는 판매자가 부작용 사례를 수집하며 필요할 경우 주의 환기, 판매 금지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기능성표시식품 카테고리가 생겨난 지 1년 된 지난해 4월 19일 기준으로 총 294개 제품이 기능성표시식품으로 등록됐다.
 
가령 일본 동양신약의 다이어트 스무디 제품 ‘허리 지원 스무디’의 포장 겉면엔 ‘칡의 꽃 유래 이소플라본이 포함돼 있어 비만한 사람의 체중, 뱃살(내장·피하지방), 허리둘레를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체지방, 체중, 뱃살이 걱정되는 분들에게 적합한 식품입니다’라는 기능성 표시 문구가 표기돼 있다.
 
기능성표시식품에 농산물도 예외는 아니다. 감귤엔 ‘베타-크립토잔틴이 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문구를, 콩나물엔 ‘대두 이소플라본이 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표시할 수 있다.
  
미국, 환자 대상 인체적용시험
 
세계에서 소비자가 가장 많이 찾는 건강기능식품은 ‘미국산’이다. 2014년 미국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367억 달러로 세계시장을 34% 점유하면서 1위를 기록했다. 미국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활성화된 데에는 1994년 ‘식이보충제 건강교육법(DSHEA)’을 시행하면서다. 당시 건강기능식품이 의약품이 아닌 식품으로 분류됐고, 성분·유효성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제조업체에 맡겼다. 이 법을 시행한 지 20년 만에 미국의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4배 정도 성장했고, 매년 5000종 넘는 제품이 개발·생산되고 있다.
 
한국식품연구원 권대영 책임연구원은 “미국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연구를 진행할 수 있고, 이를 마케팅에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가령 ‘준건강인’에 한해 인체적용시험을 진행할 수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환자를 대상으로 인체적용시험을 진행할 수 있다. 그만큼 제품 효과가 우리보다 도드라질 수 있다. 대신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실시해 기업이 허위 광고를 하거나 효과가 없는 제품을 선보였을 경우 막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식품에 대한 기능성 표시가 까다로운 편이다.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사전 심의를 통해 정부가 제시한 실험 규격을 거쳐 기능성을 입증한 제품만 출시할 수 있다.
 
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건강기능식품 심의에 통과하려면 환자가 아닌 ‘준건강인’을 대상으로 인체적용시험을 진행해야 한다”며 “환자를 대상으로 할 때보다 도드라진 결과를 기대하기 힘든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규제가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이다. 건강기능식품의 해외 직구 건수가 늘고 있다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관세청의 품목별 통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국민이 해외 직구를 통해 산 품목 가운데 건강기능식품을 포함한 건강 관련 식품은 총 3506건으로 가장 많았다. 화장품(2429건), 옷(2153건), 신발(1341건)보다 많았다. 또 구매자의 제품 판매국은 기능성 표시를 비교적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미국(3053건), 유럽(130건), 일본(116건)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비자가 여러 가지 기능성을 따져보고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건강기능식품뿐 아니라 기능성 식품도 연구결과에 비해 빛을 발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두뇌활동을 원활하게 돕고 혈압을 낮추는 기능성이 입증된 가바 쌀이 대표적이다.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식품, 일반식품에 대한 기능성 표시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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