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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캠핑장·식물원·홈스파 … 아파트 베란다의 변신

2017 ‘YOLO’ 스타일 
 

난방 되고 폭 넓어져
층간소음 걱정도 적어
다용도 공간으로 인기

주부 차지은씨가 셀프로 꾸민 경기도 용인시 아파트 베란다 홈 카페

주부 차지은씨가 셀프로 꾸민 경기도 용인시 아파트 베란다 홈 카페

햇살이 살짝 스며든 나무 평상에 앉아 즐기는 차 한잔의 여유, 지글지글 익어가는 고기 앞에서 만화영화를 보며 깔깔거리는 아이들, 은은한 조명 아래 즐기는 스파 마사지. 상상만으로도 기분 좋아지는 이 공간은 평범한 우리 이웃들이 직접 꾸민 ‘아파트 베란다’의 모습이다. 집집마다 베란다 변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 당신이 꿈꾸는 ‘힐링 베란다’는 어떤 모습인가.
 

#직장인 이기택(35·충북 영동군)씨는 7년 전 처음 캠핑의 매력에 푹 빠졌다. 아이가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놀 수 있도록 주말마다 국내 곳곳을 돌며 캠핑을 즐겼다. 최근 이사하면서 ‘1년 365일 캠핑을 즐기고 싶어’ 거실 베란다를 캠핑장처럼 꾸몄다(아래사진). 인디언 문양의 매트를 깔고 쓰지 않는 실외 캠핑용품을 활용해 한껏 야외 분위기를 냈다. 이씨는 “식사 후 베란다에서 아내와 함께 커피를 마시고 아이들은 간식을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며 “야외에서 느꼈던 기분을 집에서도 매일 느낀다”고 말했다.
 
텃밭 쇼핑몰을 운영하는 송예진씨가 매일 힐링을 얻는 서울 내발산동 아파트 베란다 식물원

텃밭 쇼핑몰을 운영하는 송예진씨가 매일 힐링을 얻는 서울 내발산동 아파트 베란다 식물원

#텃밭 쇼핑몰 ‘야미가든’을 운영하는 송예진(33·여·서울 내발산동)씨는 13층 아파트 베란다를 식물원으로 꾸몄다. 7년 전 상추·깻잎 같은 잎채소를 키우면서 매일 밤 일본 원예 서적을 공부해 지금은 토마토·블루베리 같은 난도 높은 과실나무를 키워 재배하는 텃밭 전문가가 됐다. 송씨는 “하루에 두 시간 이상 꼭 베란다에 나가 식물을 돌본다”며 “씨앗에서 시작해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는 과정을 보면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평범한 아파트 베란다의 모습이 변하고 있다. 빨래를 널고 짐을 쌓아두던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이들이 늘었다. ‘나만의 취미와 생활’을 즐기겠다는 현대인의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생활방식이 주거 공간에도 스며든 것이다. 활용 범위에는 제한이 없다. 송씨처럼 정원으로 꾸미는 경우가 가장 많지만 최근엔 홈 카페, 목공 작업실, 개인 오피스, 아이 독서실 등 ‘1인용’ 공간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나만의 방식으로 베란다를 꾸미려는 이들은 온라인 카페와 SNS 등을 통해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한다. 직접 꾸미는 셀프 인테리어에 도전하는 사람도 많고, 원하는 디자인을 들고 시공사를 찾는 경우도 있다.
 
베란다의 모습이 바뀌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한양대 실내건축디자인학과 장순각 교수는 “냉난방 효율이 낮았던 과거에는 대부분의 가정에서 베란다를 실외 창고로 사용했다”며 “열효율이 높아지고 베란다가 실내처럼 따뜻해지면서 본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크기도 커졌다. 수십 년 된 일반 아파트의 베란다가 폭 1m 내외라면 최근 짓는 아파트는 약 1.5m 정도로 늘어났다. 장 교수는 “서너 명이 테이블과 의자를 놓고 앉을 수 있을 만큼 베란다가 커졌다”며 “요즘 인테리어 전문가들도 이 공간을 100% 활용하도록 다각도로 연구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가족 나들이 분위기 만끽
 
한국 아파트의 베란다는 실내와 실외의 접점에 있는 독립 공간이다. 집 안에서 유일하게 바깥 풍경을 바라볼 수 있어 일상의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잊게 하는 휴식처이기도 하다.
 
주부 차지은씨가 셀프로 꾸민 경기도 용인시 아파트 베란다 홈 카페

주부 차지은씨가 셀프로 꾸민 경기도 용인시 아파트 베란다 홈 카페

주부 차지은(42·여·경기도 용인시 상하동)씨는 “베란다에 앉아 밖을 보고 있으면 시간이 멈춘 듯 명상에 잠기게 돼 짧은 시간이지만 큰 에너지를 얻는다”고 말했다. 그는 거실 베란다 한쪽에는 카페처럼 테이블과 의자를 놓고, 바로 옆 공간에 나무 평상을 만들고 바닥에 자갈과 돌을 깔았다. 차씨는 “아파트에선 층간소음 문제가 심각한데 베란다는 소음이 다소 걸러져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서늘한 바람이 부는 봄·가을에는 식탁보다 베란다에서 더 자주 식사를 한다”고 말했다.
 
살던 집에서 베란다를 바꾸고 싶은데 공사 비용이 만만치 않을 때 많은 사람이 차씨처럼 ‘셀프 인테리어’에 도전한다. 가성비 높은 셀프 인테리어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상품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DIY 인테리어용품숍 문고리닷컴의 온라인 마케팅팀 김대현 팀장은 “약 2~3년 전부터 ‘폴딩 도어’와 ‘갤러리 창’처럼 베란다와 거실 사이를 트고 나눌 수 있는 창호가 인기”라며 “바닥에 쉽게 설치하는 코일 매트와 조립식 마루, 대형 텃밭 화분과 접이식 의자 등이 많이 팔린다”고 말했다.
 

베란다를 럭셔리한 고급 리조트처럼 꾸미는 이들도 생겼다. 바다가 보이는 고층 아파트에 사는 주부 남화정(33·여·부산시 남구 용당동)씨는 지난달 말 베란다에 홈 스파를 설치하는 공사를 마쳤다. 천장에는 고급스러운 조명을 달아 밤이 되면 로맨틱한 분위기가 살아난다. 남씨는 일본 여행 중 즐거운 경험이었던 노천탕을 떠올리며 ‘베란다 욕조 만들기’를 결심했지만 문의한 업체 세 곳 중 두 곳에서 거절해 어려운 시공 과정을 거쳤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베란다 욕조는 남씨가 가장 아끼는 공간이 됐다. 그는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욕조 안에 있으면 스트레스가 저절로 풀린다”고 말했다. 인테리어 시공사 한성아이디의 디자인팀 김정택 실장은 “요즘은 단순히 베란다를 확장하는 것보다 이 공간을 새로운 ‘알파룸(덤으로 생긴 작은 개인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게 트렌드”라며 “인터넷이나 잡지에서 예쁜 인테리어를 보고 무작정 따라 하기보다 개인이나 가족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꾸미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윤혜연 기자, 사진=프리랜서 조상희, 각 사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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