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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나간 대통령의 입…"계엄군, 성폭행해도 좋다"는 두테르테에 비난 쇄도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중앙포토]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중앙포토]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반군단체 소탕을 위해 필리핀 정부가 일부 계엄령을 발동한 가운데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계엄군에게 성폭행을 허용하는 취지의 발언을 해서 설화에 휩싸였다. 대통령궁 측은 ‘농담성’이었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두테르테가 예전에도 비슷한 반(反)여성·인권 발언을 했던 전력이 있어 대통령의 인권 인식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IS 반군 소탕작전 중인 장병 격려 중에 '막말 농담'
"인권 존중하지 않는 폭력배" 각지서 비판 쏟아져
인질 대치 중인 반군엔 "대화로 풀자" 제의할 듯

 
문제의 발언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난 26일 계엄령 선포지역인 남부 민다나오 섬 일리간을 찾았을 때 나왔다. 두테르테는 IS 추종 반군 ‘마우테’와 교전 중인 장병들을 위문하면서 “이번 계엄령의 결과와 파장에 대해 내가 전적으로 책임을 질 것이다. 여러분은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하게 임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을 위해 내가 감옥에 가겠다. 여러분이 (여성을) 3명까지 강간한다면, 내가 저지른 짓이라고 해줄 것”이라고 농담조로 덧붙였다.
 
발언이 알려지자 필리핀 여성인권보호단체들을 비롯한 각계에서 비난이 쇄도했다. 영국 BBC는 여성단체들이 성명을 통해 “강간은 흉악범죄로 결코 웃을 일이 아니다”며 두테르테에게 경고했다고 전했다. 리사 혼티베로스 필리핀 상원의원도 “강간은 범죄로 어느 누구라도 농담거리로 삼아선 안 된다”고 두테르테 대통령을 비판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부부의 외동딸 첼시(37)도 트위터를 통해 “두테르테는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잔인한 폭력배”라고 비난했다.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계엄군 성폭행 허용' 발언을 비판한 첼시 클린턴의 트위터. [트위터 캡처]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계엄군 성폭행 허용' 발언을 비판한 첼시 클린턴의 트위터. [트위터 캡처]

 
비판 여론이 일자 에르네스토 아벨라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계엄군의 사기 진작을 위해 과장된 허세를 부린 것이라고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두테르테가 앞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 시절 계엄령이 매우 좋았다”고 말하는 등 계엄 치하에서 인권 유린에 개의치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기에 쉽게 수습되지 않는 분위기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 측은 “이번 발언은 민다나오 섬에서 우려되는 군의 권한 남용에 대해 필리핀 정부가 묵과하고 나아가 독려할 수 있다는 걸 확인시켜줬다”고 지적했다. 두테르테의 계엄령 확대 발령 계획을 반대해온 피델 라모스 전 대통령도 “정부는 군대가 인권을 유린하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를 해야 한다. 계엄령이 내려지지 않는 상태에서도 숱한 인권유린이 있었다”고 우려했다.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도 “과거 이 나라에서 계엄령을 빌미로 한 민간인 학살이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있다”며 “독재 시절에 있었던 일이 반복돼선 안 될 것”이라고 거들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예전에도 도를 넘어선 성적인 농담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대통령 후보였던 지난해 4월엔 유세 도중 1989년 다바오에서 발생한 교도소 폭동사건을 언급하면서 당시 수감자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하고 살해된 호주 여성 선교사에 대해 “그녀는 아름다웠다. (시장인) 내가 먼저 해야 했는데”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면서 여성단체들이 그를 인권위에 고발하고 호주 대사가 항의하는 등 거센 파장이 일었다.
 
한편 민다나오 섬에선 지난 23일 시작된 교전으로 인한 사망자가 정부군 13명, 경찰 2명, 마우테 대원 51명 등 최소 85명으로 늘어났다. 마라위 시에서 이틀새 발견된 시신 16구를 포함해 현재까지 민간인 사망자만 18명에 이른다고 현지 GMA뉴스가 전했다. 필리핀 정부는 라마단(이슬람의 금식 성월)을 맞아 반군에 대화를 제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반군은 마라위 시 성당에서 신부와 신도 등 15명을 납치, 인질로 잡고 정부군 철수를 요구하며 대치 중이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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