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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홀인원만 4번? 보험사기범들, 딱 걸렸다

골퍼들의 꿈, 홀인원. 홀인원 확률은 아마추어는 1만2000분의 1, 프로골퍼도 300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골퍼들의 꿈, 홀인원. 홀인원 확률은 아마추어는 1만2000분의 1, 프로골퍼도 300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일반인이 골프에서 '홀인원'에 성공할 확률은 1만2000분의 1. 주말마다 1번씩 골프를 친다고 가정했을 때 57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기록인 셈이다. 그런데 이 어려운 홀인원을 한 해에 수차례씩 기록한 사람들이 무더기로 금융감독원에 적발됐다. 알고 보니 골프 천재가 아닌 홀인원 보험 사기범이었기 때문이다.
 

홀인원보험금 타려 설계사와 공모, 허위영수증 발급
금감원, 경찰과 공조해 사기혐의자 174명 적발
"홀인원보험 신규가입 시 심사 강화키로"

28일 금융감독원은 충남지방경찰청 천안서북경찰서와 상호 공조해 허위 영수증을 보험사에 제출해 홀인원 보험금을 타낸 보험사기자 34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홀인원 보험 전반에 대해 보험사기 기획조사를 한 결과, 총 10억원의 보험금을 가로챈 사기 혐의자 140명(설계사 21명 포함)을 2차 적발해 공조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공개했다.
홀인원 보험은 홀인원 성공 시 축하비용 등에 드는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상품이었다. 하지만 이를 악용한 보험사기가 활개를 쳐서 금감원과 경찰이 보험사기 혐의자 적발에 나섰다.[ 일러스트 = 이창희 ]

홀인원 보험은 홀인원 성공 시 축하비용 등에 드는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상품이었다. 하지만 이를 악용한 보험사기가 활개를 쳐서 금감원과 경찰이 보험사기 혐의자 적발에 나섰다.[ 일러스트 = 이창희 ]

 
홀인원 보험이란 이름 그대로 홀인원 또는 알바트로스(기준타수보다 3타 적은 타수로 홀에 들어가는 것) 성공 시, 보험 기간 중 1회에 한해 가입자가 지출한 홀인원 비용을 보상해주는 상품이다. 기존엔 정해진 축하금을 일률로 주는 정액형 상품이었지만 2011년부터는 실제 소요된 홀인원 비용(증정용 기념품 구입비용, 축하만찬 비용, 축하라운드 비용 등)을 지급해주는 실손형(보험가입금액 한도로 지급)이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홀인원 보험금 지급액은 251억원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홀인원 특약 보험료는 월 1만원 정도인데 비해, 나가는 보험금은 1건당 평균 332만원에 달한다. 홀인원보험의 손해율(들어온 보험료 대비 나간 보험료 비율)은 2015년 기준 135%로, 보험사가 손해보고 있는 상품이다.

 
이번에 적발된 사례를 보면 주로 보험설계사와 짜고 보험사기를 벌였다. 설계사와 가입자, 캐디가 공모하면 홀인원 증명서를 쉽게 발급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했다. 보험설계사 A씨는 2015년 보험계약자 4명과 4~5개월 간격으로 돌아가며 골프를 쳤다. 총 네 차례 라운딩에서 계약자 B씨는 2회, C씨는 1회 홀인원을 기록해 1번에 500만원씩 보험금을 받았다. 알고 보니 설계사 A씨는 이런 수법으로 2012년부터 보험계약자 14명과 공모해 18회의 홀인원에 성공, 총 6700만원의 보험금을 타냈다. A씨 본인도 총 3회의 홀인원으로 받은 보험금 700만원을 챙겼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사람 중엔 연간 홀인원 보험금을 4차례 이상 수령한 사람도 6명이나 됐다.
 
계약기간 중 한차례만 홀인원 보험금을 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홀인원 보험의 가입과 해지를 반복한 보험사기 혐의자도 덜미가 잡혔다. D씨는 2013년 10월 홀인원으로 보험금 500만원을 받자 새로운 홀인원보험 특약에 가입해 4개월 뒤 홀인원과 알바트로스를 연속으로 성공해 다시 600만원의 보험금을 탔다. 알바트로스의 경우엔 홀인원과 별도로 보험금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달 뒤 기존 계약을 모두 해지한 D씨는 새로운 보험에 가입한 뒤 또다시 홀인원·알바트로스 연속 성공을 기록했다. 이런 식으로 15개월 간 총 6회의 홀인원 또는 알바트로스 성공으로 타낸 D씨가 타낸 보험금이 2000만원에 달했다.

 
한꺼번에 여러개의 홀인원 보험에 집중 가입한 경우도 있었다. 여성 가입자 E씨는 총 8개의 홀인원 특약에 가입한 뒤 2013년 11월 딱 한차례 홀인원으로 총 3600만원의 보험금을 타냈다. 홀인원 특약 보험료가 낮다보니 중복가입해도 크게 부담이 없다는 점을 이용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혐의자 중 5개 이상의 홀인원 보험을 집중 가입해 1회에 1000만원 이상의 고액 보험금을 수령한 혐의자는 15명에 달한다.
 
허위 영수증을 청구한 사례도 걸렸다. 보험 가입자 F씨는 홀인원 보험 4개를 가입한 뒤 홀인원 보험금 1400만원을 타내기 위해 한 골프용품점에서 간이영수증 2장과 카드 영수증 2장을 허위로 발급 받아 보험사에 제출했다. 홀인원 보험금을 한도에 맞춰서 지급 받으려고 부풀려진 거짓 영수증을 제출한 경우다. 또 보험사가 카드결제 영수증을 보고 보험금을 내주지만, 실제로는 이후 카드결제를 취소처리해도 보험사가 알지 못한다는 점을 노리고 카드 결제를 취소처리한 경우도 무더기로 적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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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서북경찰서 관계자는 “적발된 사기범들이 ‘보험금을 허위로 청구해 수령하는 것에 대해 죄의식이 부족했다’고 진술하고 있어서 보험사기 행위의 위법성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 보험사기대응단 김태호 팀장은 “홀인원 보험 신규가입 시 인수심사를 강화하는 등 유사한 보험사기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지난해 9월부터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이 시행돼 처벌이 강화됐으니 가입자들은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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