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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도 초기 100% 계약? 수도권 '변방'으로 확산하는 분양열기

주택시장에 '영원한 변방'은 없다? 수도권에서 지리적으로 외곽이고 집값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안산·시흥 등 서남권 일대가 최근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신안산선 등 개발 호재 영향
아파트 공급 부족 현상도
GS 등 건설사 분양 봇물
"신안산선 호재, 집값에 반영돼"

서울 부동산 과열조짐은 여전
가격 오르고, 분양 경쟁률도 치솟아

이들 지역은 그동안 주거 선호도가 떨어졌다. 공장이 밀집해 있고 교육환경이 좋지 않은 데다 경부고속도로 등이 지나는 동남권보다 교통편까지 뒤처져서다. 이 때문에 주택 수요가 적어 주택 개발 순위에서 밀리는 바람에 이렇다 할 신도시나 택지지구도 없다.   
 
그런데 최근 들어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아파트 '몸값'이 오르고 신규 분양시장도 활기를 띤다. 28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시흥 아파트값은 평균 0.74% 상승해 수도권 평균(0.19%)의 세 배 넘게 올랐다. 지난 2월 준공한 시흥 목감지구 '호반베르디움 더프라임 1차' 전용면적 84㎡는 분양가(3억2190만원)보다 7000만~9000만원 올랐다. 안산 단원구 고잔동 '레이크타운 푸르지오' 전용 84㎡도 올 초보다 2000만원 오른 5억3000만 원대에 매물이 나온다.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최근 매수세가 늘었지만, 매물이 별로 없다"고 전했다.  
경기도 안산에 미니 신도시급 규모로 조성되는 '그랑시티자이' 부지 모습. 다음 달 2차 물량인 3370가구가 분양된다. [사진 GS건설]

경기도 안산에 미니 신도시급 규모로 조성되는 '그랑시티자이' 부지 모습. 다음 달 2차 물량인 3370가구가 분양된다. [사진 GS건설]

 
서남권 주택시장이 살아나는 건 무엇보다 신안산선 복선전철 건설 등 대형 개발 호재 덕분이다. 신안산선은 안산(한양대역·가칭)에서 시흥을 거쳐 서울 여의도(1단계)까지 43.6㎞를 잇는 전철 노선이다. 개통되면 안산에서 여의도까지 30분대에 갈 수 있다. 지금보다 1시간 가까이 단축되는 셈이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착공해 2023년 개통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현재 공사 중인 소사~원시선, 수인선 3차 사업과 맞물려 서울 접근성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새 아파트 공급 부족도 한몫한다. 지난 5년간(2012~2016년) 안산 입주량은 3200가구로 연평균 640가구에 그친다. 미분양은 200여 가구에 불과하다. 집값이 싼 것도 장점이다. 현재 안산과 시흥 아파트 매매가는 각각 3.3㎡당 평균 976만원, 821만원으로 서울 구로구(1035만원) 전셋값보다 싸다. 실제로 "서울 금천·구로구에 전세를 살던 신혼부부가 많이 찾는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그러다 보니 신규 분양 물량이 빠르게 팔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안산시 사동 4283가구의 그랑시티자이 1차는 최고 100대 1의 경쟁률을 보인 데 이어 계약시작 닷새 만에 '완판'됐다. 안산에 지난해 7월 이후 분양된 6100여 가구 모두 계약이 완료됐다. 
 
다음달 초 분양을 앞둔 안산 사동 그랑시티자이 2차 분양 홍보관에서 주택수요자들이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 GS건설]

다음달 초 분양을 앞둔 안산 사동 그랑시티자이 2차 분양 홍보관에서 주택수요자들이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 GS건설]

시흥에서 같은 기간 분양된 6500여 가구 중 미분양은 130가구로 2%에 불과하다. 안산·시흥 초기 분양률이 사실상 100%인 셈이다. 
 
분양시장 온도 상승을 타고 신규 분양이 잇따른다. 이달 말부터 올해 안에 안산·시흥 등에서 분양 예정인 물량은 8000여 가구다. GS건설은 다음 달 초 안산 고잔신도시 90블록에서 '그랑시티자이 2차' 3370가구를 분양한다. 분양가가 3.3㎡당 1200만원대로 수도권 평균(1500만원)보다 20%가량 낮다. 
 
이 단지 정명기 GS건설 분양소장은 "신안산선 한양대역이 인근에 들어서고, 시화호와 세계정원 경기가든(계획)을 조망할 수 있어 수요자의 관심을 끌 것"이라고 말했다.  
 
시흥에선 공공택지인 장현지구에 분양 물량이 집중된다.  
 
안산시흥분양표

안산시흥분양표

전문가들은 서남권 일대가 교통 여건이 점차 좋아지고 집값이 싸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을 찾는 수요자를 끌어들일 것으로 내다본다. 하지만 지역·단지별로 가격 차별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단지와 주택형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주변 교통여건과 입지, 개발 호재, 입주 물량 등을 따져봐야 한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최대 호재로 꼽히던 신안산선 개발 기대감이 집값에 어느 정도 반영된 만큼 집값 상승 기대보다 실수요 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 아파트 시장도 '이상 과열 조짐'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보름이 지났다. 주택시장 움직임이 예상과 다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 부동산 정책 기조가 ‘부양’보다는 ‘안정’에 맞춰져 시장이 위축될 것이란 게 애초 전망이었다. 이런 예상이 빗나가는 조짐이다. 대선을 앞두고 숨죽였던 주택시장이 서울을 중심으로 들썩이고 있다. 아파트값이 오르고 신규 분양 단지에는 청약자가 몰린다.
 
이런 분위기는 먼저 통계로 확인된다. 25일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 지난 22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이 전주보다 0.2% 상승, 대선 직전인 지난 8일(0.08%) 이후 2주 연속 오름폭이 커졌다. 11·3 부동산대책 발표 이전인 지난해 10월 17일(0.22%) 이후 주간 기준으로 상승률이 가장 높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대선 이후 서울은 눈에 띄게 시장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선 재건축 추진 단지가 몰려 있는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과 마포·성동구 등이 오름세를 주도했다. 강남구 개포동 시영아파트 40㎡는 9억~9억2000만원으로 2주 새 5000만~6000만원 뛰었다. 같은 기간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59㎡도 최고 4000만원 올랐다.
 
거래도 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24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7568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315건으로, 4월(260.8건) 대비 거래량이 많다. 개포동 세방공인중개업소 전영준 대표는 “한 달에 2~3건 거래하는 게 보통인데 5월 들어선 7건을 계약했다”고 말했다.
 
분양시장 열기도 뜨겁다. 대선 이후 건설사들이 미뤘던 분양 물량을 쏟아내면서 청약자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이달 중순부터 다음 달까지 전국에서 10만여 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서울에서는 2만1000여 가구가 나온다. 상반기 분양 예정 물량(3만여 가구)의 70%가 한 달 반 동안 쏟아지는 것이다. 그런데도 분양 수요가 몰리고 있다.
 
24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서 1순위 청약을 받은 ‘보라매 SK뷰’는 527가구 모집에 1만4589명이 몰려 평균 27.7대 1, 최고 10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민간아파트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대선 이후 예상과 달리 서울 주택시장이 활기를 띠는 이유는 뭘까.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다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 기조가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피부로 느낄만한 구체적인 부동산 정책이 나오지 않자 수요자들이 매수에 나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내수가 침체한 상황에서 강도 높은 규제책을 내놓지 못할 것이란 기대 심리도 한몫한다. 부동산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인상이 대표적이다. 보유세를 올리면 세금 부담이 커져 부동산 거래가 감소하는 등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 함 센터장은 “이미 각종 규제책이 시행 중인 데다 잘못 건드렸다간 내수 위축을 부를 수 있기 때문에 새 정부가 강력하게 규제책을 밀어붙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권의 경우 내년부터 부활할 것으로 전망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분석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위원은 “환수제가 시행되면 공급(신규 분양)이 부족해져 오히려 집값이 올라갈 것으로 보고 그 전에 매수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시중 뭉칫돈이 갈 곳이 없다’는 분석도 여전하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절대적인 금리 수준이 높지 않아 은행보다는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재건축 단지나 분양시장으로 돈이 몰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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