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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자는 왜 시장을 이기지 못할까?

시장을 보는 눈
일러스트 강일구 ilgook@hanmail.net

일러스트 강일구 ilgook@hanmail.net

최근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넘어서는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올 들어 5월 24일까지 종합주가지수(KOSPI)는 14.4% 상승했지만, 개인 순매수 상위 10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9.9%에 불과하다. 반면 기관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은 21.2%, 그리고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은 19.5%의 성과를 올렸다.

지난 10년간 순매수 상위 10종목
연 수익률 외국인 24%, 개인 -21%

정보의 비대칭성 따라 격차 생겨
주식 품질보증 격인 배당 살펴야

 
문제는 이런 현상이 올해에만 국한되지 않는 데 있다. 2008년 이후 10년 동안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연 평균 수익률은 -20.9%인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은 연 평균 4.5%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기관 투자자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연 평균 수익률은 21.2%, 그리고 외국인 투자자의 연 평균 수익률은 무려 23.8%에 달한다. 즉, 한국 주식시장은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는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반면 개인 투자자는 손해 보는 구조가 만성화돼 있는 셈이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이에 대해 한양대 곽노걸·전상경 교수는 정보격차가 수익률의 괴리를 불러왔다고 지적한다. 두 교수는 1998년 이후 2010년까지의 외국인과 국내 기관 및 개인 투자자의 주식투자 성과를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현상을 발견했다. 첫째,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기관투자자 및 개인 투자자에 비해 월등한 성과를 기록했다. 둘째, 외국인의 탁월한 성과는 외국인 투자자가 우월한 정보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셋째,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외국인이 내국인에 비해 탁월한 성과를 기록했다.
 
일반인과 전문가의 정보 격차 커
이 같은 발견은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외국인들은 한국 주식, 특히 그들이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종목에 대해서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반면, 한국의 개인 투자자들은 정보력의 격차 때문에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한 가지 의문이 제기된다. 외국인들은 바다 건너 한국 기업의 사정을 왜 더 잘 알까? 더 나아가 한국의 개인 투자자들은 손쉽게 한국 기업을 방문하고 또 전화해서 영업 상황을 물어볼 수도 있는데, 왜 정보격차가 발생하는 것일까? 특히 전자공시 시스템 등을 통해 앉은 자리에서 기업의 핵심적인 재무 데이터를 볼 수 있는데?
 
정보 격차가 발생하는 이유는 바로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이다. 사람들 사이의 정보력 격차 문제를 처음으로 다룬 사람이 미국의 경제학자 조지 애커로프다. 그는 1970년 발간한 논문 ‘레몬 시장-불확실한 품질과 시장 작동구조’를 통해 정보의 비대칭성에 주목했다. 애커로프의 논문은 중고차 시장에서 자동차 공급자는 자신이 공급하는 중고차의 품질을 정확하게 아는 반면, 구매자는 전문가가 아니라는 사실에서 시작한다.
 
시장에 있는 중고차 중 절반은 제대로 된 좋은 자동차고 나머지 절반은 보기에만 그럴듯하지 실제로는 제시 가격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구매자는 이런 비율을 알고 두려움에 떨면서 중고차를 사러 간다. 그들은 레몬, 즉 잘못된 자동차를 사게 될까봐 두려워하며 매우 조심스럽게 자동차를 고른다. 하지만 어쩌다 레몬을 선택하는 것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소비자들은 일단 가격을 깎고 본다. 왜냐하면 좋은 자동차를 평균적인 시세보다 싸게 산다면 전에 사기당해서 본 손해를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고차 시장은 역선택 문제에 직면한다. 역선택이란, 시장에 공급되는 상품의 품질에 대한 불신이 지배하면 좋은 상품 공급자들이 아예 중고차 시장에 물건을 내놓지 않는 현상을 의미한다. 결국 중고차 시장에는 레몬만 득실거리고, 적절한 가격을 지불하고 괜찮은 중고차를 사려는 사람들은 좌절하게 된다.
 
이런 문제가 주식 시장에서 더 크게 나타난다. 왜냐하면 중고차 시장에 비해 주식 시장에 유통되는 정보가 압도적으로 많아, 어떤 것이 가치를 지닌 진정한 정보인지 구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전문적으로 수십 년간 특정 국가나 산업에 대해 공부하고 투자한 사람과 가끔씩 관심을 가지는 사람 사이에 어마어마한 정보 격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꾸준한 배당, 자사주 소각 기업에 관심
그럼 앞으로 영원히 개인투자자들은 주식 시장에서 손실을 볼 수밖에 없는가? 그렇지 않다. 정보의 비대칭으로 고통 받는 사람은 구매자뿐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답답했던 쪽은 괜찮은 품질의 차를 보유한 사람들이었다. 자기 차가 고장도 안 나고 또 연비도 좋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레몬만 득실거리는 중고차 시장에서 도매금으로 취급당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좋은 상품을 가진 사람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이 보유한 상품의 매력을 외부에 알리려 노력한다.
 
품질 좋은 차를 보유한 사람들이 즐겨 사용하는 대응 방법이 보증제도다. 예를 들어 몇몇 중고차 회사들이 6개월 혹은 1년 동안 차량에 문제가 생길 경우 보상해주는 제도를 채택하는데, 이런 차량은 같은 연식의 경쟁 제품보다 더 비싼 값이 책정되어 있어도 잘 팔린다. 주식 시장에서는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이 품질보증에 해당된다.
 
배당은 기업이 주주에게 현금으로 경영의 성과를 나누는 것으로, 특히 배당을 지급하다가 갑자기 중단하는 경우 중대한 신호로 여겨진다. 즉 회사에 아주 큰 일이 발생하지 않은 한, 배당은 꾸준히 지급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배당을 개시하거나, 혹은 배당을 인상하는 일은 매우 큰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중고차의 품질 보증 제도마냥, 배당은 기업이 좋은 실적을 내고 있음을 보여 주는 믿을 만한 신호라 할 수 있다.
 
배당 이외에 자사주의 매입 및 소각도 중요하다. 기업이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을 매입해서 소각해 버리는 것은 ‘가치에 비해 시장 가격이 너무 싸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자사주 매입은 배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효과는 덜하다. 왜냐하면 배당은 한 번 지급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꾸준한 지급이 사실상 보증되는 반면, 자사주 매입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사주보다는 배당이 더 효과적인 신호이니, 좋은 기업들이 보내는 귀한 신호를 잘 파악해 개인투자자들도 큰 성과를 거두기를 희망해 본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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