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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사드 얽힌 실타래 풀기, 한·미 정상회담이 첫 시험대

본격화하는 문재인 정부 정상외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청와대에서 미국 대통령 특사로 방한한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과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청와대에서 미국 대통령 특사로 방한한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과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 행보가 본격화하고 있다. 청와대 안보실장 등 핵심 참모진도 속속 임명되고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개국에 보낸 특사들도 돌아오면서 이제는 본격적인 정상외교에 돌입하는 수순이다. 다음달 중순 개최가 유력한 한·미 정상회담이 첫 시험대다.

정상회담 협의 합동 선발대 31일 방미
한·미 동맹, 대북 압박 공조 등 논의
북 태도 변화 때 인센티브 논의 필요
통일·국방 장차관 등 후속 인사 임박
정치인·관료 조합, 견제와 균형 모색

 
미국 특사로 다녀온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은 문 대통령에게 “한·미 양국이 역할을 분담해 현안들을 풀어가면 좋은 결과를 도출해낼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미국도 북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어 오히려 지금이 북한 문제를 풀 절호의 기회”라고 전했다.
 
특사 외교에 이은 발빠른 한·미 정상회담 추진은 탄핵 사태와 조기 대선이란 격동을 겪으면서 불거진 6개월여의 외교 공백을 메우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4개국 정상이 문재인 정부에 어떠한 기대와 우려가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라며 “특사 외교의 성과와 과제를 바탕으로 한·미, 한·중, 한·일 정상회담을 차분히 준비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기류 속에서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이 세부 일정과 의제 조율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임 차관은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을 만나 문 대통령의 방미를 협의했다. 임 차관에 이어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의전 관계자, 외교·문화체육관광부 당국자 등으로 구성된 합동선발대가 31일 미국을 방문한다. 좀 더 구체화된 의제와 일정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 소식통은 “정상외교 트랙에 신속히 복귀함으로써 북핵 문제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등 긴박한 외교안보 현안에 대처할 수 있는 발판을 다져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정상 “이견 없다” 공동 발표 가능할까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의제는 탄탄한 한·미 동맹의 재확인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국책 연구기관의 한 간부는 “세세한 이슈를 다룰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며 “정상 간 유대감을 쌓고 한·미 동맹의 현주소를 평가하며 미래 가치를 공유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도 갓 취임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만나 대북정책을 설득하려다 긴장이 고조됐듯 정상외교에선 면밀한 사전 정지 작업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상회담의 목표를 ▶한·미 동맹 강화 ▶북핵 불용 원칙 재확인에 두고 두 정상 간에 “이견이 없다”는 공동 발표를 이끌어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두 번이나 미국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당선 직후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뉴욕에 있는 트럼프타워에서 만났고 취임 후엔 트럼프 대통령과 27홀을 돌며 골프를 매개로 스킨십을 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워싱턴이 아닌 플로리다의 고급 휴양지인 마러라고 리조트에 묵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유대 강화를 꾀했다. 구체적인 현안 논의와는 별도로 큰 틀에서 정상 간 유대감을 쌓고 공감대를 확인하는 것도 정상외교의 성패를 좌우하는 데 적잖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얘기다.
 
북핵 문제에 보다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얘기한 ‘최대한의 압박’을 바탕으로 국제 공조를 어떻게 실현할지 긴밀히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이 근본적인 태도 변화를 보이면 어떠한 인센티브를 제공할지 관여 단계의 청사진을 만들 수 있으면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전 정부에서 외교부 고위관료를 지낸 한 인사는 “문재인 정부의 한·미 관계를 규정할 수 있는 참신한 메시지를 내는 게 당면 과제”라며 “한 달도 안 남은 짧은 시간에 한·미 동맹과 북핵 해법, 동북아 안보 상황 등을 아우르는 핵심 어젠다를 제시할 수 있느냐가 정상회담의 성패를 가르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미 정상회담이 발등의 불이라면 사드 배치 문제는 중장기적으로 한·중 간 균열의 불씨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특사단 파견으로 관계 복원을 위한 물꼬는 텄지만 중국이 여전히 사드 배치에 대해선 부정적이라는 점에서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가 아닌 상황이다.
 
국책연구소의 한 중견 연구위원은 “중국이 강고하게 반대하는 배경에는 한국의 사드 배치가 일본·대만의 사드 배치로 이어지는 도미노의 첫 단추로 보는 군부의 시각이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다. 미·중이 전략적으로 충돌하는 지점이 사드라는 점에서 단기간에 절충점을 찾기는 어려운 구조라는 분석이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중국도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으니 어느 정도 중국의 체면을 살려줄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일단 사드 배치 결정이 돌발적으로 나온 측면도 있기 때문에 어떤 과정에서 배치 결정이 나왔는지 들여다보고 이에 대한 현 정부의 평가를 전달하면서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후속 인사 땐 현장에 강한 실무형 배치할 듯
외교안보 라인 후속 인사도 잇따를 전망이다. 특히 현재까지 발표된 외교안보 진용이 북핵 문제와 한·미 동맹 이슈 등을 다뤄본 현장 전문가들이 아니라는 점에서 현장 경험을 갖춘 전문가형 후속 인사가 뒤따를 것이란 분석이 주를 이룬다.
 
남은 외교안보 라인 인사는 국방부 장·차관과 통일부 장·차관, 외교부 1·2차관, 미·중·일·러 4강 대사 등이다. 국방부 차관에는 서주석 한국국방연구원(KIDA) 책임연구위원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안보수석 등을 지내 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을 이끌 적임자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 국방위원들 사이에선 국방부 차관을 민간에서 발탁할 경우 견제와 균형 차원에서 장관에는 군 출신이 임명될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외교부 라인업의 경우 임성남 현 1차관이 한·미 동맹과 정상회담 현안을 다뤄온 ‘앵커맨’이라는 점에서 새 정부에서도 유임돼 강경화 장관 후보자와 짝을 이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장호진 전 총리실 외교보좌관 등 실무에 능한 외교 관리들도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 현안을 다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교체가 예상되고 있다. 외시 19기인 신성원 국립외교원 경제통상연구부장과 이도훈 전 청와대 외교비서관 등이 거론된다. 남북 문제는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 중심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 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통일부 장관에 중견 정치인이 임명될지, 관료 출신이 발탁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정용환 기자 cheong.yongw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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