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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쁘기는…좀 어렵죠, 그렇다면 필요한 건?"

뷰튜버로 키워 보자”

 
이런 시나리오는 인턴 기자를 지원했을 땐 생각지도 못했다. 신문사에서 뷰티 유튜버라니? 내용인즉 한 뷰티 엔터테인먼트의 유튜버 육성 프로그램의 강의를 듣고 취재를 하란 것이었다. 당연히 동영상까지 붙여서. 

인턴기자의 뷰티 유튜버 도전기①
의사 연봉보다 높다는 '뷰튜버'
연습생 거치면 나도 스타 유튜버 될까?
캐릭터 잡기가 관건, 그 다음은…

 
뷰튜버. 뷰티와 유튜버(유튜브에 영상 콘텐트를 올리는 사람)를 합친 말로,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에 메이크업과 헤어 등 미용 관련 영상을 올리는 사람을 뜻한다. 영상을 일단 올리기만 해도 전 세계 사람들이 잠정적 시청자가 되는 셈이다. 소셜 미디어의 붐 덕분에 유튜브 채널을 통한 광고 수익은 물론 화장품 회사와의 협업 등으로 억대 연봉을 받는 유튜버들이 늘고 있다. 구글 광고에도 등장한 '씬님'과 자기 이름을 딴 화장품 브랜드(포니 이펙트)까지 낸 '포니'가 대표적인 예다. 
259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포니. 한국 뷰튜버 중 가장 많은 구독자 수다. 레페리 소속은 아니다.[사진 PONY's MAKEUP 유튜브]

259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포니. 한국 뷰튜버 중 가장 많은 구독자 수다. 레페리 소속은 아니다.[사진 PONY's MAKEUP 유튜브]

 
구글 광고에 등장한 씬님. 128만 구독자를 보유한 대표적인 뷰튜버다. 레페리 소속은 아니다. [사진 ssin 씬님 유튜브]

구글 광고에 등장한 씬님. 128만 구독자를 보유한 대표적인 뷰튜버다. 레페리 소속은 아니다. [사진 ssin 씬님 유튜브]

 
요즘 유튜버들이 뜨는 건 안다. 하지만 강의까지 들을 필요가 있을까? 영상은 누구나 올릴 수 있는데 말이다. 맞다. 영상은 누구나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조회 수 100만이 넘어가는 이른바 히트 콘텐트를 꾸준히 만들어내는 유튜버는 손에 꼽는다. 일단 구독자가 10만명 이상만 되면 업계에서 '스타'로 대접받는다. 화장품 신제품을 미리 받아보고 브랜드 파티에도 초청된다. 
고정 시청자가 있기에 어떤 면에선 웬만한 연예인보다 더 큰 파급력을 가지게 된다. 그러다 보니 최근엔 유튜버를 선망의 대상으로 여기는 이들이 많다. 틈만 나면 유튜브를 들여다보는 10대 20대들 사이에서 특히 그렇다. 
원하는 이들이 늘다 보니 경쟁도 뜨겁다. 하루에도 수백 개의 뷰티 동영상이 올라온다. 그중에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킬링 콘텐트'는 따로 있다. 
레페리는 이런 킬링 콘텐트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회사다. YG나 SM 등 연예인 기획사에서 연습생을 선발해 아이돌로 키우는 것처럼, 레페리는 뷰튜버 

연습생을 선발해 스타 뷰튜버로 키워낸다.  

"그럼 정말 데뷔하겠네?"
그런데 막상 커리큘럼을 보니 이거 장난이 아니다. 3주 속성 트레이닝을 거쳐 유튜브에 숙련된 메이크업 영상을 올려야 한단다. 
정신이 아득해졌다. 아무리 전망이 좋고 연예인급 인기가 보장된다 하더라도 뷰티 유튜버라면 으레 생얼(민낯)부터 변신과정을 보여줘야 하지 않던가? 게다가 나의 유튜버 도전기를 영상으로 찍어 기사에 첨부해야 한다니. 
"이참에 인플루언서로 성장해보라"는 신문사 선배들의 말은 들리지도 않았다. 부담스러운 업무가 하나 늘어난다는 생각뿐이었다. 
뷰튜버들의 메이크업 영상은 민낯부터 시작해 화장으로 변하는 과정을 낱낱이 보여준다. 사진 속 인물은 유명 뷰튜버 다또아이다. [사진 Daddoa 다또아 유튜브] 

뷰튜버들의 메이크업 영상은 민낯부터 시작해 화장으로 변하는 과정을 낱낱이 보여준다. 사진 속 인물은 유명 뷰튜버 다또아이다. [사진 Daddoa 다또아 유튜브]

 
포스코 사거리 KB우준타워에 있는 생각보다 큰 규모의 레페리 사무실 . 횡단보도 건너편에서부터 빌딩 가운데 있는 '레페리' 간판이 보인다.

포스코 사거리 KB우준타워에 있는 생각보다 큰 규모의 레페리 사무실 . 횡단보도 건너편에서부터 빌딩 가운데 있는 '레페리' 간판이 보인다.

교육 첫 날인 4월 11일 카메라와 셀카봉을 들고 엉거주춤 서 있는 내 앞에 ‘레페리 뷰티 엔터테인먼트’ 간판이 환히 빛났다. 사실 뷰티 엔터테인먼트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알았던 터. 생각보다 큰 규모에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정말 기획사 마냥 업무실과 연습실이 분리되어 있었다. 다양한 브랜드의 화장품들이 직접 쓸 수 있게 진열되어 있었고, 지하 한 층 전체는 유튜버 육성공간으로 강의실과 촬영스튜디오가 마련되어 있었다. 가운데에는 밖에서도 볼 수 있도록 통유리로 된 원형 스튜디오 공간도 있었다. 
마케팅 업무와 미팅이 주로 이루어지는 본 층에는 코스메틱 존이 마련돼 있다. 계약을 체결한 연습생들은 한 달에 소정의 마일리지를 받아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

마케팅 업무와 미팅이 주로 이루어지는 본 층에는 코스메틱 존이 마련돼 있다. 계약을 체결한 연습생들은 한 달에 소정의 마일리지를 받아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

지하 2층은 뷰튜버 육성 전용 공간이다. 강의실과 스튜디오가 있다.

지하 2층은 뷰튜버 육성 전용 공간이다. 강의실과 스튜디오가 있다.

 

“어 저 사람 킴닥스 맞죠? 

맞다. 맞다. 대박!”
강의실 안에선 사람들이 통유리 근처 창가에서 웅성거리고 있었다. 킴닥스가 누구냐고 묻자 놀란 목소리로 "수지·설리 메이크업으로 유명한 분이잖아요"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려나왔다. 어떻게 모르냐는 눈치였다. 이들 사이에서 킴닥스는 이미 유명 아이돌이나 다를 바 없었다. 이것이 유튜브 연습생들의 세계인가. 이왕 일원이 된 겸, 나는 조심스레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레페리에서 본 '킴닥스'. 알고보니 수지·설리 메이크업 따라하기로 이미 유명한 뷰튜버였다. [사진 킴닥스 KIMDAX 유튜브]

레페리에서 본 '킴닥스'. 알고보니 수지·설리 메이크업 따라하기로 이미 유명한 뷰튜버였다. [사진 킴닥스 KIMDAX 유튜브]

강의가 시작됐다. 뷰티 유튜버들은 주로 집에서 혼자 찍어 올리는데, 기획사는 무슨 일을 할까 궁금했다.  
“활동은 여러분들이 하는 거예요. 저희의 역할은 여러분들께 이 수업을 통해 뷰티 콘텐트 문법을 알려드리고, 또 화장품 브랜드와의 광고나 협업을 도와드리는 겁니다.”
 
성공한 뷰튜버 콘텐트를 화면에 띄워 그들의 캐릭터가 화면의 구도·색감과 어떻게 일치하는지 설명해주었다.

성공한 뷰튜버 콘텐트를 화면에 띄워 그들의 캐릭터가 화면의 구도·색감과 어떻게 일치하는지 설명해주었다.

한 마디로 ‘육성’과 ‘관리’라는 이야기. ‘육성’ 부분에 해당하는 강의는 촬영, 편집, 디자인, 기획, 산업 소개로 나름 체계적으로 구성돼 있었다. 영상전공자인 나는 카메라 관련 수업은 지루하겠거니 싶었다. 
그런데 웬걸. 뷰티 유튜브 콘텐트만의 규칙이 있었다. 화면에 나오는 얼굴 크기, 각도, 나레이션, 뒷배경 등 세세한 디테일이 결국 유튜버의

‘캐릭터’를 만든다

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화장을 하면서 말을 하지 않고 음성을 입히면 캐릭터가 전문적으로 보일 순 있으나 시청자와 거리감이 있어보인다는 것. 하지만 시청자와 친근하게 보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 했다. 거리를 갖추고 시크하게 설명하는 게 본인 캐릭터에 더 어울릴 수도 있으니 말이다. 즉 자신을 먼저 파악하고 그에 맞춰 촬영과 편집을 하는 것이 순서라는 것이었다.
 
강의가 진행될수록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다. 

'이거 도전해볼만 한데'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몽글몽글 샘솟기 시작했다. 기본적인 영상 촬영, 편집이야 이미 할 줄 아는데다 결정적으로 PD님이 ‘캐릭터’가 중요하다고 하지 않았던가.  
“캐릭터가 잡히고 영상이 통일성이 있어야 사람들의 흥미를 끌 수 있어요. 기획 단계가 중요하다는 거죠. 물론 예쁘면 사람들이 얼굴을 보러 많이 클릭하기 때문에 기획 부분이 별로 크지 않을 수도 있지만, 

예쁘기가…사실 좀 힘들죠.”

마지막 말이 핵심이었다. 예쁘면 된다. 하지만 예뻐서 성공하는 사람은 극소수. 빼어난 미모가 없어도 튀는 캐릭터와 절묘한 기획이 있으면 성공 확률이 올라간다. 사실 연예인만 봐도 그렇다. 예쁘면 예쁜대로 주목을 받지만 매력이 없으면 '향기 없는 꽃'이란 말로 끝나지 않던가. 독특하다는 소리를 듣는 터라 평소처럼 카메라 앞에 서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뷰티 동영상의 퀄리티를 결정짓는 '손기술' 즉 화장 기술은 따로 배우기로 했다. 강의 커리큘럼의 일부로 메이크업 아카데미에서 화장을 배우는 시간이 따로 있었다. 
 
커리큘럼에는 메이크업 강의도 있었다. 화장받는 이 역시 수강생으로요즘 유행하는 그리너리 아이섀도우 메이크업을 받았다.

커리큘럼에는 메이크업 강의도 있었다. 화장받는 이 역시 수강생으로요즘 유행하는 그리너리 아이섀도우 메이크업을 받았다.

 
강의를 듣다보니 '뷰티 유튜버'라는 신세계에 점점 매료되었다. 결정적으로, 그들의 수입 규모가 상상을 초월했다. 
"조회 수 10만, 아니 요즘은 

5만만 돼도 직장 때려치워도 돼요.”  

뷰티 유튜브 산업에 대해 설명하던 중 전무님이 말했다. 다시 태어나면 뷰튜버가 되고 싶다는 그는 구독자가 30만에 이르면 연봉이 웬만한 의사 연봉보다 많다고 했다. 
수익성이 높다는 말에 점점 빠져들고 있었다.

수익성이 높다는 말에 점점 빠져들고 있었다.

 
귀가 솔깃했다. 지금이야 신문사 인턴이지만, 곧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할 판인데. 그저 '내'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올릴 뿐인데 억대 연봉이라니. 게다가 구독자를 늘리는 것은 그렇게 어려워 보이지도 않았다. 
유튜브는 시청 영상과 관련된 내용의 콘텐트를 자동적으로 추천해준다. 오른쪽 상단의 빨간색 부분으로 표시된 부분이 그 예다. 현재 시청 영상이 메이크업 영상이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미용 컨텐트를 추천한 것이다.

유튜브는 시청 영상과 관련된 내용의 콘텐트를 자동적으로 추천해준다. 오른쪽 상단의 빨간색 부분으로 표시된 부분이 그 예다. 현재 시청 영상이 메이크업 영상이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미용 컨텐트를 추천한 것이다.

 
"10분 길이의 영상에서 평균 시청 시간이 6분을 넘으면 유튜브가 추천 영상으로 띄어줍니다."
추천 채널은 유튜브에서 영상을 시청할 때 오른쪽에 뜨는 영상들이다. 주로 시청하고 있는 컨텐트와 관련된 내용이 많다. 그래서 자연스레 시청영상이 끝나면 클릭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바로 이걸 노린 것이다. 유튜브는 영상의 평균시청시간이 6분을 넘으면 집중도가 높은 콘텐트라고 판단한다. 그래서 시청자를 유튜브 내에 계속 머물게 하기 위해 추천 영상으로 소개해주는 것이다. 
유튜브 설정에서 업로드 한 영상에 대한 분석을 볼 수 있다. 시청 시간과 평균 시청 지속 시간, 조회 수 등 기본적인 정보는 물론 국가별 트래픽 상황도 알 수 있다. [사진 망이군 티스토리]

유튜브 설정에서 업로드 한 영상에 대한 분석을 볼 수 있다. 시청 시간과 평균 시청 지속 시간, 조회 수 등 기본적인 정보는 물론 국가별 트래픽 상황도 알 수 있다. [사진 망이군 티스토리]

 
많은 유튜버들의 영상 조회 수가 한순간에 '잭팟'이 터지는 것도 같은 이치다. 그러니까 나의 메이크업 영상이 집중도가 높다고 판단되면 유명 뷰튜버 '포니'의 추천 영상으로 내 콘텐트가 뜰 수도 있다는 것. 그렇게만 된다면 한국 뷰튜버 중 가장 많은 구독자를 가지고 있는 포니의 시청자가 자연스레 나의 영상으로 넘어오게 되는 셈이다. 이후 여성 커뮤니티나 페이스북으로 영상이 공유되면 조회수는 더 올라가게 된다. 
 

'마의 6분'이 핵심인 셈이다. 

전무님은 첫 영상부터 평균시청시간이 6분을 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3분만 넘어도 정말 잘나오는 것이라 강조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쉬울 것 같다는, 보다 솔직하게는 '껌일 것 같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리고 주어진 첫 미션, GRWM(겟레디윗미, 화장과 머리 등 외출 전 준비과정을 세세히 보여주는 것). 나는 사활을 걸고 도전해보기로 했다! 
 
다음에 계속. 
 
이자은 인턴기자 lee.jae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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