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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에 부쳐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 수 있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2호 업무 지시에 따른 조치다. 종북 논란을 이유로 국가보훈처가 기념식 제창곡에서 제외한 지 9년 만이다.
 
노래는 다 같이 부를 수 있게 됐지만 제목을 두고는 혼선이 여전하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 공식적으로 굳어지고 있지만 5·18 자료 등엔 ‘님을 위한 행진곡’으로 쓰인다. 5·18기념재단 홈페이지에도 ‘님을 위한 행진곡’으로 올라 있다.
 
한글맞춤법에 따른 올바른 표기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다. 사모하는 사람을 뜻하는 ‘님’은 ‘임’의 옛말이다. 현재 우리말은 두음법칙을 적용해 ‘임’만을 인정한다. ‘님’은 ‘윤상원 님’과 같이 사람의 성·이름 뒤에서 대상을 높여 이르는 의존명사나 ‘총장님’처럼 명사 뒤에 붙어 높임의 의미를 더하는 접사로 사용된다.
 
1982년 만들어진 이 노래 악보엔 ‘님을 위한 행진곡’이라고 돼 있다. 백기완 선생의 시 ‘묏비나리’ 일부를 차용해 소설가 황석영이 가사를 짓고 전남대생이었던 김종률 씨가 곡을 붙였다. 작곡자는 인터뷰에서 원제목대로 ‘님을 위한 행진곡’으로 불리기를 바란다며 시적 허용으로 간주하는 ‘님의 침묵’을 예로 들었다.
 
국립국어원은 원작자의 뜻이 중요하나 한용운의 시 ‘님의 침묵’의 경우 1926년 발표된 데 반해 이 노래는 1933년 맞춤법 통일안 발표 이후 지어진 만큼 두음법칙을 따라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적이 있다. 현재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널리 쓰인다는 점도 고려사항이다. 어법에 맞게 표현할지, 원작을 존중해 하나의 고유명사로 볼지 답을 찾아야 할 때다.
 
이은희 기자 e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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