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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일본 특사 "국민 대다수 위안부 합의 수용 못해"

문희상 일본 특사(가운데)가 17일 도쿄 외무성에서 기시다 후미오 외상(왼쪽)을 만나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한국 내 부정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사진=이정헌 도쿄 특파원]

문희상 일본 특사(가운데)가 17일 도쿄 외무성에서 기시다 후미오 외상(왼쪽)을 만나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한국 내 부정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사진=이정헌 도쿄 특파원]

문재인 대통령의 일본 특사인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의원이 17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을 만나 "한국 국민 대다수가 정서적으로 위안부 합의에 대해 수용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시다 외상은 ‘합의 준수’ 등 의제를 직접 거론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문 특사는 이날 오전 도쿄 하네다(羽田) 공항에 도착, 오후 5시 외무성을 찾아가 기시다 외상과 40분 가량 대화를 나누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고노·무라야마·간 나오토 담화,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내용을 직시하고 그 바탕에서 서로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문 특사는 회담을 마친 후 기자들을 만나 "신정부 출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유익하고 성공적인 대화였다. 서로의 생각이 거의 일치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시다 외상이 '위안부 합의를 준수해야 한다'는 말을 꺼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만일 '준수'를 주장했으면 '파기'로 대응했을 텐데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답했다.
 
"위안부 합의 재협상에 대한 이야기도 없었으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도 거론되지 않았다. 거론이 됐어도 이 다음에 다시 할지 말지는 새로운 정부에서 판단할 것인 만큼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NHK는 "기시다 외무상이 합의를 착실히 실시하는 게 중요하다는 일본 측 입장을 전달하자 문 특사는 한국 내 국민 대다수가 합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가 있다는 인식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기시다 외무상이 회담에서 한일합의의 중요성을 지적했다"며 "문 특사가 문 대통령이 선거에서 내걸었던 합의 재협상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문 특사는 앞선 인사말에서 기시다 외상에게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은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 같이 하고, 자기를 다룰 때는 가을 서리같이 하라는 뜻"이라고 했다.
 
이어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한국 격언이 있다. 그동안 많은 시련이 있었는데 이제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봄바람처럼 한·일 관계가 잘 풀려서 전 세계로 번져가면 좋겠다"고도 했다.
 
그는 또 "한국과 일본이 추구하는 가치와 이념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로 같다"며 "전략적 이익에 있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공동 대처해야 하는 급박한 안보상의 과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두 나라가 그 어느 때보다 미래지향적 관계를 맺기 희망한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에서 제일 첫번째 거론되는 것이 한·미 동맹 강화와 한·미·일 공조"라고 강조했다.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두 나라 정상이 아주 자주, 그리고 빠른 시간 안에 만나야 한다"고 했다.
 
17일 문희상 일본 특사가 도쿄 외무성에서 기시다 외상과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이정헌 도쿄 특파원]

17일 문희상 일본 특사가 도쿄 외무성에서 기시다 외상과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이정헌 도쿄 특파원]

기시다 외상은 "한국과 일본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소중한 이웃나라다. 문재인 정부 시작을 축하한다"며 "문재인 정부와도 다양한 과제에 대해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구축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문재인 정부 출범 닷새째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것은 국제사회에 대한 명백한 도발행위로 결코 용인할 수 없다"며 "북한에 대한 대응에서 한·일과 한·미·일이 연계해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문 특사는 이날 오전 하네다 공항에서 한·일 기자들과 만나 "특사단이 일본에 온 이유는 신정부 출범의 의미와 새로운 대외정책, 특히 대일 관계에 관한 신정부의 방침을 친서 형식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1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전달할 문 대통령의 친서에 대해서는 "대체로 내용은 알고 있지만 (친서) 공개는 총리를 만난 다음에 해야한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또 "저는 메신저다. 한·일 위안부 합의 문제를 포함해 대일 관계 정책에 관한 전반적인 미션이 있다"고 덧붙였다.
 
17일 오전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해 기자회견을 하는 문희상 일본 특사. [사진=이정헌 도쿄 특파원]

17일 오전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해 기자회견을 하는 문희상 일본 특사. [사진=이정헌 도쿄 특파원]

문 특사는 만일 아베 총리가 "위안부 합의를 준수해달라"고 말하면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질문에 "거기에 대해 준비한 것이 있는데 지금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한·일 정상회담의 시기를 조율할지에 대해서는 "일정을 구체적으로 합의하기는 어렵겠지만 서로 의사를 타진할 것이다. 가능하면 빨리, 가능하면 많이 만나자는 것이 기본 취지"라고 했다.
 
최근 국내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제3의 길'을 언급한 것에 대해선 "그건 대통령과 관계 없다. 내 개인적인 소신이다. 외교통일위원 시절에도 국회에서 많은 주장을 했다"고 밝혔다.
 
문 특사는 그러면서 "국민적 정서는 백 퍼센트 한·일 위안부 합의에 관해 용납이 안되는 분위기인데 그것을 그냥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신정부 출범 후 바로 엎을 수도 없는 것이고, 그런 의미"라며 "현명하게, 슬기롭게, 지혜롭게 양측 지도부, 양국의 외교당국 지도자들이 이것을 극복하기 위한 지혜를 발휘하자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북한 문제에 관한 한·미·일 공조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할 것 없다. 신정부의 기본적인 틀도 한·미 동맹, 그것을 기초로 하고 한·미·일 공조를 외교정책의 기본으로 삼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있어서 균열이 생기거나 의심의 여지가 없다. 특히 북핵문제 해결에 관한 공조는 튼튼하게 더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7일 오전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해 이준규 주일대사의 영접을 받는 문희상 일본 특사. [사진=이정헌 도쿄 특파원]

17일 오전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해 이준규 주일대사의 영접을 받는 문희상 일본 특사. [사진=이정헌 도쿄 특파원]

 
특사단에는 민주당 원혜영·윤호중 의원, 서형원 전 주일공사, 김성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등이 동행했다.
 
특사단은 18일 오전 총리관저를 찾아 아베 총리에게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한·일 관계 개선 등에 관해 30분간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jhleeh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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