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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6.8 총선' 앞두고 보수,노동당 좌향좌 공약 대결

다음 달 8일 치러지는 영국 총선을 앞두고 양대 정당인 보수당과 노동당이 ‘좌향좌 공약’ 대결을 벌이고 있다.
 
당초 2020년으로 예정된 총선은 테리사 메이 총리의 제안으로 일정이 앞당겨졌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의 안정적 추진이 명분이었다. 하지만 선거운동이 본격화하면서 브렉시트 관련 쟁점은 사라지고, 각 정당이 근로자층의 표심을 잡기 위한 복지 확대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유세 중인 보수당의 테리사 메이 총리. [EPA=연합뉴스]

유세 중인 보수당의 테리사 메이 총리. [EPA=연합뉴스]

메이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은 근로자 권리를 대폭 확대하는 공약을 내놨다. 내용이 파격적이어서 “영국 보수당 최대의 노동당 영역 침범”이라는 해석이 현지 언론에서 나왔다.
 
대표 공약이 1년 무급 간병 휴가제 도입이다. 아픈 가족을 돌보기 위해 최대 1년간 법정 휴가를 쓴 뒤 복직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영국에선 600만명가량이 아픈 가족을 무급으로 간병하고 있는데, 그중 3분의 2는 주당 50시간가량을 들이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외에 근로자들이 직무 훈련을 위해 무급휴가를 요청할 수 있게 하고, 자녀 사망 때 쓸 수 있는 법정 휴가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자녀 사별 휴가는 비공식적으로 주어져 왔고 아일랜드 등 일부 국가에서만 법에 규정돼 있다.
 
보수당은 또 브렉시트 이후에도 기존 유럽연합법에 규정된 근로자의 권리가 유지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연금 감독 당국의 권한을 강화해 연금 규정을 위반하는 업주에게 벌금이나 처벌까지 가능하게 만들겠다고도 밝혔다.
 
현재 시간당 7.5파운드(약 1만800원)인 최저 임금도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기업 내 근로자의 권리 강화를 위해 노동자 대표를 이사회에 참석시키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메이 총리는 “보수당이야말로 일반 노동자를 위한 정당"이라고 주장했다.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 [페이스북]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 [페이스북]

 
보수당의 안방 공략에 직면한 노동당의 제레미 코빈 대표는 16일(현지시간) 부자 증세와 복지 확대를 골자로 한 한층 진보적인 공약을 발표했다.
 
‘소수가 아닌 다수를 위해’라는 슬로건을 내건 노동당의 공약에 대해선 “1983년 총선 이후 가장 좌파적인 공약”이란 평이 나왔다. 노동당이 기간산업 국유화 등을 내걸었던 당시 총선에선 마거릿 대처가 이끈 보수당이 압승했다.
 
노동당은 민영화된 철도를 다시 공공기관으로 환원하고, 수도도 국유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우체국 민영화도 최대한 이른 시기에 국영으로 되돌리겠다고 했다. 민간 에너지회사들이 무한경쟁하는 지금과 달리 영국 전역에 공공 에너지회사를 설립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전체 국민의 95%에 대해선 세금을 올리지 않는 대신 연소득이 8만 파운드(약 1억1000만원)를 넘는 이들을 고소득자로 분류해 소득세율을 현행보다 5~10%포인트 올리겠다고 밝혔다. 대기업 법인세는 현행 19%에서 26%로 인상하겠다고 했다. 기업이 임직원에게 연 33만파운드(약 4억 6000만원)가 넘는 보수를 지급하면 2.5%를 세금으로 떼겠다는 구상도 소개했다.
 
노동당은 이렇게 마련한 재원을 국가보건서비스(NHS)와 교육 예산에 집중 투입하겠다고 했다. 대학 등록금을 폐지하고 초등학교에서 무상 급식을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섀도우 내각에 포함된 존 멕도넬 노동당 의원은 “중산층과 저임금 계층을 위한 정당은 노동당 뿐이며 보수당은 수퍼 리치와 대기업을 위한 정당”이라고 공격했다.
 
보수당까지 친노동 공약을 내놓는 데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임금 정체를 겪고 있는 노동계층을 겨냥해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또 세계화에서 소외됐다고 여기는 이들의 불만이 브렉시트의 배경이었기 때문에 이를 의식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좌우 구분 없이 포퓰리즘 공약이 쏟아지는 것과 관련해 우려가 나온다.  
조나단 크립 영국 재정연구소(IFS) 이코노미스트는 “최저임금을 올리면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어느 시점에선 저숙련 고용을 감소시킬 것"이라며 “특히 청년층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FT가 최근 여론조사 7개를 종합한 결과 보수당이 47%, 노동당이 31%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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