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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코레일, 신도림역 승강장 등에 1급 발암물질 폐침목 썼다

지난 4월 신도림역에서 폐침목을 대량 사용해 ITX-청춘 승강장 공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 전국철도노동조합]

지난 4월 신도림역에서 폐침목을 대량 사용해 ITX-청춘 승강장 공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전국철도노동조합]

코레일(사장 홍순만)이 신도림역, 천안역, 대전역 등에 'ITX-청춘' 열차용 승강장과 승강대를 만들면서 1급 발암물질이 함유돼 재활용이 금지된 폐침목을 대량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발암물질은 빗물에 씻겨 토양이나 하천을 오염시키고, 코나 입으로 흡입했을 경우 인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지난 16일 오후 찾아간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의 ITX-청춘 전용 승강장. 겉은 모두 보도블록으로 덮여 있었지만, 이상하게 기름처리를 한 침목 특유의 냄새가 코를 찔렀다. 승강장 아래 선로를 살펴봤지만 모두 나무가 아닌 콘크리트 침목이었다. 어찌 된 영문인지 확인해보니 승강장 밑에 개당 무게가 70~80㎏인 폐침목 1000개가량이 쌓여있다는 것이었다. 
 
그 폐침목들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름냄새였다. 주변을 꼼꼼히 둘러보니 마감공사가 허술해 폐침목이 그대로 드러난 곳들도 눈에 띄었다.     
신도림역 ITX승강장 곳곳에 폐침목이 그대로 노출돼 있다. [사진 전국철도노동조합]

신도림역 ITX승강장 곳곳에 폐침목이 그대로 노출돼 있다. [사진 전국철도노동조합]

 
철도에 사용되는 나무 침목은 대부분 썩는 걸 방지하기 위해 크레오소트유(油)라는 기름으로 방부처리를 한다. 하지만 이 기름에는 벤조피렌, 크리센 같은 맹독성 발암물질이 다량 들어있다. 자칫 인체에 흡입될 경우 폐암, 간암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들이다. 
 
이 때문에 크레오소트유 처리를 한 침목은 2009년부터 산책로나 야외계단 등 사람들이 많이 찾는 장소에는 재활용이 엄격히 금지돼 있다. 굳이 침목을 재활용할 때는 기름이나 약품처리를 하지 않은 것만 골라 써야 한다.   
 
폐기물 관리법 시행규칙에서는 폐침목의 재활용을 엄격히 제한 또는 금지하고 있다. 

폐기물 관리법 시행규칙에서는폐침목의 재활용을 엄격히 제한 또는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신도림역의 ITX-청춘용 승강장에 사용된 폐침목이 바로 크레오소트유로 방부처리를 한 것이다. 코레일이 현행 폐기물관리법을 어기고 불법적으로 공사를 진행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승객들은 1급 발암물질 더미 위에서 열차를 타고 내리게 된 셈이다.   
폐침목 더미 위에 보도블록을 깔고 완공한 신도림역 ITX-청춘 승강장. [사진 전국철도노동조합]

폐침목 더미 위에 보도블록을 깔고 완공한 신도림역 ITX-청춘 승강장. [사진 전국철도노동조합]

더 큰 문제는 이들 폐침목이 신도림역뿐 아니라 천안·조치원·대전역에도 사용됐다는 것이다. 종전에 용산~춘천 구간을 운행하던 ITX-청춘을 이달 초부터 용산~대전 구간에 새로 투입하면서 승강장과 승강대를 신설한 역들이다.
 
신도림역 곳곳에는 ITX-청춘의 신규 운행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붙어있다. [함종선 기자]

신도림역 곳곳에는 ITX-청춘의 신규 운행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붙어있다. [함종선 기자]

 
천안역 등에는 ITX-청춘열차 전용 승강대를 만들기 위해 폐침목을 사용했다. [사진 전국철도노동조합]

천안역 등에는 ITX-청춘열차 전용 승강대를 만들기 위해 폐침목을 사용했다. [사진 전국철도노동조합]

이 과정에서 폐침목들을 불법적으로 사용한 것이다. 이 때문에 공사과정에서 내부 반발도 있었다. 전국철도노조가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그러자 코레일 측은 승강장 작업자에게 급히 마스크를 씌웠다고 한다. 철도 노조에 따르면 신도림역 승강장 공사는 3월 말부터 4월 말까지 한 달 동안 진행됐으며, 야간 작업도 많았다.
 
완성된 천안역의 ITX-청춘용 승강장 모습. [사진 전국철도노동조합]

완성된 천안역의ITX-청춘용승강장 모습. [사진 전국철도노동조합]

 
이에대해 코레일 김희만 환경처장은 "폐침목 중 상태가 좋은 것만 골라썼고, 폐침목은 새침목과 달리 벤조피렌 검출량이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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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문가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최경호 교수는 “호흡기로도 유해물질에 노출될 수 있는데다 야외승강장이기 때문에 폐침목의 화학성분이 빗물을 타고 토양과 하천 등을 오염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또 “다른 자재를 써도 되는데 굳이 유해성이 명확히 알려져 있는 물질을 사용한 것은 검출량을 떠나 대단히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코레일 측은 "신도림역 재활용 침목과 관련해 곧 공인 기관에 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며 만약 유해하다고 밝혀지면 철거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크레오소트
목재 방부제. 목재를 연소할 때 나오는 증기를 농축해 만든 흑갈색 액체다. 철도 침목은 레일을 고정시키는 한편 레일에 가해지는 차량의 중량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데 철도 침목이 흑갈색을 띠는 건 크레오소트 때문이다. 물에 잘 녹지 않아 토양을 오염시킬 뿐 아니라 인체에 유해해 외국에서도 사람이 직접 접촉하지 않는 곳에서 부분적으로 산업용으로 쓰일 뿐이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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