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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대법원장, 사법행정권 남용 논란 법관회의 개최 요구 수용

 양승태(69) 대법원장이 17일 사법행정권 남용 논란에 대한 첫 입장을 내놨다. 지난달 18일 대법원 진상조사위원회가 조사 결과를 발표한 지 한 달만이다.
 
양 대법원장은 이날 오후 법원 내부 게시판에 올린 입장문을 통해 일선 판사들의 전국 법관대표회의 소집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전국법관대표회의 개최는 2009년 신영철 당시 대법관의 촛불집회 재판 개입 논란 이후 처음이다.
생각에 잠겨 있는 양승태 대법원장. [중앙포토]

생각에 잠겨 있는 양승태 대법원장. [중앙포토]

 
양 대법원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중립적이고 공정한 조사를 통해 신속히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인복 사법연수원 석좌교수에게 전권을 맡겨 진상조사를 의뢰했다”며 “조사단의 구성이나 조사 절차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부적인 소통과 공감대 형성을 강조하던 가운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가슴 아프고 미안한 마음”이라며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맞아 향후 사법행정의 방식을 환골탈태하려고 계획함에 앞서 법관들의 다양한 시각과 의견을 취합하는 과정이 빠져서는 안 되리라 생각한다”며 “전국 법관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각급 법원에서 선정된 법관들이 함께 모여 제기된 문제점과 개선책을 토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법관대표회의를 위해 행정적으로 최대한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양 대법관은 “이번 논의를 통해 내일의 충실한 사법부 모습을 그려나갈 법관 여러분의 지혜를 모아주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법원행정처는 전국법관회의의 명칭과 참석자 규모, 일정 등을 법관들 의견을 수렴해 정할 계획이다. 2009년 법관회의는 ‘전국법관포럼’이란 명칭으로 1박2일간 진행됐다. 대법원 관계자는 “참석자 선정 등 구체적인 방법은 법관들 의견을 따르고 행정처는 장소 섭외 등 행정적인 지원을 할 것”이라며 “6월 중에는 개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논란은 지난달 초 법원행정처가 법관들의 학술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의 세미나를 방해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시작됐다. 지난달 18일 대법원 진상조사위가 조사 결과를 내놓고 관련자를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에 회부하기로 했지만 일선 판사들의 반발을 잠재우지 못했다.
 
지난 달 25일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들이 처음 판사회의를 연 뒤 18개 지방법원 중 12곳에서 직급별 판사회의가 열렸다. 지난 15일에는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들이 회의를 열어 재발 방지 대책 논의를 위한 전국법관대표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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