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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개발 및 여타 실험 중단하면 대화 용의"

 유엔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16일(현지시간) “우리는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지만 북한이 핵 개발(nuclear process)과 여타 시험을 전면 중단할 때까지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북한이 신형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한 국제 사회의 압박을 논의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앞두고서다. 
 헤일리 대사의 언급은 두달전인 3월 17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방한 중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해야만 북한과 대화를 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미묘한 차이가 있다.  
 
지난달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운데)와 조태열 한국대사(오른쪽), 벳쇼 고로(別所浩郞) 일본대사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안보리는 북한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뉴욕 AP=뉴시스]

지난달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운데)와 조태열 한국대사(오른쪽), 벳쇼 고로(別所浩郞) 일본대사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안보리는 북한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뉴욕 AP=뉴시스]

 그간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대북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핵 포기’를 명시했다. 하지만 헤일리 대사의 발언은 뒤집으면 북한이 핵 개발과 각종 실험 중단에 나설 경우 대화를 모색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핵 개발의 중단이라는 의미에는 핵 동결이 포함돼 있다”고 해석했다.
 
  이때문에 트럼프 정부가 북한을 상대로 보다 대화의 장벽을 조금씩 낮추고 있다는 분석이 등장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이미 북한의 김정은 정권을 상대로 체제 보장이라는 카드를 제시했다. 정권 교체, 정권 붕괴, 한반도 통일 가속화, 38선을 넘는 북진이라는 네 가지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틸러슨 장관이 발표했다. 
이번엔 헤일리 대사가 핵 포기가 아닌 핵 개발과 핵ㆍ미사일 실험 중단이라는 보다 현실적인 카드를 내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핵 동결을 대화 카드로 시사하는 발언을 백악관이나 국무부가 아닌 유엔대사를 통해 내놓은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의 미묘한 입장 변화를 국제 사회에 보여주면서도 그간의 강경 일변도의 대북 정책을 강온 양면으로 옮기고 있다는 식으로 비치는 정치적ㆍ외교적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헤일리 대사의 발언은 향후 북한의 태도 여하에 따라선 '핵 동결에 이은 핵 폐기'라는 단계적 비핵화 해법이 더욱 주목받을 가능성을 열어 놨다. 핵 동결을 비핵화의 중간 단계로 놓는 단계적 비핵화 해법은 이미 버락 오바마 정부 말기인 지난해 9월 미국외교협회(CFR)가 정책 제안 보고서로 발표했다. 핵 동결은 구체적인 각론으로 들어가면 동결 대상과 검증 주체ㆍ방법 등을 놓고 만만치 않은 난제가 산적해 있다. 또 북한이 헤일리 대사의 발언에 호응해 곧바로 전향적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게 대북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그럼에도 단계적 비핵화가 대안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은 일거에 핵을 폐기하는 비핵화는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체제 생존의 수단으로 여기는 만큼 현재로선 먼저 핵 동결, 이어 핵 해체라는 단계적 해법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가 앞으로 대북 대화 문턱 조정의 내용을 더욱 분명히 할 경우 한ㆍ미의 대북 정책조율은 보다 순조로울 수 있다. 트럼프 정부와 문재인 정부간 의견 간극이 좁혀진 셈이기 때문이다. 그간 트럼프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를 대북 대화의 분명한 전제로 내걸었지만 문재인 정부는 대북 압박과 대화를 병행할 수도 있다고 보는 만큼 양측의 차이가 만만치 않으리라는 전망이 다수였다.
 
  다만 트럼프 정부가 대북 압박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기조 자체를 변경한 것은 아니다. 최고의 압박을 가한다는 대북 정책의 또 한 축은 계속되고 있다. 헤일리 대사는 이날 “북한은 지지하던지 아니면 우리를 지지하라”라며 국제 사회에 양자택일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북한을 지원하고 지지하는 나라들은 공개로 지목해서 제재의 타깃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과의 거래를 지속해 결과적으로 핵 개발에 도움을 주는 제3국 정부와 기업에 대해 세컨더리 제재를 가하겠다는 예고나 다름없다. 헤일리 대사는 유엔 차원의 추가적인 대북 제재 결의안도 중국과 논의하고 있음을 알렸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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