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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과시욕? 러시아 외무장관에 기밀 누설 의혹

지난 10일 미 백악관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로이터=뉴스1]

지난 10일 미 백악관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로이터=뉴스1]

제임스 코미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으로 궁지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엔 기밀 누설 논란으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기밀 정보를 누설했다”고 보도했다. 전·현직 관료의 증언을 인용한 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누설한 기밀은 이슬람국가(IS)에 관한 것이다. 첩보 기관의 최고 비밀등급에 해당하는 핵심 정보로, 이를 누설함으로써 주요 정보원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주장이다. WP는 “미국은 이 정보를 정보교환협정을 맺은 파트너를 통해 입수했다”며 “동맹국은 물론 미 정부 관료들에게도 엄격하게 제한되는 정보”라고 전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백악관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세르게이 키슬랴크 러시아 대사를 접견했을 때 정보를 누설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설을 수사하던 코미 FBI 국장이 경질된 이튿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준비된 대화 주제를 벗어나며 기밀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것은 정보원의 스파이 활동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 내용이었으며, 이 과정에서 정보원이 활동 중인 IS 영토 내 특정 도시명이 거론됐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보 수집 방법까지 짐작할 수 있을 만큼 상세하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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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실을 폭로한 한 관료는 “정보 누설로 인해 IS 내부 그룹에 접근 가능한 동맹의 협조를 잃을 위기에 빠졌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리는 “정보는 암호화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가 동맹과 공유하는 것보다 더 많은 정보를 러시아 대사에게 유출했다”고 말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내부 정보를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을 과시하려고 한 것 같다고 전했다. 라브로프 장관과의 대화 내용을 잘 알고 있는 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대단한 정보를 갖고 있다. 사람들이 내게 매일 대단한 정보를 브리핑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회동 뒤 백악관 관계자는 기밀 누설 파급을 막기 위해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안보국(NSA)에 이 사실을 알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적대국과 이같은 기밀을 논의하는 건 거의 모든 정부 관계자들에게 금지돼 있다. 그러나 WP는 “대통령은 지휘권과 기밀 해제 권한을 가졌기 때문에 트럼프가 법을 위반했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다만 NYT는 “정보원의 허가 없는 정보 공유는 정보활동 에티켓의 중대한 위반이며 향후 동맹국과의 정보 공유 관계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오전 트위터를 통해 “나는 대통령으로서 테러리즘, 항공기 비행 안전과 인도적인 이유로 관련 정보를 러시아와 공유했을 뿐”이라며 “나는 그렇게 할 절대적 권한(absolute right)을 갖고 있다”고 직접 해명했다. 그러면서 “거기에 더해 러시아가 이슬람국가(IS), 테러와의 싸움을 한층 강화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라브로프 외무장관 회담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성명서를 내고 “(정보의) 출처·방법이나 군사 작전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테러의 위협과 이와 관련된 노력 등이 논의되긴 했지만 정보원이나 방법, 군사작전에 대해선 논의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워싱턴 정가는 충격에 휩싸였다. 외교관계위원회 의장인 공화당 밥 코커(테네시) 상원의원은 기자들에게 “백악관은 스스로를 통제하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서둘러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며 “그들은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모든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보위원회 부위원장인 민주당의 마크 워너(버지니아) 상원의원은 트위터에서 “만약 사실이라면, 정보 집단의 뺨을 때린 격이다. 특히나 러시아인에게 정보원과 수집 방법을 누설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트럼프는 기밀 보호에 대한 유권자의 우려에 힘입어 대통령에 당선된 측면이 크기 때문에 이 같은 상황은 더욱 어불성설이라는 게 미 언론의 지적이다.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국무장관 재임 시절 개인 이메일 계정을 사용한 것이 당락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e메일 스캔들로 우리나라 전체가 위험에 처했다. 우리의 민감한 비밀을 외국 적군에 의한 해킹에 취약하게 만들었다”며 클린턴을 공격했다.
 
클린턴, 반 트럼프 조직 만들어 정치 재개
 
한편 클린턴은 이날 비영리 정치조직을 발족시키고 반 트럼프 진영 결집에 뛰어들었다. 대선 패배 이후 6개월만의 본격 정치 행보다. CNN 등에 따르면 그는 15일 정치단체 ‘온워드 투게더(Onward Together, 함께 전진)’의 출범을 선언했다. 트럼프 정부의 어젠다에 대항하고 의회 내 의석을 빼앗는 데 동참할 모든 조직의 기금 조성 지원을 목적으로 한다. 클린턴은 트위터에 “지난 선거에서 6600만에 가까운 표를 얻은 진보적 비전을 향해 나아가는 데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또 “난 여전히 싸워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원대한 마음으로 미국을 포용하며, 전진(Onward)”이라고 썼다.
 
이경희·홍주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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