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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롱서 찾은 아버지 옛 카메라에 홀려 인생진로 바꿔 사진 전문 출판인 됐죠

연남동 1970년대 아파트를 사무실로 쓰는 최재균 대표는 “이 집처럼 표정있는 책을 만들겠다”고 했다.

연남동 1970년대 아파트를 사무실로 쓰는 최재균대표는“이 집처럼 표정있는 책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의 인생을 한 방에 돌려놓은 건 장롱 속에서 발견한 아버지의 옛 카메라였다. 출판인 최재균(44)씨는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뒤 대학원은 사진학과로 갔다. 해묵은 카메라 한 대에 마음을 빼앗긴 그는 이후 사진 전문잡지 ‘포토넷’의 기자로 들어갔고 편집장이 됐다가 대표에 취임했다. 그가 발행인이 된 지 1년 만에 ‘포토넷’은 한국잡지협회가 선정하는 ‘우수 잡지’로 뽑혔다.
 
지금은 잠시 잡지 발행을 접었지만 사진을 향한 그의 열정은 사진 책 출간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그가 번역해 낸 『깊고 충실한 사진 강의』(바바라 런던·짐 스톤 지음, 포토넷·PHOTONET 펴냄)는 사진 초보자를 위한 교과서로 전 세계에서 사랑받아온 책이다.
 
“20대 중반에 사진을 배우면서 곁에 두고 공부하던 원서라 감회가 남달랐죠. 좋은 사진을 찍으려면 좋은 사진을 많이 보아야 한다는 진리를 새삼 확인했습니다. 그동안 국내에 나왔던 저자 책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 작가인 구본창 선생님의 작품 ‘태초에 02’를 표지로 쓸 수 있어 보람 있었어요.”
 
최 대표는 번역서 출간과 함께 또 하나 경사를 맞았다. 2010년 펴낸 전몽각(1931~2006) 사진집 『윤미네 집』이 20쇄를 찍어 사진 책으로서는 신기록을 세운 일이다. 사정이 어려울 때마다 돌파구가 되어준 『윤미네 집』 덕분에 그는 음악전문출판사 ‘포노’(PHONO), 단행본출판사 ‘걷는 책’을 이끌며 자신과 독자가 읽고 싶은 책을 계속 낼 수 있었다.
 
“『윤미네 집』은 제 인생의 책이라 할 수 있죠. 출판계와 전혀 인연이 없던 사람이 이 판에 들어와 엉뚱한 상상력으로 한 권씩 책을 밀어낼 때마다 저를 버티게 해준 고마운 선물입니다. 전몽각 선생님도 토목공학자로 사진을 공부하셨으니 저와 그분이 만난 일도 우연은 아닌 것 같아요. 우리 출판사와 손잡고 일하는 번역자들도 다들 특별하죠. 몇 달에서 몇 년씩 제대로 된 우리말 번역을 완성하려 탈진할 만큼 고생하죠. 제가 복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는 영국 가디언 전 편집국장 앨런 러스브리저가 쓴 『다시, 피아노』(이석호 옮김, 포노 펴냄)를 함께 읽고 싶은 책으로 꼽았다. 언론인으로 숨 가쁘게 살아가면서도 피아노 연습을 포기하지 않는 중년 남성의 기록이 인상깊었는데 “그런 자세로 출판계 빈 구석을 채우는 문화인으로 남고 싶다”고 했다.
 
글·사진=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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