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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선생님엔 마음만 선물 … 학원 강사엔 꽃·지갑 선물

초등 3학년 딸을 둔 박모(43·서울 삼성동)씨는 15일 자녀가 다니는 학원 강사에게 선물을 하기로 했다. 딸은 국어·영어·수학·중국어·피아노 등 5개 학원에 다닌다. 박씨는 각각 3만원 선에서 쿠키와 작은 화분을 줄 생각이다. 박씨는 “아이가 학원 선생님들과 워낙 친해 먼저 손편지도 쓰고 꽃도 준비했다. 엄마로서도 작게나마 감사 표시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초4 아들을 둔 이모(46·서울 화곡동)씨도 아이가 다니는 수학 학원 강사에게 1만원 상당의 커피 쿠폰을 선물할 계획이다. 이씨는 “1년간 수고하셨는데 이 정도 감사 표시는 괜찮은 것 아니냐. 학교 선생님께는 법으로 금지돼 못하지만 학원 선생님께는 작은 인사치레 의미로 선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란법 뒤 첫 스승의 날 풍경
학교와 달리 학원가는 규제 안 받아
부모들 “나만 선물 안 하면 어쩌나”
학교, 자체 예산으로 추억 만들기
전교생 포스트잇 편지 등 아이디어

15일은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김영란법)이 시행된 뒤 첫 번째 맞는 스승의 날이다. 학교는 학부모나 학생이 개인적으로 카네이션을 드리면 안 된다고 이미 안내했다. 이에 비해 김영란법 적용을 받지 않는 학원가는 달라진 게 별로 없다. 특히 취학 전 영유아나 초등 저학년 대상의 조기교육 학원에선 선물을 주고받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초2 아들을 서울 압구정동의 한 영어학원에 보내는 직장맘 조모(42·서울 반포동)씨는 지난 12일 퇴근길에 백화점에 들러 명함지갑 2개를 샀다. 학원 강사와 원장에게 각각 줄 선물이다. 조씨는 “엄마들 사이에선 ‘원장은 이런 브랜드를 좋아한다’는 이야기까지 돌아 준비했다”고 말했다. 초3 딸을 한 사고력 수학 학원에 보내는 김모(43·개포동)씨도 “부모들은 대개 아이를 상급반으로 보내고 싶은데, 원장이나 강사가 승급 여부를 결정하니 아무래도 신경이 쓰인다”고 전했다.
 
이렇다 보니 “차라리 학원도 김영란법 규제 대상이 되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온다. 초4 아들을 둔 정모(41·서울 대치동)씨는 “원장 취향까지 파악하는 일부 엄마를 보면 ‘나도 해야 하나’는 조바심이 생긴다 ”고 말했다.
 
자료:윤선생

자료:윤선생

이 같은 논란을 고려해 일부 대형 프렌차이즈 학원은 ‘선물을 일절 사양한다’는 안내를 학부모에게 했다. 지난주 서울 성동구의 영유아·초등학생 대상 P영어학원은 가정 통신문을 통해 “스승의날 선물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용산구의 영유아 대상 K영어학원도 이번 주 학부모들에게 휴대전화 문자와 가정 통신문으로 유사한 공지를 두 차례 내보냈다. 이 학원 이사장 이모(43)씨는 “학원은 김영란법 적용 대상은 아니지만 괜히 선물 때문에 입방아에 오를까 조심하는 분위기”라며 “선물 사양 공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일선 학교는 학생들이 개인적으로 교사에게 생화 카네이션을 전달할 수 없게 되자 선물 없이 스승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 자곡초(강남구)는 전교생이 감사 인사를 적은 포스트잇을 벽면에 붙여 천사 날개 모양을 만들기로 했다. 15일 출근하는 교사들을 이 앞에 세워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줄 계획이다. 이 행사의 아이디어는 학생회 임원들이 냈다. 학교 측은 포스트잇과 폴라로이드 필름값 등 약 10만원의 비용을 댔다.
 
서울 한강중(용산구)은 학교 예산으로 전체 교사 숫자에 맞게 카네이션을 준비하기로 했다. 이 꽃을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교사에게 달아주게 하는 행사를 한다. 이처럼 학교 예산으로 카네이션을 사는 것은 김영란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여난실 교감은 “교사와 학생이 함께 간직할 수 있는 추억을 만들면서도 스승의 날 의미를 더 잘 살려보자는 생각에 이런 행사를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현진·천인성·전민희 기자 Jeong.hyeon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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