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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절대평가 전환? 굴곡 많은 수능 24년

지난 2일 열린 대선후보 TV토론에 참가한 5명의 대선 후보가 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4명의 후보가 수능 절대평가화를 지지하는 입장이었다. [중앙포토]

지난 2일 열린 대선후보 TV토론에 참가한 5명의 대선 후보가 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4명의 후보가 수능 절대평가화를 지지하는 입장이었다. [중앙포토]

 문재인 정부의 출범에 따라 올 7월 쯤 발표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개편안에 교육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선거 기간 문재인 대통령은  현행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따라 현재 중학교 3학년이 치를 2021학년도 대입부터 수능이 절대평가로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현행 대입제도의 근간을 이루는 수능의 변화는 대입 체제, 고교 교육 전반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 "절대평가로 전환" 공약, 교육부 개편 본격화
1993년 첫 도입 땐 두번 시험 치러, 난이도 달라 혼선
'물수능' '불수능' 오가자 수험생, 학부모 불만 높아
등급제, 선택형 시험, '만점자 1%' 도입됐다 사라져
복수 정답, 출제 오류 … 제2 외국어엔 아랍어 열풍

1993년(1994학년도 대입) 시작된 수능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변화했다.  난이도 논란, 문제 오류 등으로 논란도 빚어왔다. 지난 24년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수능의 역사를 살펴봤다.
지난해 서울 이화외고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수능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해 서울 이화외고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수능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중앙포토]

 
92년까지 ‘예비고사+본고사’ ‘학력고사’ 시절  
신군부가 들어선 80년까지 입시정책은 ‘예비고사+본고사’ 체제였다. 먼저 전국적인 예비고사를 치르고 이 점수를 바탕으로 희망 대학에 지원해 다시 대학별 본고사에 응시했다. 그러나 대학들이 지나치게 본고사를 어렵게 출제하면서 학교 수업 불신, 사교육 의존 심화 등 문제가 발생해 7ㆍ30 교육개혁조치로 폐지됐다. 이후 12년 동안 학력고사라 불리는 교과목 위주 시험이 대학별 논술, 면접 등과 병행해 치러졌다. 하지만 학력고사 역시 ‘암기 위주 시험’이라는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93년 탈교과ㆍ통합출제 원칙의 수능시험이 도입됐다.  
 
93~95년 원조 수능 세대의 비극  
학력고사를 바라보며 초ㆍ중 교육을 받아온 학생들에게 첫 수능은 ‘별 천지’와 같았다. 암기가 중요시됐던 학력고사와 달리 창의력, 통합교과, 문제해결력 등 생소한 문제들로 수험생의 혼란이 컸다. 특히 93년 8월과 11월 두 번 치러진 수능 시험은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면서 수많은 학생과 학부모의 원성을 샀다. 94년에는 1회 시험으로 수능이 바뀌면서 문항 구성에도 변화가 생겼다. 0.6점부터 2점까지 영역 및 난이도에 따라 배점이 달라졌다. 95년에는 언어와 외국어 등에 교과서를 벗어난 다양한 지문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96~97년 역대 최악의 ‘불수능’  
200점 만점에서 400점 만점으로 처음 바뀐 96년 수능은 역사상 가장 어려웠던 시험으로 통한다. 이 시험은 너무 어려웠다는 의미에서 불수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때부터 수능 난이도는 해가 바뀔 때마다 냉온탕을 반복하게 된다. 97년부터는 정부가 대학별 본고사를 금지하면서 수능의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커졌다. 수능일인 11월 19일은 대한민국이 국제통화기금(IMF)의 관리를 받기로 결정된 날로 청년 실업난, 대학생 신용 불량자 등이 양산되기 시작한 시점이기도 하다.  
 
98~2000년 역대 최악의 물수능  
98년 수능은 6차 교육과정에 따라 처음으로 탐구 영역에서 선택 과목 제도와 표준점수제가 도입됐고 수능 최초로 만점자(1명)가 배출됐다. 표준점수는 성적의 상대적인 위치를 나타냈다. 99년에도 쉬운 수능이 계속돼 ‘물수능’의 효시가 됐다. 2000년은 역대 최악의 물수능으로 전 영역 만점자가 66명이나 됐다. 380점 이상 고득점자도 3만5000명이 넘었다. 본고사 폐지 후 수능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커진 상황에서 ‘물수능’은 입시 대혼란을 초래했다. 실제로 수능 만점자 중 1명이 서울대에 떨어지는 사태도 발생했다.  
 
2001년 이해찬 세대의 탄생  
2001년 수능은 수년째 이어진 물수능에 대한 기대 속에서 난데없이 또다시 불수능으로 돌아가면서 수많은 수험생을 울렸다. 수험생이 고1이었던 99년 이해찬 당시 교육부 장관이 ‘특기 하나만 있으면 대학에 갈 수 있는 무시험 대학 전형으로 바뀐다’고 말했던 것에 빗대 ‘이해찬 세대’로 불린다. 이전 세대보다 느슨한 환경에서 입시를 준비했기 때문에 까다롭고 어려운 문제를 접한 수험생들이 1, 2교시만 치르고 고사장을 빠져나갔다. 전체 수험생의 평균점수가 66.5점(400점 만점)이나 폭락했고 만점자는 한 명도 없었다. 특히 시험 중간 학생이 자살하는 비극까지 벌어졌다. 수능이 끝나고 김대중 당시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쉽게 출제한다는 정부 약속을 믿었다가 충격을 받은 학부모와 학생들을 생각할 때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수능 절대평가 전환을 공약한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에 따라 수능 개편안에 대한 논의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중앙포토]

수능 절대평가 전환을 공약한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에 따라 수능 개편안에 대한 논의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중앙포토]

2002~2003년 복수정답 인정, 수능 신뢰도 먹칠  
2002년 수능은 수험생들에겐 소수점까지 표기해 성적을 통보하고 대학에는 반올림한 점수를 제공해 ‘점수 역전’ 현상이 빚어졌다. 2003년부터는 문항별 배점이 모두 정수로 바뀌었고 사상 처음으로 복수정답이 인정되는 사태가 발생해 수능 신뢰도에 금이 갔다. 출제자 명단까지 사전에 유출돼 수능 관리체계 문제점도 도마에 올랐다.  
 
2004~2006년 선택과목 간 유불리 커 ‘로또 수능’  
2004년부터 문ㆍ이과 수험생들은 각각 과학과 사회탐구 영역에서 4과목씩만 선택해 볼 수 있게 돼 입시 부담이 크게 줄었다. 그러나 선택 과목 간 난이도 조절에 실패해 유불리 현상이 뚜렷했다. 시험 당일에는 휴대전화를 이용한 입시 부정행위가 적발되기도 했다. 2005년과 2006년 수능은 선택과목 간의 격차가 더욱 커져 로또 수능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수능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휴대전화, MP3 플레이어 등 전자기기를 시험장에서 소지할 수 없게 됐다.  
 
2007년 1년 만에 막 내린 수능 등급제  
노무현정부 마지막 해였던 2007년 수능은 등급제를 도입해 성적표에 1~9등급만 표기토록 했으나 2008년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 바로 폐지돼 2007년 수험생들은 ‘모르모트(실험용)’였다는 비판을 받았다. 수능 점수 발표 직후 단 1점 차이로 등급이 갈리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수험생들의 비난이 잇따랐다. 일부 영역에서는 한 문제만 틀려도 1등급을 못 받는 사태도 발생했다.  
 
2008~2009년 아랍어 열풍  
2008년 수능부터는 1년 만에 수능 등급제 폐지로 성적표에 원점수를 제외한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을 같이 표기했다. 사회ㆍ과학과 같은 선택 과목인 제2 외국어 영역에서 응시자 수가 가장 많았던 일본어를 제치고 아랍어가 1위에 올랐다. 가르치는 학교가 많지 않아 조금만 노력해도 점수를 쉽게 올릴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2009년 이후에도 아랍어는 계속 응시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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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만점자 1% 정책
연초 안병만 당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EBS 70% 연계 발언으로 수능이 쉽게 출제될 것이라는 믿음이 확산됐다. 이후 EBS 교재가 불티나게 팔리고 EBS를 강의하는 학원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날 만큼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실제 수능은 전년보다 훨씬 어렵게 출제됐다. 결국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2011년 1월 EBS 70% 연계 정책을 계속 유지하고 이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수능 만점자를 1% 수준이 나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수능 결과에선 만점자 1%가 지켜지는 영역이 오히려 드물었다. 결국 2014년 교육부는 만점자 1% 정책을 공식적으로 폐기한다고 밝혔다.   
 
2013년 국수영에 수준별 시험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된 2014학년도 수능에선 수능 역사상 처음으로 수준별 시험을 도입됐다. 국어, 수학, 영어를 기존보다 쉬운 A형, 다소 어려운 B형으로 나눠 치렀다. 그러나 학습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와 달리 오히려 혼란을 키운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결국 이듬해인 2015학년도에는 영어 영역, 2017학년도에는 국어·수학영역에서도 폐지됐다.
2014년 수능에서 논란이 된 세계지리 8번 문항. 논란 끝에 결국 출제 오류라는 법원 판결에 따라 피해 수험생에 대한 구제조치가 이뤄졌다.[화면 캡처]

2014년 수능에서 논란이 된 세계지리 8번 문항. 논란 끝에 결국 출제 오류라는 법원 판결에 따라 피해 수험생에 대한 구제조치가 이뤄졌다.[화면 캡처]

 
2017년 수능 개편 논의→절대평가 전면 도입?
지난해 치러진 2017학년도 수능에선 필수과목으로 첫 지정된 한국사를 절대평가 방식으로 치렀다. 수험생의 학습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올 11월 예정인 2018학년도 수능에선 사상 처음으로 영어영역도 절대평가로 치러진다.  
 
교육부는 이달 중 향후 수능 개편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도입에 따라, 새 교육과정으로 배운 학생들이 치르는 수능의 출제 영역과 범위, 문항을 조정할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한때‘문이과 통합 교육과정’이라고도 불렸던 2015 개정 교육과정은 문ㆍ이과 구분을 없애 국어, 영어, 수학과 통합사회, 통합과학, 한국사, 과학탐구실험 등 7개 과목을 공통과목으로 공부하게 한 것이 특징이다. 
 
수능 개편 방향은 올 7월까지 결정돼야 한다. 2015 교육과정을 배울 현 중3은 2020년 고3으로서 대입 수능을 치게 된다. 수능처럼 대입에 큰 영향을 주는 제도의 개편은 ‘3년 예고제’의 대상인데, 통상 8월에 수시 원서 접시가 시작되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8월 전까지 수능 개편안을 확정 발표해야 한다.
 
천인성 기자
guch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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