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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사드 기류 바뀌나…“철회 안되면 절충안이라도 찾아야”

중국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으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를 둘러싼 한ㆍ중 갈등의 해결에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동시에 그간 결연한 반대로 일관해 왔던 중국의 입장에도 미묘한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정상통화 관련 中 발표문에 ‘사드’ 없어
대신 ‘중국의 우려’로 간접적 표현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사드를 포함한 양국 관심사 논의를 위한 특사를 파견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사 표명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10일에는 “중국과 미국에 특사를 보내 진지하게 사드 문제를 협상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취임연설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자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며 “한국이 중국의 우려를 중시해 적절하게 처리할 것을 희망한다”고 짧게 답했다. ‘일관되고 명확하다’는 말은 중국 정부가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예전 같으면 이 말에 반드시 덧붙이기 마련인 ‘결연코 반대한다’는 등의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전화통화에 대한 중국 외교부의 공식 발표문에서도 ‘사드’란 단어를 직접 사용하지 않고 ‘중국의 우려’란 간접적 표현을 사용하는데 그쳤다. 시 주석은 “양국 관계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한국이 실제적인 행동을 취해주기 바란다”고 발언했고, 문 대통령은 “중국의 우려를 이해하며 적절한 해결방법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돼 있다. 정상 간 통화 내용을 구체적으로 전하지 않는 외교 관행을 감안해도 “사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등의 종전 표현이 사라진 점은 눈여겨 볼 만하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가 배치된 경북 성주골프장으로 지난 2일 주한미군이 헬기를 이용해 사드 운용에 필요한 유류를 수송하고 있다. 미군은 이틀 전 유조차 2대를 경북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으로 반입하려다가 소성리 마을회관 인근에서 주민의 반대로 돌아갔다. 프리랜서 공정식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가 배치된 경북 성주골프장으로 지난 2일 주한미군이 헬기를 이용해 사드 운용에 필요한 유류를 수송하고 있다. 미군은 이틀 전 유조차 2대를 경북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으로 반입하려다가 소성리 마을회관 인근에서 주민의 반대로 돌아갔다. 프리랜서 공정식

 
익명을 요구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의 입장에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물론 한국 새 정부가 사드를 재검토하고 철회하는 것이지만 그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한ㆍ중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출구전략을 찾아야 한다는 논의가 내부에서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 대륙 대부분이 사드 레이더에 탐지돼 전략 균형이 깨진다는 중국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한ㆍ중 관계가 파국을 맞는 상황을 방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사드 배치가 실제적인 단계에 접어든 만큼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에서 현실론에서 비롯된다. 한반도 전문가인 자오후지(趙虎吉)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사드 문제는 구조적인 문제여서 새 정부가 들어선다고 해서 단번에 쉽게 풀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한국 정부가 이미 사드 부지를 미국에 넘겨준 상황에서 결정권이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ㆍ중 양국이 협상을 통해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는 논의는 정부 당국자 보다는 중국 전문가들의 발언에서 자주 읽힌다. 최근 중국 관영 싱크탱크와의 비공개 토론회에 참석했던 한 국내 학자는 “문재인 정부가 사드 레이더의 탐지 반경이 2000㎞에 이르지 않도록 교체하거나 중국 전문가들의 입회하에 이를 검증토록 하면 사드 배치로 인한 갈등이 풀릴 수 있다는 견해를 중국의 유력 전문가가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의 대표적 국제정치학자인 자칭궈(賈慶國)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장의 견해와도 일치한다. 자 교수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는 사드 레이더의 탐측 거리가 600∼800㎞에 지나지 않는다는 입장인데 이를 입증하는 것은 한국의 몫"이라고 말했다. 황유푸(黃有福) 중앙민족대 교수는  “한국의 새 정부가 사드 배치를 철회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성의를 표시하면 중국 역시 이를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는 3월 초 ^한국 관광 상품 판매 전면 금지 ^중국내 롯데마트 매장 무더기 영업정지 조치 등을 잇달아 내놓을 때 최고조에 이르렀고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그 이후 새로운 추가조치가 나온 것은 없다. 지난달 사드 발사대 등 주요 부품을 주한 미군 기지에서 성주로 옮겨 실제 배치에 들어갔지만 중국 외교부는 주중 한국 대사관과 미국 대사관의 공사급 외교관을 비공개로 불러 항의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7월 사드 배치 발표 때 한ㆍ미 양국의 대사를 초치해 항의하고 이를 외교부 홈페이지에 공개한 것에 비하면 항의 수준을 낮춘 것이다. 한국 외교 당국자는 "새 정부 출범 후 협상을 통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다는 판단에서 사드 보복 조치의 강도를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주한 중국 대사관이 대선 과정에서부터 한국의 여론 동향을 면밀히 관찰하며 문재인 캠프측과 긴밀한 소통을 유지해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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