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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정권 제재의 늪은 더욱 깊어지는데

5월 4일(현지시간)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이 대표 발의한 ‘대북차단 및 제재 현대화법’이 미국 하원에서 표결에 부쳐진 결과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되었다. 이 법안은 행정부 재량에 따라 다른 국가들이 북한에 대한 원유 및 석유제품의 판매와 이전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매우 결정적인 내용을 담았다.
 
원유제한은 북한의 경제나 군사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어서 이에 대한 제재가 중요하게 거론되어 왔던 것이다. 북한은 에너지의 90% 정도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중국의 대북 원유제한 조치는 김정은 정권을 가장 아프게 할 수 있는 요소다. 중국은 이제까지 원유공급을 제한하면서 북한을 압박하는 것을 거부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서서히 이 같은 태도가 변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특수작전부대 강하 및 대상물 타격경기대회에 참관했다. [사진 노동신문]

지난달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특수작전부대 강하 및 대상물 타격경기대회에 참관했다. [사진 노동신문]

실제로 미ㆍ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의 대북제재 태도가 훨씬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향후 북한이 6차 핵실험이나 ICBM에 준하는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할 때 중국은 대북원유 제한조치를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법안은 김정은 정권 옥죄는 또 다른 중요한 수단을 담고 있다. 북한의 국외 노동자를 고용하는 제 3국의 기업을 제재 대상으로 공식 지정하고, 이를 어기는 기업에 대해 미국 관할권 내 모든 자산거래를 금지하도록 하는 내용이 그것이다. 이 또한 북한의 노동자를 다수 고용하고 있는 중국과 관련성이 큰 것이다. 미국의 트럼프 정부는 중국 정부가 북한의 노동력 수출을 제한해 나가도록 하는 외교력을 적극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미국 의회의 이번 대북제재법안은 북한 경제와 군사활동을 뿌리부터 흔드는 내용을 담은 것이어서 김정은 정권의 목이 더욱 옥죄어갈 전망이다.
 
지난 4월 정상회담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서로 바라보고 있다. [사진 중앙포토]

지난 4월 정상회담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서로 바라보고 있다. [사진 중앙포토]

5차 핵실험 이후에도 이미 많은 대북제재조치(2321호)들이 안보리에서 결의된 바 있다. 미국과 중국이 북한의 석탄수출 상한선을 두는 데 합의하였고, 최근에는 이를 이행한 결과 북한산 석탄 수입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히기까지 하였다. 북한 전체 수출의 약 40% 정도를 차지하는 북한의 석탄수출은 북한의 절대적인 외화 확보 소득원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에도 유엔 안보리가 상당히 강력한 대북제재 결의안인 2270호를 채택하였다. 한국은 개성공단을 중단하였는가 하면 해운, 금융, 수출입 통제도 강화하였다. 미국은 더욱 강력한 독자적 대북제재를 위한 신규 행정명령 13722호도 발표하였다. 행정명령은 북한 인권유린, 해외 노동자 송출, 북한과 거래하는 기업과 국가에까지 제재를 확대할 수 있는 조치를 포함하고 있다. 작년 6월에는 미국 재무부가 북한을 돈세탁 주요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하기도 하였다.
 
일본도 해운과 금융통제 강화와 인적교류 규제 확대 등과 같은 대북제재 시행에 돌입하였다. 유럽연합(EU)도 보다 본격적인 대북제재에 가담하고 나섰다. 유럽연합은 북한 정부, 군 수뇌부 실세가 포함된 신규 제재대상을 발표하였고, 무역, 투자, 금융, 운송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포괄적인 대북독자제재 조cl도 내놓았다. 이 모든 것이 대부분 김정은 정권을 직접 겨냥하는 것이다.
 
지난달  북한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최대 사거리가 1만 1000㎞로 추정된다. [사진 노동신문]

지난달 북한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최대 사거리가 1만 1000㎞로 추정된다. [사진 노동신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5차 핵실험 이후 북한 당국은 스스로를 “공고하고 안정된 사회제도를 가진 불패의 강국인 것으로 하여 가장 책임적이고 가장 믿음직한 핵 대국”임을 자찬하고 나섰다. 그들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도가 힘의 균형을 이룩하는 것이라 면서 “힘은 힘으로만 제압할 수 있고 핵은 핵으로써만 폐기할 수 있다”는 현실주의적인 국제관을 강조하였다. 그들은 “미국에 의하여 강요되는 제 2의 조선전쟁 위험을 강위력한 핵 억제력에 의거하여 근원적으로 종식시키고 조선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수호해 나갈 것이다”고 천명하였다.
 
또한, 북한은 “핵타격 능력이 크고 강할수록 침략과 핵전쟁을 억제하는 힘은 그만큼 더 커진다”는 신념을 가지게 됨으로써 핵능력 강화 노력을 정당화하고 실제로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더욱 강화해 나갈 것”임을 강조해 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볼 때, 북한 김정은 정권은 핵무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핵무력 강화가 과연 김정은 정권을 공고하고 안정되게 유지해 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글쎄요?’다. 그들의 핵무력이 오히려 김정은 정권의 목을 죄는 도구로 전락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핵ㆍ미사일 고도화에 따른 대북제재 심화라는 악순환의 고리, 즉 ‘제재의 늪’에 더욱 깊이 빠져 들어가고 있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 9월 중국 단둥 세관에서 북한 여성들이 줄지어 통관을 기다리고  [중앙포토]

지난해 9월 중국 단둥 세관에서 북한 여성들이 줄지어 통관을 기다리고 [중앙포토]

결국,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자초하는 환경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최대의 압박과 포용(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이라는 대북정책을 표방하면서 전방위적인 대북압박을 강화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 때와는 달리 트럼프 정부는 군사적 수단 사용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대북제재 의지를 표출해 오고 있다. 비록 최근에 트럼프 대통령이‘적절한 상황’이 되면 ‘북한 김정은과 만날 것’이라 하여 김정은과의 대화의사를 밝히기는 하였다.
 
그러나 그 대화는 북한의 핵 폐기 의사를 담은 ‘진정성’있는 태도변화 상황, 즉 ‘적절한 상황’이 되면 할 수도 있다는 의미일 가능성이 큰 것이어서 북한이 핵을 고집하는 한 대화보다는 최대의 압박(maximum pressure)을 지속할 것이다.
 
미ㆍ중 대화를 통해 중국도 대북압박에 적극 동참하게 될 가능성이 커서 트럼프 정부의 대북 ‘최대의 압박’ 정책은 김정은 정권의 안정성을 심각하게 해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바와 같이 김정은이 ‘꽤 영리한 녀석’이라면 그는 체제 안정성을 위협하는 현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정영태 동양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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