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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뇌물 '키 맨' 박원오, 증인 불출석…특검팀 "반드시 증언대 세울 것"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 혐의를 입증의 ‘키 맨’으로 꼽히는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이 부회장의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정유라 승마 훈련 및 독일 진출과정서 최순실 대리인 격
특검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혐의 입증에도 꼭 필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의 심리로 11일에 열린 이 부회장 등 삼성 임원들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오전 재판에 박씨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전날 재판부가 “연락이 닿지 않아 출석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말한대로였다. 박충근 특검보는 “중요한 증인인 만큼 소재를 파악해 출석요구서를 다시 송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정유라씨의 승마 대회 출전과 독일 진출 등 전반에 관여해 온 최순실씨의 최측근이다. 최씨와는 2000년대 중반 정유라씨의 승마 훈련에 특혜를 제공하면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 그는 2013년 4월 경북 상주에서 열린 전국승마대회에서 정씨가 2위를 하자,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에게 자신과 최씨에게 적대적인 승마협회 인물들을 제보하기도 했다.
 
이런 박씨가 특검팀의 핵심 증인으로 꼽히는 이유는 ‘최순실-삼성’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특검팀에 따르면 박씨는 삼성과 코어스포츠가 맺은 계약의 초안인 ‘한국 승마선수단 해외 전지 훈련을 위한 준비’ 계획안을 작성했다. 이후에도 삼성 측과의 정유라 지원 계약 체결과정에서 최씨 측을 대리하는 등 금품수수 실무를 도맡았던 인물이다.   
 
이때문에 특검팀은 박씨를 ①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를 몰랐고, ②최씨의 딸 정유라씨만 단독으로 지원한 게 아니었으며, ③사익 추구 없이 진행된 지원었다는 이 부회장 측의 주장의 신빙성을 깰 핵심 증인으로 보고 있다. 
 
먼저 삼성 측은 2015년 7월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2차 독대 자리에서 승마 지원 미흡을 이유로 질책을 받은 뒤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이 독일로 가서 박씨를 만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때 처음 박 전 대통령이 정씨를 ‘친딸’처럼 아낀다는 설명을 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특검팀은 삼성 측이 2차 독대 전에 최씨의 영향력을 알고 있었다고 의심한다.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이 특검 조사에서 ”박 전 사장이 2015년 6월쯤 ‘정씨가 출산을 한 다음부터 본격적으로 지원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박씨를 상대로 첫 만남 당시 삼성이 최씨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었는지를 추궁할 예정이다.
 
또 박씨가 작성한 삼성-코어스포츠 간의 계약서 초안 내용에 따르면 삼성은 마장·마술 3명, 장애물 3명 등 총 6명의 승마선수를 지원하는 것으로 돼있는데, 특검팀은 이 계약이 정씨 개인 지원 사실을 감추기 위한 가짜라고 보고 있어 박씨에 대한 신문을 통해 정씨에 대한 단독지원이 계획적인 것이라는 점도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박씨는 정씨 외에 다른 선수들을 선발하는 문제를 두고 최씨와 갈등을 벌이다가 갈라섰다고 한다. 앞서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은 “박씨가 ‘정유라 혼자만 지원받으면 문제가 커진다. 다른 선수를 들러리 세워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를 최씨에게 보고하니 최씨가 ‘꼴값 떤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박씨는 그동안 특검 수사 과정에서 삼성의 적극적인 뇌물 공여 의사를 입증할 정황을 다수 제공했다. 특검팀은 앞서 서증조사 과정에서 박씨가 최씨에게 보낸 e메일 내용을 공개하며 최씨와 삼성의 공모 의혹을 제기했다. e메일 내용 중에는 ‘살시도(정씨가 탄 말) 구입 문제로 국내 언론이 취재를 시작해 일이 복잡해졌다. 삼성은 이런 소문은 싹부터 없애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한 내용도 포함됐다.  
 
이때문에 특검팀은 박씨가 계속해서 증인 출석을 거부할 경우 구인까지 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씨가 특검에서 진술한 조서에 대해 이 부회장 측이 증거 채택을 동의하지 않아 박씨의 법정 진술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형사소송법 314조는 증인이 사망하거나 질병에 걸린 경우, 해외에 거주하는 경우 등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에만 검사가 작성한 참고인진술조서를 증거로 쓸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향후 검찰이 진행하는 박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 재판에서도 박씨의 진술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반드시 소재를 찾아 증언대에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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