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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지민이를 바꾼 기업의 힘, 대통령은 아시나요

임미진 산업부 기자

임미진 산업부 기자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를 타는 열두 살 지민이의 등굣길엔 늘 엄마나 도우미 할머니가 함께했다. 지민이 혼자 휠체어 바퀴를 굴려 넘어서기엔 횡단보도 경사로가 너무 가팔라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해서다. 그랬던 지민이가 지난해 11월부터 혼자 등교를 시작했다. ‘토도드라이브’를 선물받으면서다. 토도드라이브는 직원 12명의 벤처기업 ‘토도웍스’가 개발한, 수동 휠체어를 전동처럼 움직이게 도와주는 장치다. <중앙일보 5월 10일자 B9면> 모터로 휠체어 바퀴를 굴려주고 조이스틱으로 방향을 조종할 수 있다. 전동휠체어보다 훨씬 저렴할 뿐 아니라 조작도, 차량으로 옮기기도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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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움직이게 되면서 지민이의 세계는 넓어졌다. 하굣길에 동네 이곳저곳을 기웃거리게 됐다. 혼자 버스를 타는 ‘모험’도 해 봤다. 친구가 받아다 주는 급식을 먹는 게 아니라 스스로 급식을 받으러 가서 “이 반찬은 안 먹을래요”라고 말하는 ‘자유’도 얻었다. 엄마 홍윤희씨는 “지금까지 지민이를 키우며 받은 어떤 도움보다 지민이의 삶을 크게 변화시킨 게 바로 이 제품”이라며 “이런 제품을 개발해 준 회사에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인생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기술 혁신은 대개 기업이 주도한다. 정부가 챙겨야 할 몫이라고 믿는 장애인의 인권조차도 실은 기업이 내놓는 기술로 나아지는 경우가 많다. 차량 전복 사고로 전신이 마비된 이상묵 서울대(지구환경공학부) 교수도 “나를 살린 건 정보기술(IT)”이라고 말한다. 이 교수는 입김으로 컴퓨터 마우스를 작동시키고, 턱과 뺨으로 휠체어를 조종한다. 이 교수는 “IT가 발달할수록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격차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업무 첫날에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건 세간의 우려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세운 공약은 ‘반기업적’이라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 4대 대기업 그룹을 집중 개혁하고, 이명박 정부에서 내린 법인세를 도로 올리고, 일자리 창출도 정부가 앞장서서 하고, 4차 산업혁명도 정부가 위원회를 만들어 이끌겠다고 했다.
 
“정부는 정부의 일을 하고, 기업은 기업의 일을 해야죠.” 턱이 많은 한국형 도로에 적합한 휠체어를 개발하고 있다는 심재신 토도웍스 대표에게 “휠체어 개발보다 정부가 도로의 턱을 없애는 게 더 중요하지 않으냐”고 묻자 심 대표는 이렇게 대답했다.
 
정부가 아무리 나서도 일자리 창출과 기술 혁신은 기업이 제일 잘한다. 정부는 기업들이 활기차게 굴러가도록 멍석을 깔아주면 된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문 대통령이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길, 기업의 역할을 인정하고 기업에 더 많은 힘을 실어주길 기대한다.
 
임미진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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