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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현, 입단 7년 만에 우승 “알파고 사범 덕 봤어요”

첫 우승은 누구에게나 특별하지만, 안국현(25) 8단에게 제22기 GS칼텍스배 우승은 여러 의미에서 더욱 특별하다. 안 8단은 입단 7년5개월 만에 처음으로 결승전에 진출했고, 여세를 몰아 우승까지 했다. 그의 이전 최고 성적은 각종 기전 본선 진출이었다.
 

GS칼텍스배서 김지석 9단 눌러
생각 못한 수 잘 두는 알파고
내 것으로 만드는 공부 많이 해
4국에서 프로 3명 모두 승패 착각
“나도 마지막까지 지는 줄 알았죠”

안 8단이 결승전에서 꺾은 상대는 국내 랭킹 6위인 김지석 9단이다. 국내 랭킹 19위인 안 8단에겐 쉽지 않은 상대였다. 결승전 전까지 둘의 맞대결 전적도 김지석 9단이 5승1패로 크게 앞서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김 9단의 우승을 예상한 사람이 대다수였다.
 
안 8단은 지난 6일 서울 마장로 한국기원에서 열린 결승 5번기 5국에서 김지석 9단을 백 1집 반 차로 꺾고, 3승2패로 정상에 섰다. 우승 상금 7000만원도 거머쥐었고, 한국기원 규정에 따라 6단에서 8단으로 승단했다. 그야말로 겹경사다. 안 8단을 9일 서울 순화동 중앙일보에서 만나 우승 소회와 바둑 이야기를 들어봤다.  
 
GS칼텍스배 결승에서 김지석 9단을 3승2패로 꺾고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안국현 8단. 안 8단은 “우승하고 난 뒤 바둑 욕심이 커졌다. 다음엔 세계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GS칼텍스배 결승에서 김지석 9단을 3승2패로 꺾고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안국현 8단. 안 8단은 “우승하고 난 뒤 바둑 욕심이 커졌다. 다음엔 세계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생애 첫 우승이라 감격이 남달랐을 것 같은데.
“처음엔 얼떨떨했는데, 주변의 축하를 받으면서 서서히 실감이 났다. 특히 아버지가 ‘드디어 소원을 이뤘다’며 좋아하시는 모습에 ‘내가 좀 더 일찍 우승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큰 대회 결승전에 처음 올라 우승까지 했다.
“첫 경험이었는데 많은 걸 배웠다. 전에는 기회만 있으면 동요하지 않고 내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자신감이 있었다. 그런데 큰 승부에서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바둑을 두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가장 힘들었을 때는 언제였나.
“3국을 지고 나서다. 1국을 이기면서 출발이 좋았지만 2·3국을 내리 지면서 흐름이 상대에게 넘어갔다. 더구나 상대의 실력이 객관적으로 나보다 강하기 때문에 ‘이렇게 우승을 놓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 덕분에 평정심을 되찾을 수 있었다.”  
 
시골에 계신 부모님이 응원을 위해 서울까지 오셨다고 들었는데.
“원래는 서울까지 올라오실 계획이 없었던 것 같은데, 내가 3국까지 지니까 응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해 충북 진천에서 올라오셨다. 가족과 함께 밥을 먹고 응원을 받으니 마음이 편해졌다. 분위기 전환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결승전 5국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대국은.
“4국이다. 미세한 바둑이라 계가를 정확히 하지 못했고, 마지막까지 내가 졌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제까지 바둑을 두면서 승패를 예측하지 못하고 계가를 해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은데 이번에 그런 상황이 나왔다. 나중에 알고 보니 김지석 9단도 계가를 정확히 하지 못해 자신이 이겼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GS칼텍스배 결승에서 김지석 9단을 3승2패로 꺾고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안국현 8단. 안 8단은 “우승하고 난 뒤 바둑 욕심이 커졌다. 다음엔 세계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GS칼텍스배 결승에서 김지석 9단을 3승2패로 꺾고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안국현 8단. 안 8단은 “우승하고 난 뒤 바둑 욕심이 커졌다. 다음엔 세계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당시 바둑TV에서 해설하던 양재호 9단이 결과를 반대로 예측해 화제가 됐다.
“아마 두 대국자 표정을 보고 그렇게 판단했던 것 같다. 나는 졌다고 생각해서 표정이 좋지 않았고, 김지석 9단은 이겼다고 생각해서 편안한 얼굴이었다. 세 명의 프로기사가 모두 계가를 착각한 건 손에 꼽을 만한 해프닝이 아닌가 싶다.”  
 
최근 성적이 좋아졌는데 이유가 있나.
“‘알파고’의 바둑을 연구한 게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된 것 같다. 알파고 기보를 보면서 새로운 수법이 가진 의미를 찾기 위해 연구를 많이 했다. 또한 새로운 수법들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공부도 많이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알파고’ 바둑이 도움이 됐나.
“초반 포석이나 대세관 등이 좋아졌다. 또 바둑이 전반적으로 유연해졌다고 느낀다. 알파고는 사람이 생각하지 못하는 수를 많이 둔다. 전에는 고정관념 때문에 생각하지 못했던 수였는데, 알파고 바둑을 공부한 뒤로 많이 두게 됐다.”  
 
앞으로의 목표는 뭔가.
“이번 우승을 계기로 바둑 욕심이 더 생겼다. 세계대회 타이틀을 따고 싶다는 욕심이 전보다 커졌다. 세계대회는 장고 대국이 많아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기 때문에 체력 관리도 열심히 할 계획이다.”  
 
상금은 어디에 쓸 예정인가.
“상금 관리는 부모님이 하기 때문에 생각해본 적 없다. 4강전에 올랐을 때 친한 형이 ‘결승전 치르기 전에 통장 받아 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농담한 적이 있다. 그때가 좋은 기회였는데 놓친 것 같아 아쉽다.”(웃음)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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