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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가 불쑥 튀어나올 것 같은, 이 공간의 정체 뭐지?

유럽출신의 3인조 아티스트 ‘뉴멘/포유즈’의 작품 ‘테이프 서울’의 내부, 3M Scotch Tapes, 2750×1520×700㎝, 2017. 테이프를 활용해 거미가 집을 짓듯이 독특한 구조물을 만들었다. [사진 K현대미술관]

유럽출신의 3인조 아티스트 ‘뉴멘/포유즈’의 작품 ‘테이프 서울’의 내부, 3M Scotch Tapes, 2750×1520×700㎝, 2017. 테이프를 활용해 거미가 집을 짓듯이 독특한 구조물을 만들었다. [사진 K현대미술관]

서울 선릉로 K현대미술관 1층 전시장에 거대하고 독특한 구조물이 등장했다. 언뜻 보면 에일리언의 점액으로 널찍하게 거미줄을 쳐놓은 것 같기도, 이를 연결해 공중에 미로 같은 둥지를 만들어 놓은 것 같기도 하다.
 

K현대미술관 ‘테이프 서울’
유럽 3인조 작가그룹의 설치작품
투명테이프 둘둘 감아 만들어
팝아티스트 임지빈의 조형작품
황금색 풍선 ‘베어브릭’도 선보여

알고 보면 그 재료는 퍽 단순하다. 일상에서 흔히 쓰는 셀로판테이프다. 놀랍게도 그 지탱력이 상당하다. 관람객이 구경만 하는 게 아니라 무정형의 터널 같은 내부 공간에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다.
 
스벤 욘케

스벤 욘케

공간과 재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자극하고 새로운 체험을 안겨주는 이 구조물은 유럽 출신 3인조 작가 그룹 뉴멘/포유즈의 설치작품이다. 설치 도시의 이름을 따 이번 작품의 제목은 ‘테이프 서울(Tape Seoul)’로 붙였다. 테이프 설치는 이들의 다양한 작업 중에도 대표작으로 꼽힌다. 2010년 오스트리아에서 처음 ‘테이프 비엔나’를 선보인 이래 파리, 베를린, 스톡홀름, 도쿄 등에서 테이프 설치작업을 거듭하며 국제적 명성을 더해왔다.
 
이들의 본래 전공은 산업디자인이다. 스벤 욘케, 크리스토프 카즐러, 니콜라 라델코믹 등 뉴멘/포유즈의 세 사람은 각각 크로아티아와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오스트리아에서 같은 대학을 다니며 만났다. 1990년대말 팀을 결성한 이래 공간디자인, 무대디자인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작품 활동을 해왔다. 지극히 평범하고 값싼 소재인 테이프를 작품에 활용하는 아이디어도 이같은 복합적 작업 경험에서 나왔다. “무대 디자인을 하며 한 무용수가 길게 늘어뜨린 테이프를 들고 춤을 추며 움직임을 기록하는 걸 봤어요. 그 후 테이프로 건축물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했지요. 저희는 한 영역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다른 영역으로 전환하는 걸 좋아합니다.” 3인조 가운데 이번에 내한한 스벤 욘케의 설명이다.
 
‘테이프 서울’의 겉모습. 작가 그룹인 ‘뉴멘/포유즈’는 2010년부터 ‘테이프 비엔나’ ‘테이프 파리’ 등 설치 도시의 이름을 딴 작품을 전시해오며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테이프 서울’의 겉모습. 작가 그룹인 ‘뉴멘/포유즈’는 2010년부터 ‘테이프 비엔나’ ‘테이프 파리’ 등 설치 도시의 이름을 딴 작품을 전시해오며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테이프 구조물의 구체적인 제작방법에 대해 그는 “사전 설계나 컴퓨터의 도움은 필요없다”고 말했다. “거미나 다른 동물이 집을 짓는 것과 같은 방법입니다. 링을 고정시키고 테이프를 감다보면 누구라도 지금처럼 만들게 됩니다. 저희가 좀 더 노하우가 있을 따름이죠. 테이프를 더 많이 감을수록 곡선이 완벽해집니다.” 그는 이 독특한 설치작업을 “기존 건축에 기대어 존재하는 건축”이자 “아주 유기적인 건축”이라고도 표현했다. 이번 ‘테이프 서울’은 열 사람이 열흘 간 작업해 완성했다.
 
공간과 재료에 대한 이들의 새로운 접근은 또다른 곳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여름 서울 이태원로에 문을 연 전시장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현재 이들의 개인전을 ‘보이드’(6월 18일까지, 관람료 성인 3000원)라는 제목으로 열고 있다. 플라스틱 구조물, 실, 패브릭, LED조명 등을 재료로 삼아 새로운 공간과 형상을 구현한 작품 세 점을 선보이는 중이다.
임지빈 작가의 작품 ‘EVERYWHERE You Are Not Alone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4m×8m×4m, balloon, 2016.

임지빈 작가의 작품 ‘EVERYWHERE YouAre Not Alone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4m×8m×4m, balloon, 2016.

 
‘테이프 서울’은 K현대미술관의 새로운 기획전 ‘이것은 현대미술관이다: Everyone is an Artist, Everything is Art’의 일환으로 설치됐다. 기획전에서는 팝아티스트 임지빈 작가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1층 로비에 설치된 황금색 풍선 재질의 큼직한 곰 두 마리가 바로 그것이다. 아트토이의 일종인 베어브릭의 생김새를 활용한 조형작품이다. 뒤를 돌아보면 방금 들어온 출입문 위에도 흑백의 베어브릭이 걸려있다.
 
임지빈 작가는 앞서 국내외 곳곳을 다니며 풍선형 베어브릭을 설치, 이를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하는 프로젝트를 ‘에브리웨어(EVERYWHERE)’라는 이름으로 벌여왔다. 전시장에 자리한 사진들이 바로 그같은 기록이다. 이같은 작업에 나선 이유를 작가는 이렇게 설명했다. “개인전을 할 때마다 허무했어요. 아는 사람 말고 일반인은 별로 오지 않아요. 그럼 내가 직접 찾아가 전시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죠.” 이번 기획전은 9월 1일까지 열린다. 관람료 성인 1만2000원.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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