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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환골탈퇴’는 없다

남송(南宋) 때의 승려 혜홍이 쓴 『냉재야화(冷齋夜話)』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고 한다. 북송의 시인 황정견(黃庭堅)이 말한 것을 옮겨놓은 구절이다.
 
“시의 뜻이 끝이 없지만 사람의 재주는 한계가 있다. 한계가 있는 재주로 무궁한 뜻을 좇는다는 것은 도연명이나 두보라도 잘 해낼 수 없다. 뜻을 바꾸지 않고 자기 말로 바꾸는 것을 ‘환골법(換骨法)’이라 하고, 그 뜻을 본받아 묘사하는 것을 ‘탈태법(奪胎法)’이라 한다.”
 
환골이란 원래는 도가(道家)에서 영단(靈丹)을 먹어 보통 사람들의 뼈를 선골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탈태는 시인의 시상(詩想)이 마치 어머니의 태내에 아기가 있는 것처럼 그 태를 자기 것으로 해 시적 경지로 승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여기에서 유래한 환골탈태(換骨奪胎)는 뼈대를 바꾸어 끼고 태를 바꾸어 쓴다는 뜻이다. 요즘은 사람이 전혀 딴사람처럼 되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주로 쓰인다. 즉 어떤 사람이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람직하게 변화할 때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환골탈태를 ‘환골탈퇴’라 쓰는 사람이 적지 않다. “내가 앞으로는 환골탈퇴할게”처럼 일반인의 글은 물론 “‘윤식당’ 철거 후 2호점 오픈…환골탈퇴한 폐가”라는 신문 제목에서도 이런 표현이 눈에 띈다. 아마도 뼈가 이탈할 정도로 열심히 노력해 바뀐다는 것이 연상돼 이런 표기가 나오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무심코 ‘환골탈퇴’라 쓰면 체면이 구길 수 있다. ‘퇴’가 아니라 태아의 ‘태’라고 기억하면 ‘환골탈태’를 ‘환골탈퇴’라 적는 실수를 피할 수 있다.
 
배상복 기자 sb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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