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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출렁이는 환율, 안전벨트 단단히 매야

신관호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신관호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환율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경제변수가 있을까. 사실 경제학자로서 망신을 당하고 싶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환율을 예측하는 것이다. 십중팔구 틀리기 일쑤니까.
 

트럼프 시대 달러강세 예측했지만
정책 불확실성에 예상 밖 약세로
올들어 원화가치 올라 시장 혼란
수시로 바뀌는 환율 움직임 대비를

만약 환율 예측에 자신이 있으면 한가하게 예측만 할 이유가 없다. 환율에 베팅해서 떼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현실에서 거의 없듯이 환율 예측은 어렵다.
 
그런데도 경제학자들이 환율에 대해 가끔 이야기하는 이유는 환율도 다른 경제변수와 마찬가지로 궁극적으로는 경제 펀더멘털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환율이 아무리 변덕을 부리더라도 경제 펀더멘털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다면 장기적인 환율 움직임은 예측 가능할 수도 있다.
 
지금의 상황은 어떠한가. 대부분의 경제학자는 펀더멘털의 변화를 근거로 장차 달러가 강세가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것도 매우 큰 폭으로 말이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미국 연준의 움직임이다. 미국 연준은 올 3월 한차례 정책금리 인상을 한 후 주춤하고 있지만 아직도 올해 안에 두 번 정도 정책금리 인상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금리가 올라가면 높은 금리를 좇아 달러 자산에 돈이 몰린다. 늘어난 달러 수요는 달러 가치를 끌어 올릴 수밖에 없다.
 
둘째 트럼프노믹스에 포함된 대규모 감세 및 인프라 투자 등의 확대 재정정책이다. 미정부의 확대 재정정책은 미국경기를 단기적으로 과열시킬 것이며 금리를 더욱 높여 달러 강세에 공헌한다. 역사상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정부의 확대 재정정책이 대대적으로 함께 이루어진 시기는 볼커가 연준의장이고 레이건이 미국 대통령이던 1980년대초가 대표적이다. 이 때 달러는 유례없는 강세를 보였고 결국은 1985년 플라자 합의를 거치면서 약세로 전환했다.
 
마지막으로 미국 산업을 보호하고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해 제기되고 있는 보복관세다. 관세가 오르는 경우에도 저축과 투자가 변하지 않는다면 의도와 달리 달러 가치를 상승시켜 경상수지가 원래 상태로 되돌아 가기 쉽다. 그 이유는 경상수지가 곧 저축에서 투자를 뺀 값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결국 관세 인상이 그만큼의 달러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는데 그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예상은 달러의 강세를 시사한다. 실제로 이와 같은 기대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달러는 작년말까지 줄곧 강세를 보여 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달러 가치는 주춤하는 반면 원화는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BIS에 따르면 한국은 주요 27개국 중에서 올해 들어 2월까지 자국화폐의 실질가치가 가장 높아졌다. 이와 같이 환율의 움직임이 혼란스러운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과연 계획대로 실행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심이 있기 때문이다. 법인세 인하 계획안 대로 감세가 실행되더라도 이로 인한 정부재정적자를 감수하고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행하기는 만만치 않다.
 
또한 WTO 무역질서 하에서 보복관세를 강행하는 것도 쉽지는 않다. 결국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예측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미 경상수지 흑자를 내고 있는 국가들을 마치 적국처럼 대하며 엄포를 놓고 있는 것도 환율의 움직임을 예측과 다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국가들을 모두 환율조작국으로 간주하며 환율조정을 압박하고 있는데, 한국은 주 타겟 국가 중의 하나다. 2016년 대미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277억달러에 달하고 경상수지 흑자가 GDP 대비 7%를 넘어 원화절상의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는 매우 모순적이다. 즉 실제로 추진하는 정책들은 미달러의 강세를 가져올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오히려 주요 무역상대국에 대해서는 상대방의 화폐를 더욱 절상시키도록 통상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환율에 대한 구두개입도 불사하고 있다. 최근 달러화 강세에 직접적인 우려를 표명해 달러 가치가 급락하기도 했다.
 
결국 미국경제 펀더멘털이 예상대로 변화할 것인가에 대한 불확실성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압박에 영향을 받아가며 달러 가치는 수시로 방향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 출렁이는 환율 움직임에 대비해 안전벨트를 단단히 맬 필요가 있다.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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