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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가의 완벽해보이는 경력, 어떻게 가능했을까

자신만만함으로 화려한 경력을 일궈 온 성악가 손혜수. 다음 달에 한국 첫 독창회를 연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자신만만함으로 화려한 경력을 일궈 온 성악가 손혜수. 다음 달에 한국 첫 독창회를 연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베이스 손혜수(41)의 경력은 좀 재미가 없을 정도다. 고등학생 때 노래를 시작해 1년 반 공부하고 서울대 음대에 합격했다. 재학 중이던 1996년 예술의전당 오페라 무대에 데뷔했고 98년 중앙음악콩쿠르에서 우승해 군 면제를 받았다. 2000년 독일로 건너가 베를린 음대 시험을 봤는데 선망하던 교수가 마침 그를 발탁해 제자로 받았다. 바로 그 해에 독일의 오페라 무대에 데뷔했다. 콩쿠르는 계속 나갔다. 3년동안 유럽에서 도전한 대회 중 대부분에 입상했다. 중앙음악콩쿠르를 포함해 콩쿠르 입상으로 받은 군면제 자격만 네 개일 정도다.
 

'팬텀싱어' 심사위원 베이스 손혜수
"자신감이 원동력"
독일 유학시절부터 오페라 무대에, 16년동안 1000편 출연
다음 달 1일 국내 첫 독창회

지난해 귀국하기 전까지 독일 뉘른베르크·비스바덴 오페라 극장 전속 가수로 16년동안 무대에 섰다. 오페라 1000여 편에서 70여 개 역할을 맡았다. “아이들이 더 크기 전에 한국에 적응하도록 하고 싶어서 귀국을 결정했다”고 했다. 그런데 귀국하자마자 JTBC ‘팬텀싱어’의 심사위원으로 방송에 출연해 대중적 인기도 얻었다.
 
스스로도 “스토리텔링 거리를 만들어야하나 싶을 정도로, 원하는 것은 쉽게 이룬 편”이라고 했다. 성악가들이 꿈꾸는 그의 경력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손혜수는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았기 때문에 행운이 뒤따른 것 같다”고 말했다. 성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부터 그는 음악 듣는 일에 푹 빠졌다. 음악을 좋아하는 일만은 누구보다 자신 있었기 때문에 당당했다. “98년 중앙음악콩쿠르에 나가 결선 진출자들의 노래를 듣다가 내 차례가 왔을 때 ‘자 이제 1등하러 가볼까’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던 기억이 있다. 지금보면 교만한 것 같지만 사실 그만큼 매사에 자신감이 있었다”고 했다.
 
경력을 쌓는 데에는 영리함도 필요했다. “특히 한국 성악가들이 유럽에서 오래 활동하기 위해서는 약점을 잘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대학 시절부터 은사인 이인영 교수가 연기에 초점을 맞춰 가르쳐주셨다”며 “자기 표현에 소극적인 한국 문화를 극복하고 표현력을 업그레이드 해 유럽 무대에서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좋은 소리만 내면 안되고 말의 정확한 뉘앙스를 파악하는 식의 언어 공부가 필요하다. 여기에 시간을 많이 들였다”고 했다.
 
오페라 무대에서는 몸을 아끼지 않았다. 연기를 하다 연골이 찢어지고, 특이한 무대 연출을 따르느라 고소 공포증, 폐소 공포증을 얻었다. 말이 뛰어다니는 무대에서 흔들림 없이 노래해야 하는 오페라 가수를 두고 그는 “몸으로 때우는 고급광대”라고 표현했다. 때문에 서바이벌 오디션 ‘팬텀싱어’는 그가 보기에 끝이 있는 단거리 달리기 쯤이었다. “성악가는 방송의 도움으로 명성을 얻기도 힘들고 행운으로 좋은 무대에 오른 후에도 끝이 보이지 않는 고된 길”이라고 했다. 흠이 없는 듯한 성악가의 경력 뒤에도 굴곡과 그늘은 있었을 터다. 그는 “독일 오페라 극장과 한 계약이 시즌 시작 직전에 파기되기도 하고, 극장에서 나가라고 했던 적도 있었다. 겉으로는 화려해보여도 들여다보면 우여곡절이 있다”고 말했다.
 
남자 성악가 중에도 가장 낮은 음으로 노래하는 손혜수는 JTBC '팬텀싱어'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해 인기를 얻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남자 성악가 중에도 가장 낮은 음으로 노래하는 손혜수는 JTBC '팬텀싱어'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해 인기를 얻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다음 달 1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은 한국 첫 독창회다. 그는 그간 경력을 축약하는 듯 성악가의 정통 레퍼토리를 한 데 담아 프로그램을 짰다. 슈베르트부터 볼프, R.슈트라우스, 라벨, 이베르, 라흐마니노프 등 작곡가들의 예술 가곡만 모아 ‘가곡의 밤’을 꾸린다. 독일어·불어·러시아어를 바꿔가며 불러야 하는 노래들이다. 그는 “‘팬텀싱어’에서 클래식 성악가들의 소리에 대한 대중의 동경심 같은 것을 발견했다”며 “시간은 걸리겠지만 이 관심이 클래식 시장 확대로도 연결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의 앙코르 곡으로는 ‘팬텀싱어’ 심사위원 답게 크로스오버 노래를 부를 계획이라는 귀띔도 했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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