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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 많은 동네는 따로 있다? 부산, 전남, 서울 순

 부산광역시 부산진구에 사는 최명주(65·여)씨는 1976년 결혼 후 지금까지 41년 동안 시어머니(96)를 모시고 살고 있다. 5년 전 시어머니가 치매(장기요양 3급)에 걸려 거동을 잘 못 하게 됐을 땐 눈물도 많이 흘렸다. 1층에 옷 수선가게를 하면서 수시로 2층의 살림집에 오르내리며 시어머니를 살폈다. 
 하지만 시어머니가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모든 문을 잠그는 등 이상 행동은 더 심해졌다. 고민 끝에 치매를 이해하기 위해 요양보호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최 씨는 시어머니를 모시고 자주 목욕탕에 가서 씻기고 항상 깨끗한 옷을 입힌다. 주말마다 휠체어에 시어머니를 태우고 여행도 다닌다. 덕분에 치매 증세가 4급으로 호전됐다. 주변에선 시어머니를 두고 "치매 환자 같지 않다"고 말할 정도라고 한다. 

최근 10년 간 효행상 수상자 283명 분석
부산이 28명으로 1위, 전남 27명 2위

부산에 효자 많은 이유는 산업화 역사와 관련
60~70년대 역군들, 부산 지키며 가족도 보호

여자가 72%로 남자보다 압도적으로 많아
여성 중에서는 며느리가 효행상 다수 수상

올해 어버이날 효행상 중 가장 큰 상인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상하는 부산광역시 최명주씨. 치매 시어머니를 잘 돌보기 위해 요양보호사 자격증까지 땄다. [사진 보건복지부]

올해 어버이날 효행상 중 가장 큰 상인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상하는부산광역시 최명주씨. 치매 시어머니를 잘 돌보기 위해 요양보호사 자격증까지 땄다. [사진 보건복지부]

 이런 사연이 알려지자 주변에서 최 씨를 효자로 추천했다. 그는 8일 45회 어버어날을 맞아 효행자로 선정돼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는다. 이날 국무총리·대통령 표창, 훈·포장을 받는 효행자 29명 중 가장 큰 상이다. 
 대통령 표창을 받는 이금자(71·여)씨도 부산 주민이다. 이 씨는 결혼 후 20년 동안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았다. 칠순이 넘은 지금도 거동이 불편한 101세 어머니의 식사와 일상생활 수발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말 부산에 효자가 많은 걸까. 실제로 2008~2017년 어버이날에 이 같은 효행상을 받은 283명을 지역별로 조사했더니, 부산광역시 주민이 28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효행자 부분 대통령 표창을 받는 부산광역시 이금자씨. 이씨는 45년 동안 노모의 식사와 일상 생활 수발을 해 왔다. [사진 보건복지부]

효행자 부분 대통령 표창을 받는 부산광역시 이금자씨. 이씨는 45년 동안노모의 식사와 일상 생활 수발을 해 왔다. [사진 보건복지부]

 부산 다음으로 효자가 많은 곳은 전남(27명), 서울(23명), 강원(21명), 경남(20명) 순이다. 효행상은 지방자치단체·지방교육청·효운동단체·일반인 등의 추천을 받아 1차로 시·도 심사를 거친 뒤 보건복지부의 전문가 심사위원회에서 정한다. 
 
 부산에 효자가 많은 이유는 역사와 관련이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초의수 신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전 부산복지개발원장)는 "영화 '국제시장'에서 보듯 1960~70년대에 부산이 산업화·도시화되면서 팽창할 때 외지에서 많이 이주했고, 지금도 가족을 지키고 있다"며 "이들 50~70대의 산업화 세대가 영남의 보수적인 전통, 특히 효 문화를 유지하면서 부모 부양에 헌신적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배일화 부산시 노인복지과장은 "효문화지원본부·대한노인회 지부와 같은 민간 차원의 효 운동이 활발한데다 어르신이 타 지역에 비해 많은 편이라 공경심이 많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효행상 수상자를 성별로 나누면 압도적으로 여성이 많다. 최근 10년 효행상 수상자 283명 중 여자가 204명으로 72.1%에 달한다. 남자는 79명에 불과했다. 여자 중에는 며느리가 가장 많다. 올해 수상자 29명 중에서도 며느리가 16명이다. 아들이 5명, 딸이 3명이다. 예년에도 비슷했다. 남자는 일을 해서 돈을 벌고, 살림과 부양은 여자가 최종 책임을 지는 우리네 가정 구조가 반영된 것이다. 
 
 이번에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는 대전광역시의 정근량(59·여)씨도 84년 결혼할 무렵부터 33년 동안 건강이 좋지 않은 시어머니(97)의 병수발을 도맡았다. 국민포장을 받는 백순자(69·강원)씨는 아흔이 넘은 시아버지를 44년간 보살폈고, 15년 전 병상에 누운 시어머니도 간병하고 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백수진 기자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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