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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 모이는 도심 역세권에 살며 달러자산에 분산투자

투자 고수의 저금리 시대 투자법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위원(왼쪽)과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저금리 시대에는 젊을 때 모은 자산으로 노후를 보내는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수익형 부동산과 달러 자산으로 꾸준한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대안을 제시했다. 강정현 기자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위원(왼쪽)과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저금리 시대에는 젊을 때 모은 자산으로 노후를 보내는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수익형 부동산과 달러 자산으로 꾸준한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대안을 제시했다. 강정현 기자

최근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안보위기론, 인구절벽에 따른 경제불황 등 각종 위기설이 쏟아진다. 투자 불확실성이 커진 요즘 주식·부동산 분야 전문가들이 내놓은 책들이 눈길을 끈다. 부동산시장 분석가인 박원갑(52)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부동산 전략을 담은 『박원갑의 부동산 투자원칙』을 냈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이코노미스트인 홍춘욱(48)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인구절벽 가설에 반박하고 저금리 시대 투자법을 쓴 『인구와 투자의 미래』를 펴냈다. 흥미로운 점은 두 사람 모두 10년 전에도 자산시장 전망과 대응책을 담은 책 『10년 후에도 흔들리지 않을 부동산 성공법칙』, 『인구 변화가 부의 지도를 바꾼다』를 각각 냈다. 그렇다면 10년 전 그들이 예측한 대로 시장은 움직였을까. 중앙SUNDAY는 두 전문가의 대담을 통해 경제 위기에 흔들리지 않는 투자법을 소개한다.

"젊을 때 모아 은퇴 후 쓰는 건 옛말
수명 늘어 노후 현금흐름 따져야
월급 나올 때는 아파트에 투자
퇴직 후 다가구로 임대소득 확보"
-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

"58년 개띠가 은퇴 못하는 이유는
공시족 자식들 뒷바라지 때문
위기엔 몸값 오르는 달러자산 매력
환 헤지 없이 미국 리츠에 투자"
-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10년 전 전망과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홍춘욱 팀장(이하 홍) “당시 두 가지를 주장했는데 하나는 맞고, 하나는 틀렸다. 미국의 대표적인 베이비붐 세대가 ‘46년 개띠’ 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은퇴하는 2006년을 정점으로 베이비부머가 가격이 많이 오른 집을 팔면서 부동산시장이 흔들릴 것으로 전망했다. 예측은 맞았다. 한국도 미국처럼 베이비부머 상징인 58년 개띠가 은퇴하는 2018년을 전후로 부동산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예상과 달리 10년이 지난 지금 베이비붐 세대가 가장 활발하게 임대사업을 하고 있다. 그때는 금리가 1% 수준까지 떨어질지 몰랐다. 워낙 금리는 낮고, 주식 투자는 부담스럽기 때문에 노후자금이 부동산으로 쏠리고 있다.”

박원갑 수석위원(이하 박) “심리적인 요인도 크다. 최근에 한 금융사 프라이빗뱅킹(PB) 센터장이 퇴직금으로 상가를 샀다는 얘기를 들었다. 금융전문가인 그조차도 미래가 불안하니 금융자산보다 부동산을 택했다. 더욱이 상당수 베이비부머는 중국주식펀드 등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은 트라우마가 있어서 목돈을 금융상품에 묻는 게 쉽지 않다. 또 요즘 퇴직한 중장년층은 과거와 달리 투자 소득을 늘리면서 활기찬 삶을 추구한다. 이들을 액티브 시니어라고 부른다.”

“액티브 시니어가 나타나면서 50세 이상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기대수명이 늘어난 것도 원인이다. 45세 남성 기준으로 1970년엔 23년 더 살 수 있었다면 요즘엔 35년으로 늘었다. 건강한 노인 인구가 늘면서 은퇴를 늦추고 있는 것이다.”

“노후 설계의 기본 틀인 ‘생애주기가설’은 요즘 인구 변화와 맞지 않는다. 생애주기가설은 노벨경제학자 프랑코 모딜리아니가 1954년 발표한 소비이론으로 젊을 때는 자산을 축적하고 노년엔 자산을 소비한다는 것이다. 30년 전처럼 평균 수명이 60대라면 은퇴 후에도 살아갈 날이 많지 않기 때문에 모아둔 돈을 쓰면서 살 수 있었다. 지금은 오래 살 것에 대비해 월급처럼 꼬박꼬박 돈이 들어오는 임대사업을 선호한다.”

“모딜리아니가 활발하게 활동했던 1960년대는 전후 자본주의 황금기로 금리가 올라가던 시절이었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옛날 이론으로 노후 설계를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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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인구가 급격히 줄어 자산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인구절벽론에 반박하는 건가.
“그렇다. 과거엔 인구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감소하면 한국 경제에 타격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앞서 얘기했던 대로 중장년층이 은퇴를 미루고 있다. 이뿐 아니라 지난해 말 기준 한국에 머무는 외국인 체류자가 200만 명이 넘어섰다. 10년 새 2배 가까이 늘었다. 요즘 상당수 맞벌이 가정에선 조선족 이모님이 집안일을 하거나 자녀를 돌봐 준다.”

“저는 시각이 조금 다르다. 일할 사람이 줄어들면 경제 체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다만 인구절벽이 현실화되는 시점과 강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상당수 투자자는 1993년 일본의 자산 거품이 꺼진 뒤 20년 이상 침체에 빠진 것을 봤기 때문에 두려움이 클 수 있다. 일본의 부동산 거품 붕괴는 역사적으로 희귀한 사건이었다. 반면 핀란드·스위스·스웨덴 등 유럽 국가도 집값이 하락했지만 10년 안에 회복했다. 마치 2~3년 뒤 일본 같은 경제 위기가 닥칠 것처럼 공포감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 대출을 받아 집을 산 뒤 빚에 허덕이는 하우스푸어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던 2012년을 떠올려 봐라. 일부 전문가는 부동산 붕괴의 서막이라고 주장했지만 그때가 투자 타이밍이었다.”

“58년 개띠가 은퇴를 미루는 진짜 속사정은 취직 못하고 있는 아들 때문이다. 인구 감소보다 20·30대 실업률이 높다는 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실업률이 3.7%인데 15~29세 청년 실업률이 9.8%에 이른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3~4년 넘게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고 있다. 일본처럼 제2의 사토리 세대가 나타날 수 있다. 사토리는 깨달음이란 뜻으로 1990년대 장기불황 속에서 자란 20대에서 30대 초반 일본 젊은이들을 가리킨다. 직업을 구하기 어렵고 미래가 불확실하다 보니 욕심 없이 작은 것에 만족하는 청년 세대의 모습을 반영한 신조어다. 가장 큰 문제는 최근 일본 취업률이 높아졌지만 사토리세대 취업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젊은 시절 직장 경험을 쌓아 놓지 못하면 노동 시장에 진입하는 게 쉽지 않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정보통신기술(ICT)이 발전하면서 바뀌고 있는 산업 흐름을 놓치면 코딩 등 디지털 교육을 받은 다음 세대가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다.”
 
저성장·저금리시대 투자 대응책은 뭔가.
“부동산과 금융자산에 대한 이분법적인 투자 방식에서 벗어나 현금흐름에 가치 판단을 둬야 한다. 현금이 잘 나온다면 노후에도 부동산 비중을 늘려도 된다. 특히 산업 단지나 오피스 밀집 지역인 도심을 주목해야 한다. 만약 노후에 공기 좋은 전원 생활을 꿈꾼다면 거주와 투자를 분리하는 게 낫다. 도심의 주택이나 아파트는 세를 주고 시골집에 전세로 사는 것도 방법이다. 임대가 가장 잘 나가는 곳은 젊은이들의 출퇴근이 편리한 도심의 역세권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국은 노동시간도 긴데다 맞벌이 부부가 늘고 있어 도심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세계적으로 대도시와 중소도시의 양극화는 커져 가고 있다. 대도시엔 두 개의 중요한 시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바로 짝을 찾을 수 있는 결혼 시장과 활발한 구직활동이 가능한 노동 시장이다.”

“맞는 얘기다. 부동산에선 새 건물보다 입지(땅)가 더 중요하다. 콘크리트 건물의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감가상각이 되지만 땅은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직장인이라면 직장에서 대중교통으로 1시간 이내 거리→역세권→싼 집 순서로 집을 알아보면 된다. 특히 택시 기사가 잘 아는 아파트를 고르는 게 안전하다. 월급이 나올 때는 환금성이 좋은 아파트를 갖고 있다가 퇴직 후에 팔고 다세대 또는 다가구로 임대사업 하는 것을 권한다.”

“의식주의 기본인 집이 한 채도 없다는 것은 부동산 하락에 베팅하는 것이다. 맞으면 다행이지만 틀리면 몇 배로 힘들 수 있다. 부동산 투자는 초기 투자자본이 많이 필요하다는 게 단점이다. 투자금이 부족하다면 자산배분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야 한다. 국내에선 미국 달러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게 현명하다. 달러 가격이 한국 부동산이나 주식과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쉽게 설명하면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주식을 사기 위해서는 달러를 팔고 원화를 매입하므로 달러값은 떨어진다. 반대로 주식을 팔면 달러값은 오른다.”
 
구체적인 투자 방법을 알려 달라.
“미국 리츠에 환 헤지 없이 투자하면 된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에게 자금을 모아 부동산을 매입·개발한 뒤 수익을 돌려주는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이다. 미국 부동산시장이 2008년 크게 휘청거렸다가 회복돼 당분간 급락할 가능성이 작다. 리츠 투자가 부담이 된다면 미국 채권형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들 상품을 달러로 투자하면 환율 변동에 따른 추가적인 환차익도 얻을 수 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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