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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벤저민 프랭클린의 대화술

벤저민 프랭클린. [중앙포토]

벤저민 프랭클린. [중앙포토]

미국인들이 18세기의 미국인 가운데 좋아하는 위인을 꼽는다면 벤저민 프랭클린을 선택할 것이다. 그는 1757년에 정치생활의 첫걸음을 내디딘 뒤 30여 년 동안 미국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정치가로서 그는 아메리카 식민지의 자치에 대해 영국의 관리들과 토론을 벌였고 독립선언서 작성에도 참여했다. 미국 독립전쟁 당시에는 프랑스의 경제적, 군사적 원조를 얻어 냈다. 또한 영국과의 협상에서 미국 대표로 13개 식민지를 하나의 주권 국가로 승인하는 조약을 맺었다.
 
그가 늘 이렇게 성공적인 협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대화술 덕분이었다. 그의 말하기 특징은 어떤 의미에서 매우 간단했다. 상대방이 말한 것을 전적으로 반대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단정적으로 주장하는 일은 결코 하지 않았다. 특히 ‘꼭’이라든가 ‘틀림없이’ 같은 단정적인 언사는 피했다. 틀린 주장의 경우에는 ‘경우에 따라서는 그의 의견이 바르겠지만 현재의 경우는 아무래도 틀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습관 때문에 프랭클린에게 단정적인 말을 들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어떤 이는 지도자의 태도가 우유부단하거나 주장이 불분명해서는 오히려 위험하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지도자는 자기 주장을 강하게 밀어부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프랭클린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말하는 방법이었다. 똑같은 말이라도 정치적 타협이나 조정을 할 때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자칫 잘못하면 협상은 물 건너가고, 전쟁과 멸망만 남을 뿐이다. 협상을 할 때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그 결과는 실패다.
 
정치는 어쩌면 조율과 타협의 기술이다. 타협은 일방적이 아니라 상호 소통적이다. 그래서 말은 형식이 중요하다. 지혜로운 사람은 말을 통해서 자신의 품위를 드러내고 다른 이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 교만하고 어리석은 사람은 자신의 경솔한 말로 인해서 치욕스런 징계를 당하고, 고통을 겪게 된다. 그러나 겸손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말로써 남을 해롭지 않게 하기 때문에 자신도 해를 입지 않는다. 그만큼 인간의 말은 삶에서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은 늘 선하고 착한 마음으로 말을 한다. 또한 자제력을 지니고 말 한마디에도 심사숙고한다. 지혜로운 자는 말을 할 때에도 슬기롭게 행동하고 분별력을 지닌다. 같은 말이라도 성격이나 특성이 다른 상대에게는 다른 형식의 말을 해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말 속에 존경과 사랑이 담겨 있고 기쁨과 평화를 주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생각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 집중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지니는 것이다. 그래야 진정한 소통이 될 수 있다. 자신만이 옳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욕심과 고집대로만 산다면 소통은 먼 나라 이야기다. 우리나라의 정치 지도자들이 프랭클린의 말버릇을 배웠으면 좋겠다. 
 
 

허영엽 신부
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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