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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비 자동이체 해지합니다.다른 은행 이용하세요”…씨티은행의 ‘고객 밀어내기?’

한국씨티은행 영업점. [중앙포토]

한국씨티은행 영업점. [중앙포토]

 “저희 은행과 약정한 아파트 관리비 자동이체가 해지됩니다. 다른 은행을 이용하십시오.” 
 
앞으로 지방에 거주하는 한국씨티은행 고객 중 상당수는 이러한 통보를 문자메시지나 우편으로 받게 될 전망이다. 씨티은행이 연내에 문을 닫는 영업점 101곳에 관리비 자동이체 약정을 해지토록 지침을 내렸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은행이 주거래고객 확보를 위해 아파트 관리비 자동이체를 어떻게든 유치하려고 애쓴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이를 두고 씨티은행 노조는 “본격적인 고객 밀어내기, ‘디마케팅’이 시작됐다”고 반발하고 있다. 
 
5일 씨티은행 노조가 공개한 은행의 사내 e-메일에 따르면 은행 측은 '클로징(폐점) 영업점의 관리비 자동이체는 약정 해지를 원칙으로 한다'며 '자동이체 중인 개별세대엔 지점에서 안내문을 발송하라'는 처리방안을 지난 2일 각 영업점에 공지했다.  e-메일에서는 또 '특별한 사유가 있거나 관리사무소의 요청으로 이관에 합의한 경우 통합점으로 이관하여 수관점으로 관리. 자동이체 세대 중 골드고객 이상은 담당RM이 별도로 고객 접촉하여 안내"라고 공지했다.  
 
보통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가까운 지점이 있는 은행 한두 곳을 지정해 관리비를 수납한다. 입주민이 해당 은행 지점에 관리비 자동이체를 신청하면 은행 지점이 관리사무소에서 직접 매월 관리비가 얼마인지 리스트를 받아 확인한 뒤 해당 금액만큼을 이체시킨다.  
 
그런데 씨티은행은 오는 7월 7일부터 연말까지 전국 126개 소매금융 영업점(출장소 4곳 포함) 중 101개를 폐점한다는 계획이다. 영업점이 문을 닫으면 은행 입장에서는 관할 지역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정기적으로 찾아가 리스트를 받기가 번거로워진다. 따라서 아예 자동이체를 해지하라는 방침을 정한 것이다. 문 닫는 점포 101곳 중 상당수는 지방영업점이다. 영업점이 1곳뿐인 제주ㆍ경남(창원)ㆍ충남(천안)ㆍ충북(청주)ㆍ울산 지역은 아예 점포가 한 곳도 없게 된다. 
 
씨티은행 노조는 은행의 관리비 자동이체 해지 지시에 반발하고 있다. ‘폐점 점포 고객도 비대면을 활용해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던 은행 측 설명과 달리 은행이 고객을 ‘디마케팅’하고 있다는 게 노조의 해석이다. 김호재 씨티은행 노조 홍보부위원장은 “고객의 선택권을 주지 않고 자동이체를 해지하면 고객 불편은 불가피하다”며 “은행을 먹여 살리는 게 고객인데 그 고객을 일부러 밀어내는 은행 정책에 동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관리비 자동이체를 해지하면 그 고객이 씨티은행을 이용하지 않은 가능성은 커진다”며 “직원들은 고객 한명을 유치하기 위해 애를 쓰는데, 은행은 본분을 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씨티은행 노조가 공개한 사측의 '관리비 자동이체 처리방안' e-메일.

씨티은행 노조가 공개한 사측의 '관리비 자동이체 처리방안' e-메일.

앞서 지난 3월 27일 씨티은행은 대규모 점포 통합을 골자로 하는 ‘차세대 소비자금융 전략’을 발표했다. 급변하는 금융환경과 디지털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통적인 지점 모델에서 벗어나 비대면 채널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씨티은행은 지난달 13일 추가로 낸 보도자료에서 “고객이 굳이 영업점을 방문해서 기다릴 필요 없이, 장소나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마치 영업점에서 상담 받는 것처럼 금융전문가와 상담하고 상품 가입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씨티은행 노조는 “부자들만 상대하고 돈 없는 서민은 찾아오지 말라는 철저한 고객외면 정책”이라며 점포축소 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씨티은행 노조는 지난달 28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조합원(2150명) 94%의 찬성으로 쟁의행위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노조는 오는 8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쟁의조정 교섭이 결렬되면 11일부터 본격적인 투쟁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사측이 지난 4일 밤에 두차례의 추가 교섭을 제안하면서 교섭을 이어가기로 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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