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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말하다] ③ 사교육 고민하는 고3 엄마 이미경씨

 중앙일보ㆍJTBC의 디지털 광장 시민마이크(www.peoplemic.com)가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맞아 대한민국 보통 사람들의 목소리 '시민, 말하다'를 연재합니다. 대선을 계기로 같은 공간에서 살아 가는 동시대인들이 풀어 놓는 내가 바라는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까요. 여기엔 유권자는 물론 예비 유권자, 외국인도 포함됐습니다.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세 번째 주인공은 고3 엄마이자 평범한 전업주부 이미경(43)씨입니다.
  
 
사진=우상조 기자, 멀티미디어 제작 조민아 cho.mina@joongang.co.kr

사진=우상조 기자, 멀티미디어 제작 조민아 cho.mina@joongang.co.kr

 
 드디어 위기가 닥쳤습니다. 
 사교육 없이 아이를 키워보겠다고 결심했는데, 대한민국에선 불가능한 일일까요? 
 
저는 아이 셋을 둔 '고3 엄마'입니다. 올해로 43살입니다. 주변에선 이렇게 말합니다. "아이 셋 키우는데 힘들지 않으냐"고요. 맞습니다. 힘들었지요. 하지만 지금처럼 고민한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러냐고요? 대학입시 때문입니다. 먼저 아이들 소개를 해보겠습니다. 큰 아이 희영. 너무나 든든하지만, 올해 고등학교 3학년입니다. 둘째는 중학교 3학년인 희수, 막내가 초등학교 4학년 희주입니다. 딸 셋을 둔 딸 부자죠. 큰 아이를 시작으로 대입, 고입이 줄줄이입니다.
 
전업 세 아이의 엄마가 되기까지 
 대학을 졸업하고 증권사에 들어갔습니다. 소개팅에서 남편을 만났어요. 자상한 모습에 이끌려 결혼을 했지요. 결혼하고 몇 달 뒤 큰 아이를 임신했습니다. 회사는 다녀야 해 큰 아이는 친정에 맡겼습니다. 회사 탕비실에서 몰래 모유를 받아 냉동실에 넣어두면서 그렇게 1년을 직장맘으로 살았습니다. 지금은 영유아를 받는 어린이집도 많아졌고, 직장어린이집도 많지만, 그때만 해도 그런 시설이 흔치 않았어요. 친정집을 오가며 두 집 살림했지만 역시 육아와 직장을 병행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저는 회사를 떠나 아이 곁으로 왔습니다.
 둘째를 품에 안은 건 2002년의 일이었어요. 둘째도 딸이라고 하니 양가 어르신들이 아쉬워하셨습니다. '집안에 아들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 하셨죠. 내심 서운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셋째는 그리 쉽게 찾아오질 않았어요. 계류유산을 세 번을 하고 병원에서 '불임'이라는 판정까지 받았죠. 다 내려놓자는 마음에 서울에서 성남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이사 온 직후, 임신 3주째인걸 알았습니다. 기적같은 일이었죠.
 
사교육 없는 육아 도전기
"돈 안드는 교육이 좋아요"
아이 셋을 키우면서 처음부터 사교육을 하지 않기로 한 건 아니었어요. 남편 홑벌이로 아이 셋을 학원 보내면서 키우려고 하면 교육비가 만만찮으니 자연스럽게 '냉정한'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학원을 보내기보다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내 아이의 소질은 무엇인지를 찾아주는 것이 부모의 몫이라고 생각했어요. 큰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 때 글쓰기로 상을 받아오는걸 보면서 결심을 굳혔습. 니다. 사실 공부는 '유전자'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해요. 공부할 역량을 갖췄다면 공부를 시켜야하겠죠.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좀 달랐어요. 큰 아이는 글쓰기를 좋아했고, 지금도 기자가 되길 꿈꿔요. 둘째는 연극영화과를 가고 싶어해요. 특목고를 준비 중이고요. 우연히 학생모델 일에 지원을 했는데, 평소엔 수줍음이 많아 노래도 못부르는 아이가 사진촬영을 스스럼없이 하더라고요.둘째가 특목고 진학을 위해 받는 수업은 안양예고 영재원이 유일합니다. 전액 무료지요.
셋째는 시에서 운영하는 소년·소녀 시립합창단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장학금을 받고 있어요· 노래를 잘 하나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오디션을 보는데, 흘러나오는 하와이 민속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이었어요.(웃음) 이 노래에 무슨 춤을 추나 걱정했는데, 자기가 아는 춤을 느리게 맞춰서 소화하더라고요· 아이 셋이 각자 자신이 원하는 목표가 있어요. 그래서 사교육을 안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대입 불안감, 왜 엄마의 몫인가요?"
 평탄히 아이 셋을 키워왔는데 정말 위기입니다. 큰 아이도 요즘 전에 없는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요. 얼마전 대학입시 설명회에 갔었는데, 현재 우리나라 대입을 위한 전형이 800여개에 달한다고 하더라고요. 150만원짜리 대치동 유명 컨설팅 학원을 가면 소위 '간판 있는 대학'에 과를 잘 골라서 들어갈 수 있게 전략을 짜준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동안 사교육 없이 아이를 키워왔는데 이번에는 학원의 힘을 빌려야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대입이 복잡하면 학원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렵지 않나요? 참 소신있게 살기 힘든 나라인 것 같습니다. 대입제도는 과에 따라 반영하는 과목을 분리해놓고, 학교에서는 국어,영어,수학에만 집중하잖아요. 제도와 현실 사이의 거리가 너무 먼 것 같습니다.
 
 아이가 행복한 나라, 꿈꿔요 
이번 선거에서는 저는 '뽑고 싶은 대통령'을 선택하기 보다 '제일 뽑히면 안 되는 사람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한표를 행사하려 합니다. 누가 당선이 되든, 국민들이 자신을 100% 지지해서 선출했다고 생각해선 안될 것 같아요. 제발 이번에는 아이들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주려고 노력하는 대통령이 뽑혔으면 좋겠습니다. 
 내년엔 저도 다시 일터로 복귀하려 합니다. 아이들을 보면 내가 '희생하면서 살았구나' 생각도 들기도 해 내 일을 찾고 싶어졌습니다. 그런데 벌써부터 40대 중반인 내가 50대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불안한 마음도 들어요. 이런 걱정이 부질없는 생각이 되는 나라, 기대해도 될까요.
시민마이크 특별취재팀 peoplemic@peoplem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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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