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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세상이 온통 미쳐버리면

세상이 온통 미쳐버리면  
-셸 실버스타인(1932~99)
  
(…)
세상이 온통 미쳐버리면 무엇을 입을까
초콜릿의 양복에 슈크림의 넥타이
(…) 
세상이 온통 미쳐버리면 무엇을 하나
바다 위를 걷고 신발로 수영을 하지
땅 속을 날고 하늘을 달린다
목욕탕을 뛰어내려 계단에서 샤워하고
사람을 만나면 “굿바이”
작별할 때면 “안녕하세요”
위대한 사람은 바보 멍청이
그러니까 내가 왕이지 세상이 온통 미쳐버린다면  
 
 
셸 실버스타인은 어린이와 어른을 위한 작가이자 시인·화가·음악가 등 멀티 예술가다. 이 시는 진부한 세상에 반란하는 한 어린아이의 찬란한 망상을 반어의 언어로 그리고 있다. “세상이 온통 미쳐버린다면 나는 왕이 되고…”라는 한 아이의 통쾌한 풍자의 불타는 리비도는 지루한 세상을 지배하는 익숙한 행위들을 모두 뒤집어놓는다. 재미가 의미를 구원하는 순간이다. 아이들은 쾌락원칙에 살고 어른은 현실원칙에 산다. 아이들의 쾌락원칙을 빼앗아 가두면 위험해지는 건 우리 사회다. 생각과는 달리 프로이트는 아이들의 쾌락원칙은 긴장을 풀어주고 세상의 도덕성을 정립시킨다고 말한다. 아이들을 놀게 풀어주자.  
 
<김승희·시인·서강대 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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