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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도심 야경 보며 번지점프·노을 진 해변서 꼬치 한입 … 싱가포르, 밤이 더 뜨겁다

싱가포르는 밤이 즐거운 도시다. 바에 모인 현지인과 여행객들. [유지연 기자]

싱가포르는 밤이 즐거운 도시다. 바에 모인 현지인과 여행객들. [유지연 기자]

한 시간을 10시간처럼 즐겨야 하는 여행객에겐 밤도 금쪽같다. 마침 그곳이 나이트 라이프를 즐기기 제격인 도시라면 당장 호텔 방을 박차고 나와야 한다. 싱가포르가 바로 그렇다. 밤의 싱가포르는 낮의 싱가포르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
 
낮의 싱가포르가 어딜 가나 깨끗하고 완벽하게 세팅 된 테마파크 같다면 밤의 싱가포르는 비즈니스맨이 슬쩍 넥타이를 풀고 즐기는 편안한 술집 같다. 당신이 아는 싱가포르는 잊어라. 싱가포르의 진짜 밤을 즐기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밤만 되면 사람들이 눕는 거대한 식물원. 싱가포르의 초대형 정원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얘기다. 2012년 6월 마리나 베이에 문을 연 이 식물원은 100만㎡에 이른다. 가장 눈에 띄는 볼거리는 멀리서 보면 큰 나무 같지만 가까이서 보면 16층 건물 높이의 수직 정원인 ‘수퍼 트리’다. 해 질 무렵이면 사람들이 이 수퍼 트리 밑에 누워 있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매일 오후 7시45분과 8시45분 두 차례 음악과 어우러지는 환상적인 레이저 쇼 ‘가든 랩소디 쇼’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15분 동안 마치 별빛이 쏟아져 내리는 것 같은 초현실적인 레이저 쇼가 펼쳐진다.
 
바닷바람 맞으며 먹는 칠리크랩
 
어스름이 깔리는 오후 4~5시쯤 열어 오전 1~2시까지 영업하는 ‘호커센터’는 푸드코트의 다른 이름이다. 곳곳에 있는데 노천에 의자와 테이블을 두고 양옆으로 식당들이 쭉 도열한 형태는 어디나 비슷하다. 간이 테이블이지만 음식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다. 여행자는 물론 현지인이 찾는 싱가포르의 소울 푸드를 판다.
 
호커센터에서 맛볼 수 있는 치킨 라이스와 볶음 국수. [사진 싱가포르관광청]

호커센터에서 맛볼 수 있는 치킨 라이스와 볶음 국수.[사진 싱가포르관광청]

호커센터 중에서는 특히 마리나 베이 근처 ‘마칸수트라 글루턴스 베이’를 추천한다. 700여 곳이나 되는 호커센터를 다루는 맛집 가이드북 『마칸수트라』가 선정한 최고의 호커(노점) 10곳이 모여 있다. 싱가포르 명물인 칠리크랩과 각종 꼬치(사테이)요리가 유명하다. 하지만 이곳의 관전 포인트는 따로 있다. 해변 고층 빌딩숲이 만들어 내는 밤 풍경이 여느 전망 좋은 고층의 고급 레스토랑 못지않다.
 
싱가포르의 새로운 명물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수퍼 트리. [사진 싱가포르관광청]

싱가포르의 새로운 명물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수퍼 트리.[사진 싱가포르관광청]

싱가포르의 대표적 번화가인 클라크키 주변을 거닐 때면 항상 목격하는 장면이 있다. 두세 명의 사람이 원통형 놀이기구에 탄 채 하늘을 나는 모습이다. 농담이 아니다. 싱가포르 클라크키의 명물인 번지점프, ‘지-맥스 리버스 번지’ 얘기다. 번지점프는 허리나 발에 끈을 묶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지-맥스 리버스 번지는 땅 위에서 출발해 시속 120㎞로 무려 60m 높이까지 솟아오른다.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일종의 ‘번지 스윙’이다. 절벽도 강변도 아닌 도심지에서의 번지점프가 무슨 재미냐 싶겠지만 대낮같이 환한 클라크키의 밤을 하늘에서 만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암호를 대시오” 이색 바(bar) 탐방
 
싱가포르 중심가 오차드 거리에서 자동차로 15분 정도 떨어진 홀랜드 빌리지는 싱가포르의 ‘이태원’ 같은 곳이다. 외국인 비율이 높은 지역으로 멋스러운 카페와 노천 술집들이 포진해 있다.
 
특히 어스름 밤기운이 깔리면 홀랜드 빌리지 중심가인 로르 맘봉(Lor Mambong) 거리가 거대한 노천 술집으로 변한다. 차량을 통제해 수십m의 거리가 온통 테이블과 의자로 가득 찬다. 거리 술집 특유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즐길 수 있어 늘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더 라이브러리 바(bar)’로 들어가는 입구. 영화 ‘킹스맨’의 아지트처럼 보인다. [사진 싱가포르관광청]

‘더 라이브러리 바(bar)’로 들어가는 입구. 영화 ‘킹스맨’의 아지트처럼 보인다.[사진 싱가포르관광청]

케옹색 로드에 위치한 ‘더 라이브러리’는 비밀주의를 표방하는 바(bar)다. 초행자라면 입구를 찾는 것조차 어렵다. 바의 입구가 다른 상점 안에 있고 비밀의 문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더 라이브러리가 문을 연 이래 입구 쪽 상점은 계속 바뀌고 있다. 처음에 작은 서점이었다가 다음에는 주얼리숍, 그 다음엔 이발소였다. 현재는 테일러숍(양복점)이 입구에 자리하고 있다. 입구를 찾은 다음에도 난관이 있다. 입구 직원이 다짜고짜 ‘암호를 대시오’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당황할 것 없다. 재빨리 스마트폰을 열어 더 라이브러리 페이스북에서 암호를 확인하면 된다. ‘은밀함’을 무기로 내세운 바답게 내부는 어둑하다. 젊은이들의 감성에 맞는 트렌디한 칵테일을 낸다. 
 
싱가포르=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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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