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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의약품 오인" vs "소비자에 더 유용"...기능성 화장품 표시놓고 정부, 의사단체 충돌

"소비자에게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기능성 화장품 산업도 육성하기 위해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칫 의약품으로 오인할 수도 있고, 치료시기를 놓쳐 질병이 악화될 우려도 있다. "(대한피부과학회 등)
 
화장품 업체들은 피부 톤 개선·잡티 제거·피부 재생 등 다양한 기능을 앞세워 제품 광고를 한다. 그 중 기능성 화장품으로 인정되는 품목은 미백·주름 개선·자외선 차단 제품 3종뿐이지만 이달 30일부터는 탈모·아토피·여드름 개선 등이 포함돼 10종으로 늘어난다. [중앙포토] 

화장품 업체들은 피부 톤 개선·잡티 제거·피부 재생 등 다양한 기능을 앞세워 제품 광고를 한다. 그 중 기능성 화장품으로 인정되는 품목은 미백·주름 개선·자외선 차단 제품 3종뿐이지만 이달 30일부터는탈모·아토피·여드름 개선 등이 포함돼 10종으로 늘어난다. [중앙포토]

 
 이달 말부터 시행되는 화장품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주로 피부과의사 등이 개정안에 강하게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문제가 된 개정안은 식약처의 인증을 받은 기능성 화장품에 한해 포장이나 광고에 질병 이름을 표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토피성 피부를 위한''탈모 증상을 완화하는' 같은 표현을 넣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동안은 의약품이 아니면 쓸 수 없었던 표현들이다.  
 
 또 기능성 화장품의 종류도 기존 3종(미백ㆍ주름 개선ㆍ자외선 차단)에서 10종으로 넓혔다. 염모ㆍ탈색과 탈염ㆍ제모ㆍ탈모 완화ㆍ여드름성 피부 완화ㆍ아토피성 피부 보습ㆍ튼살 붉은 선 완화 등 7종이 추가됐다.  
 
 이에 대해 대한피부과학회ㆍ대한피부과의사회 등 6개 단체가 시행규칙 개정안의 부당성을 밝히기 위해 4일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신청했다. 시행규칙 개정과 관련한 의견 조회 절차에서 피부과 전문의 등 의료인들이 문제점을 반복적으로 지적했지만 식약처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한피부과학회 최지호 회장은 “소비자들이 질병 이름을 표시한 화장품을 의약품으로 오인하면 치료시기를 놓쳐 질병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고 더 많은 치료비를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아토피ㆍ여드름ㆍ탈모는 외모에 영향을 주는 만성적인 질환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광고에 쉽게 현혹되고 화장품의 기능을 과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최 회장은 “의약품으로 잘못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와 질병에 관한 표현을 화장품법에서 금지하고 있는데, 식약처가 모법을 어긴 시행규칙을 강행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화장품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시행되면 기능성 화장품 제조·판매 과정에서 아토피·여드름 등의 피부과 질병 이름을 표시하고 광고할 수 있다. 화장품 업계는 기능성 화장품 시장이 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중앙포토] 

화장품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시행되면 기능성 화장품 제조·판매 과정에서 아토피·여드름 등의 피부과 질병 이름을 표시하고 광고할 수 있다. 화장품 업계는 기능성 화장품 시장이 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중앙포토]

 
 반면 정부는 소비자들의 필요를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식약처의 권오상 화장품정책과장은 “다양한 기능성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데 그간 기능을 증명할 명확한 기준이 없었다”며 서 “화장품과 의약품을 혼동하는 부작용보다는 본인에게 적합한 화장품을 믿고 고를 수 있는 순기능이 더 클 것”이라고 반박했다. 
 
 보완책을 두고도 입장이 서로 엇갈린다. 식약처 권과장은 "의약품으로 오인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질병의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의약품이 아님’이라는 주의문구를 추가로 기재하도록 하는 내용도 입법예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방순 피부과의사회장은 “이미 광고에 현혹된 소비자들이 조그맣게 기재된 주의문구를 다 읽어보겠느냐”며 “원칙에 벗어난 시행규칙을 마련해놓고 보완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의사들이 질병 이름은 넣지 말고 ‘피부 보습에 도움이 되는’ 등의 표현으로 풀어 쓰자고 대안까지 제시했는데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식약처는 질병 이름을 명시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제한할수록 ‘아기들이 잠을 푹 잘 수 있게 하는’, ‘피부 장벽 개선을 위한’ 등의 우회적인 표현이 등장해 오히려 혼란을 준다”며 “효과가 인정되는 제품에 한해서만 허용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화장품 업계는 일단 시행규칙 개정안을 반기는 분위기다. 화장품전문점협회 오홍근 부회장은 “그동안 공식적인 표시ㆍ광고 기준은 매우 엄격했지만 관련 기능을 문의하는 소비자들이 많아 ‘여드름에 좋은 제품’을 모아서 진열하는 방식으로 판매해왔다”며 “식약처 인증을 받은 다양한 기능성 화장품이 나오면 보다 정확한 상담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소비자 단체들은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소비자문제연구소 백병성 소장은 “예방ㆍ치료의 기능은 없다는 안내를 받더라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일 쓰는 화장품을 통해 증상을 고칠 수 있다는 기대를 할 수밖에 없다”며 “의사의 처방 없이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오남용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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