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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북·중 관계…수출화물 검색강화에 상호 비난전, 국제 여론전까지

북·중 관계의 균열이 심상치 않다.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중국의 제재와 압박이 강화되면서 북한의 반발도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4월 말 일사분란하게 대북 행동에 나섰다. 왕이(王毅) 외교부장, 푸잉(傅瑩) 전인대 외사위주임 등이 참석한 수 차례 북핵 대책 회의에서 대북 압박 수위와 대화 분위기 조성을 동시에 강화한다는 ‘이중 강화(雙加强)’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 [사진 중앙포토]

왕이 중국 외교부장 [사진 중앙포토]

 
왕이 부장은 28일 유엔 안보리 북핵 장관급 회담에서 제재와 대화 동시 강화론을 제기했다. 푸잉 주임은 3일 브루킹스연구소에 기고한 전략 보고서를 통해 “강대국은 영향력이 큰 대신 행동에 책임을 져야하며, 약소국은 강대국 압력에 저항할 수 있지만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미국과 북한에 이중 메시지를 보냈다.
 
압박 행동도 시작됐다. 대북 수출 화물 검사 방식을 기존 선택검사에서 전수검사로 전환했다. 단둥(丹東) 해관(세관)은 지난 주 북한행 수출화물에 대해 검수 인원은 늘리지 않은 채 기존 선택검사 방식에서 전수검사로 변경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4일 보도했다. 방송은 “인원부족과 기술적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전수검사로 바꾼 것은 작심하고 무역제재의 강도를 높인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수 검사를 하더라도 중국 화물차들은 화위안(花園) 물류센터에서 하루 전에 검사를 하면 되지만 당일 오전에 들어와 화물을 싣고 오후에 들어가야 하는 북한 화물트럭들은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방송은 평가했다. 북·중 무역업자들은 선택검사 당시에는 적발당할 경우 고액의 벌금에도 불구하고 북한 무역 업자의 요구로 미신고 물건을 몰래 실어왔지만 전수검사로 이같은 관행은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단동 세관 앞 모습[중앙 포토]

중국 단동 세관 앞 모습[중앙 포토]

 
북한은 강하게 반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3일 처음으로 ‘중국’ ‘인민일보’ ‘환구시보’ 등 중국을 직접 지칭하는 비난 논평을 싣고 “엄중한 후과에 대해 심사숙고하라”고 경고했다. 조중통은 중국이 대북 석탄수입을 중지한 2월과 지난달 21에도 중국을 비난하는 논평을 실었으나 ‘이웃 나라’라며 중국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김철 명의로 발표된 이날 논평은 “강도 높은 경제제재는 물론 군사적 개입까지도 불사하겠다”는 중국의 주장에 “저들(중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우리 조선의 전략적 이익은 물론 존엄과 생존권까지도 마땅히 희생되여야 한다는 극히 오만한 대국주의적 논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이어 “북·중관계의 ‘붉은 선’은 그 어떤 경우에도 상대방의 존엄과 이익·자주권을 침해하지 않는 것”이라며 “우리에게 있어서 핵은 존엄과 힘의 절대적 상징이자 최고이익”이라며 핵포기 불가론을 재천명했다.
 
중국도 즉각 맞대응에 나섰다. 환구시보 후시진(胡錫進) 총편집은 4일 필명인 산런핑(單仁平) 명의의 칼럼을 통해 “북·중 관계의 주도권은 의심할 바 없이 중국의 손안에 있다”며 “중국을 비난하는 몇 편의 글이 북·중관계에 내재한 논리에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이어 “중국은 평양의 사유방식을 충분히 이해하며 북핵문제 해결이 쉽지 않음을 우리는 크게 이해한다”며 북한을 달래기도 했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북한이 중국의 쇼비니즘(배타적 애국주의)를 호되게 비판했다”며 “평양이 핵 포기를 요구한 베이징에 반격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의 압박과 대화의 이중 강화는 계속 이어질 양상이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일 유엔에서 미국과 대북 추가제재안 논의 여부에 대해 “유엔안보리 북핵 장관급 회의에서 다수 성원이 모두 한편으로 핵 비확산 강화, 다른 한편으로 화해와 대화 촉구 강화를 희망했다”며 왕이 부장의 주장을 다시 언급했다.
국제 여론 몰이도 시작했다. 지난 26일 왕이 부장은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교부장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이중임시중지(雙暫停·북한 핵·미사일 실험, 한·미 군사훈련 중지) 제안에 독일이 이해와 지지를 표시한데 대해 중국은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3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의장국인 필리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아세안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는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자신의 템포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며 “북·중 관계는 시진핑·김정은 취임 이후 줄곧 좋지 않았던 만큼 더 이상의 악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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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