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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24시] 홍준표의 입담페북 "무기는 이것뿐!"

“대구는? 대전은?”
“홍 26, 문 19, 안 8….”
“음 좋아.”
 
3일 오전 8시20분 서울 송파구 잠실동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자택. 살짝 열린 문틈으로 홍 후보와 비서 간 대화가 흘러나왔다. 홍 후보가 구글트렌드 수치를 보고받는 중이었다. 홍 후보는 유세 때마다 “여론조사와 숫자를 믿지 않는다”고 말해 왔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았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3일 차 안에서 휴대폰을 바라보고 있다. 백민경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3일 차 안에서 휴대폰을 바라보고 있다. 백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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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택 앞에서 기자와 만난 홍 후보의 표정은 밝았다. 2박3일 영남·강원 유세를 떠나며 그는 “내가 가난하게 살아 밥을 먹어야 힘이 난다. (아침은) 탈 날까봐 간단하게 먹었다”고 말했다. 선거운동 기간 중 체력 관리법을 물었더니 “아침 5시에 일어나 30분씩 운동한다. 벤치프레스를 30개 정도 천천히 한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 자택 거실 한편엔 러닝머신과 벤치프레스, 실내자전거가 놓여 있었다. 유세로 지친 목을 관리하는 비법으로는 살구씨 기름을 추천했다. 실제 유세 후엔 살구씨 기름부터 찾았다.
 
그는 승합차에 올라타며 “‘깜깜이(여론조사공표금지)’ 기간인데 더 좋다. 구글트렌드에서는 내가 1위로 올라섰다더라”고 했다. 그러곤 휴대전화를 꺼내 뭔가를 쓰기 시작했다. 잠시 후 홍 후보의 페이스북에 ‘미국의 지난 대선을 정확히 맞힌 지난 24시간 구글 빅데이터를 보면 (중략) 이제 역전했다. 힘을 내 투표로 연결시켜 반드시 역전하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홍 후보는 휴대전화를 흔들며 “내 무기는 이거 하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날 밤 있었던 TV토론회를 화제에 올리자 그는 “나는 할 말을 다 해서 시원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잠시 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인터넷에서 유승민 후보가 안 됐다고 하던데 내가 너무 심했는가”라고 묻기도 했다. 그러면서 “유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에다 비례대표로 당선되지 않았나. 정치를 그만뒀으면 모를까 탄핵에 앞장선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부처님오신날인 3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왼쪽)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에서 합장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부처님오신날인 3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왼쪽)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에서 합장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오전 10시 서울 종로 조계사를 찾은 홍 후보에게 지지자들이 손을 내밀었다. 20대로 보이는 청년도 사인과 악수를 청했다. 그는 “이제 20대들도 내를 좋아하는가”라고 했다. 경호원을 제치고 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꼭 신경 써 달라”며 자료를 내밀었다. 손편지도 전달됐다. 잠시 후 카페에 자리한 홍 후보는 자료와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이제 가야 한다”는 보좌진의 목소리가 들리자 그는 막 나온 커피를 한 모금에 털어넣고는 일어섰다.
 
 홍 후보는 이날 열린 봉축법요식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나란히 앉았다. 옆자리 문 후보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TV 카메라에 잡혔다. 홍 후보는 기자에게 “문 후보가 ‘종교가 불교냐’고 물어봐서 ‘기독교’라고 대답했다. 내가 어릴 때 홍역에 걸렸는데 어머니가 나를 담요로 싸 가지고 절에 갖다 놓고 밤새 울며 기도를 했다. 내가 아직 살아 있으니 불교와도 인연이 있다”고 말했다.
비행기 안에서 페이스북으로 유세하는 홍준표 후보. 홍 후보는 "여론조사와 언론이 좌파에게 유리한 구도를 만들어주는 지금 유일한 무기는 '페이스북'"이라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비행기 안에서 페이스북으로 유세하는 홍준표 후보. 홍 후보는 "여론조사와 언론이 좌파에게 유리한 구도를 만들어주는 지금 유일한 무기는 '페이스북'"이라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김해행 비행기를 탄 홍 후보에게 ‘돼지흥분제’ 얘기를 꺼내자 그는 몸을 앞으로 쑥 기울이고 기자를 바라봤다. 그러곤 “나는 사실 문학도다. 책 읽는 걸 참 좋아하고 책도 5권이나 썼다. (돼지흥분제로 논란이 됐던) 자서전 『나 돌아가고 싶다』는 내가 여러 번 밝혔듯 반성문으로 썼다. 한번에 쭉 써 내려가서 고칠 것도 없었다”고 했다. 이어 “우리 때는 여자랑 손잡으면 결혼하던 시절이었다. 친구가 헛짓 하는 걸 못 말렸다고 성범죄 모의라고 밀어붙이느냐”고 했다. 그는 “내 글에는 형용사가 없다. 있는 대로 살아왔다. 나같이 가진 게 없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그건 정말 기적”이라고도 했다.
3일 부산 BIFF, 광장을 찾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 송봉근 기자

3일 부산 BIFF, 광장을 찾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 송봉근 기자

3일 부산 유세를 마치고 창문을 열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백민경 기자

3일 부산 유세를 마치고 창문을 열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백민경 기자

 홍 후보는 이날 오후 5시 부산 중구 BIFF 광장을 찾았다. 경찰 추산으로 3만 명이 모였다. 몰려든 인파에 신이 났는지 “부산시민들 모인 거 보니까 한 60%는 지지해 주겠다. 그렇죠?”라며 “부산시민들이 화끈하게 지원해 주면 내가 해양특별시를 약속하겠다”고 했다. 유세를 마치고 올라탄 차에서 그는 “그동안 억눌렸던 보수가 폭발하니까 이렇게 디비지는기다(뒤집어지는거다). 내가 97년도부터 대선을 다녔는데 이런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무너진 당을 안고 이렇게 온 건 기적”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창문을 내려 멀어지는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서울·부산·대구=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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