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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24시]문재인의 '피멍'이 든 손…"손 아픈게 대수입니까?"

 2일 오후 4시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자택에 부인 김정숙씨가 탄 차가 멈췄다. 외부 일정을 마치고 온 김씨는 허겁지겁 집 안으로 들어가 문 후보의 저녁상을 차렸다.
 
3시간 정도 지난 뒤 문 후보가 나왔다. 마지막 TV토론을 하러 나가는 문 후보 등 뒤로 “잘 다녀오세요”라는 김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문 후보가 기자를 보자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그의 손은 울긋불긋할 정도로 피멍 자국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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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왜 이런가.
“예, 뭐…. 멍들고 했는데 괜찮아요.”
 
손을 좀 보자고 했더니 그는 웃으며 와이셔츠 소매를 올려 손목과 팔뚝까지 양손을 번갈아 보여줬다. 군데군데 붉은 자국이 보였다. 문 후보를 그림자 수행하는 김경수 의원은 “유세장에서 하루에도 수백 명과 악수하면서 손을 꼭 잡아서 생긴 ‘훈장’”이라고 설명했다. 문 후보는 쓰고 있던 안경을 벗어 ‘호, 호’ 입김을 불어 닦아 가며 기자의 질문에 답했다.
 
이젠 유세 현장에서 악수하는 게 힘들겠다.
“고맙지요. 고맙지요. 손 아픈 게 대수겠습니까. 고맙기만 하죠.”
대선이 얼마 안 남았는데….
“허허허. 아직도 절박하고요, 아직도 안심할 단계가 아니고요. 끝까지 겸허하게 열심히 해야죠.”
 
문 후보는 주변에 “유세장에서 제일 세게 내 손을 붙잡아 준 곳이 목포였다”고 말했다고 한다.
 
문 후보는 밝은 표정으로 회색 카니발 승용차에 올라타 토론회장으로 떠났다.  
1일 경기도 의정부 유세에 참석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땀을 닦고 있다. 땀을 닦는 왼손 등에 붉은 멍 자국이 보인다. [사진 민주당]

1일 경기도 의정부 유세에 참석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땀을 닦고 있다. 땀을 닦는 왼손 등에 붉은 멍 자국이 보인다. [사진 민주당]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지자들은 문 후보의 오른손등에 피멍이 든 사진을 공유하며 "악수 자제해달라""눈물이 난다""하이파이브도 안된다"고 말한다. [사진 문재인 후보 팬클럽]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지자들은 문 후보의 오른손등에 피멍이 든 사진을 공유하며 "악수 자제해달라""눈물이 난다""하이파이브도 안된다"고 말한다. [사진 문재인 후보 팬클럽]

3일 오후 경남 마산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유세 연설에 나서고 있다. 연설 자료를 넘기는 문 후보의 왼손 등에 붉은 멍 자국이 남아 있다. [사진 민주당]

3일 오후 경남 마산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유세 연설에 나서고 있다. 연설 자료를 넘기는 문 후보의 왼손 등에 붉은 멍 자국이 남아 있다. [사진 민주당]

 
 오후7시30분 서울 MBC 스튜디오. 대기실에서 분장을 마친 문 후보는 화장실에 먼저 들렀다. 공교롭게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도 뒤이어 화장실에 들어갔다. 화장실에선 두 사람이 ‘하하하’ 하고 크게 웃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이날 마지막 TV토론을 마치고 나온 뒤 문 후보의 표정은 개운치 못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의 설전이 우리 정치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국민들께 민망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토론장 밖에선 문 후보의 응원단이 ‘문재인’, ‘엄지척’을 연호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어두웠던 문 후보의 표정이 밝아졌다. 문 후보는 응원단이 손에 들고 있는 ‘투대문’이라는 응원 카드를 유심히 쳐다봤다. 투대문은 ‘투표해야 대통령은 문재인’이라는 뜻이다.  
 
석가탄신일인 3일 오전 문 후보는 첫 일정을 BBS 불교방송 대선 연설로 시작했다. 그는 연설에서  “군 제대 이후 해남 대흥사에서 풍경(風磬) 소리와 불경 소리를 들으면서 사법고시를 준비했다”며 “대흥사에서 제 인생의 가르침인 ‘신해행증’(信解行證ㆍ부처의 가르침을 믿고 이해하고 실천하고 완성한다)을 얻었다”고 말했다.
석가탄신일을 맞아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찾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차량에서 내린뒤 지지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위문희 기자

석가탄신일을 맞아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찾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차량에서 내린뒤 지지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위문희 기자

서울 조계사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지자를 안고 있다. 위문희 기자

서울 조계사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지자를 안고 있다. 위문희 기자

 
오전 10시 문 후보는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 참석했다. 법요식이 끝난 뒤 서울 여의도 당사로 이동하면서는 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비공식 회동’했다. 대선 종반에 당의 투톱이 회동한 장소는 문 후보의 카니발 차량 안이었다. 추 대표는 미리 행사장을 빠져나가 차량 안에서 문 후보를 기다렸다. 당 관계자는 “막판 선거 판세와 전략을 서로 의논하기 위해 시간을 쪼개 차량에서 이야기를 나눈 것”이라고 전했다.
3일 오전 서울 조계사 봉축법요식에 참석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자신의 차량에서 추미애 당대표와 만나 함께 이동하려 하고 있다. 위문희 기자

3일 오전 서울 조계사 봉축법요식에 참석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자신의 차량에서 추미애 당대표와 만나 함께 이동하려 하고 있다. 위문희 기자

 
여의도 당사로 이동한 문 후보는 4~5일 실시되는 사전투표 독려 캠페인을 벌였다. 그는 마이크를 잡고 “제가 지난 대선 때는 투표율 77% 넘으면 뭐 한다 그랬죠? 말춤 춘다고 그랬는데, 이번에 사전투표율 25% 넘으면 홍대 거리에서 여러분들과 프리 허그 한번 할까요? 네!”라고 했다.
 
캠페인이 진행되는 동안 그의 ‘이동 사무실’인 차량 안을 둘러봤다. 차 안에는 발을 올려놓는 흰색 상자, 탈모 방지용 비타민과 껌, 김 여사가 챙겨준 목을 보호하는 차(茶)를 담은 보온병이 보였다. 문 후보를 기다리며 한 참모에게 전날 ‘투대문’이라는 문구를 유심히 살펴본 이유를 물었다. 그는 “문 후보가 ‘투대문’은 물론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이란 말까지 다 알고 있다. 은근히 다 (스마트폰으로) 찾아보시는 것 같다”고 답했다.
 
캠페인이 끝나자마자 그는 김포공항으로 이동했다. 경남 유세를 위해서였다. 문 후보는 출발 시간 15분 전 공항에 도착했다. 차가 멈춰 섰는데도 문 후보는 한동안 차 안에서 내리지 않고 연설문을 고쳤다. 차량에서 먼저 내린 김경수 의원이 기자에게 ”메시지 팀에서 각 지역 선대위와 긴밀하게 협의를 해서 1차로 유세문을 올려드리면 후보님이 전날 밤까지 꼼꼼히 손을 다 본다“며 ”이동하는 차량 안에서도 막판까지 스스로 고치고 지우고 고치신다”고 설명했다.  
차에서 내린 그와 다시 짧은 문답을 나눴다.  
 
고향인 경남에서 목표로 하는 득표율은.
“(수초간 뜸을 들인 뒤) 절반은 넘겨야겠죠.”
 
그러곤 서둘러 탑승구를 향했다.  
 
3일 오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김포공항 귀빈실을 통해 부산행 비행기를 타기 직전 기자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왼쪽은 문 후보를 그림자 수행하는 김경수(왼쪽) 의원. 위문희 기자.

3일 오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김포공항 귀빈실을 통해 부산행 비행기를 타기 직전 기자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왼쪽은 문 후보를 그림자 수행하는 김경수(왼쪽) 의원. 위문희 기자.

 이날 문 후보는 마산 연설에서 대뜸 “여러분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 아시죠”라고 물었다. “여러분, ‘마! 문재인 다 된 거 아이가’라며 투표 안 하면 말짱 도루묵입니다. ‘어대문’ 하면 큰일 납니다. ‘투대문’ 아십니까? 투표해야 대통령은 문재인, 맞습니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문 후보의 말에 마산 오동동 문화광장을 메운 지지자들은 ‘투대문’을 외쳤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3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문화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3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문화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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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