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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김은숙 작가 ‘아가씨’ 박찬욱 감독 백상을 품다

영화 ‘아가씨’의 박찬욱 감독(왼쪽)과 tvN 드라마 ‘도깨비’의 김은숙 작가가 3일 제53회 백상예술대상의 최고 영예인 대상을 받았다. [김진경 기자]

영화 ‘아가씨’의 박찬욱 감독(왼쪽)과 tvN 드라마 ‘도깨비’의 김은숙 작가가 3일 제53회 백상예술대상의 최고 영예인 대상을 받았다. [김진경 기자]

이야기가 지닌 마법같은 구원의 힘이 통했다. 무분별한 살생에 대한 벌로 원치않은 불사의 몸이 된 도깨비와 그를 구하러 온 도깨비 신부, 그리고 인생을 망치러 온 하녀 숙희로부터 새로운 삶을 얻게 된 아가씨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tvN 드라마 ‘도깨비’의 김은숙 작가(TV 부문)와 영화 ‘아가씨’의 박찬욱 감독(영화 부문)이 올해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대상을 받았다.
 
공유(左), 서현진(右)

공유(左), 서현진(右)

드라마 작가가 대상을 받은 것은 1986년 ‘조선왕조 500년’의 신봉승 작가 이후 31년 만이다. 통상 TV 부문 대상은 드라마 연출자나 출연배우에게 돌아갔다. 지난해 김은숙 작가가 집필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TV 부문 대상을 차지한 데 이어 올해는 작가 본인이 직접 수상하면서 스타 작가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했다. 김 작가는 “이 무거운 상이 앞으로 저를 엄청 작게 만들 것 같은데 그래도 그 무게를 견디면서 열심히 쓰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2004년 ‘파리의 연인’(대상)과 2011년 ‘시크릿가든’(남자 주인공 현빈 대상)도 김 작가 작품이다.
 
TV·영화를 아울러 국내 최고 권위의 대중문화상으로 꼽히는 제53회 백상예술대상이 박중훈·수지의 사회로 3일 오후 4시50분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열렸다. 이날 시상식은 JTBC·JTBC2로 생방송됐다. 다음·카카오톡 채널·카카오TV도 생중계했다.
 
올해로 개국 11주년을 맞은 tvN은 대상에 이어 주요 부문을 휩쓸면서 새로운 콘텐트 강자로서의 저력을 과시했다. 특히 김혜자·나문희·고두심·윤여정·신구 등 원로 배우들이 총출동해 ‘황혼 청춘’을 그린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는 작품상과 극본상 2관왕에 올랐다. 남녀 최우수연기상 또한 ‘도깨비’의 공유와 ‘또 오해영’의 서현진에게 돌아갔다. ‘도깨비 신드롬’을 일으킨 배우 공유는 “그대들과 함께여서 모든 시간이 좋았다”며 극중 대사를 인용해 수상소감을 전했다.
 
홍정도 중앙일보·JTBC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이준익 감독이 영화부문 대상 시상자로 나섰다. 이준익 감독은 전년도 대상(‘동주’) 수상자다.

홍정도 중앙일보·JTBC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이준익 감독이 영화부문 대상 시상자로 나섰다. 이준익 감독은 전년도 대상(‘동주’) 수상자다.

영화 부문에서는 쟁쟁한 후보들이 치열한 경합을 벌인 만큼 다관왕은 나오지 않았다. 김지운 감독의 ‘밀정’(감독상·남자최우수연기상)과 한재림 감독의 ‘더 킹’(남자신인상·여자조연상)은 각각 2관왕에 올랐다. 지난해 ‘응답하라 1988’로 TV부문 신인상을 받은 데 이어 영화 신인상을 받은 류준열은 “일생에 한 번 받을 수 있을까 말까한 상을 두 번이나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작품상은 나홍진 감독의 ‘곡성’에게 돌아갔다. ‘부산행’으로 1156만 관객을 동원한 연상호 감독은 신인감독상을 받았다.
 
송강호(左), 손예진(右)

송강호(左), 손예진(右)

최우수연기상을 나란히 수상한 ‘밀정’의 송강호와 ‘덕혜옹주’의 손예진은 수상소감에서 1부 마지막 순서를 장식한 단역배우 33명이 함께 부른 ‘꿈을 꾼다’ 무대를 언급했다. 송강호는 “축하무대를 감동적으로 꾸며주신 수많은 배우분들처럼 ‘밀정’에서도 뛰어난 연기를 했음에도 부득이하게 편집되서 한 장면도 나오지 못한 후배들이 계신다”며 “오늘 영광은 그분들에게 바치겠다”고 말했다. 손예진은 “연기자를 꿈꾸는 많은 분들의 모습을 보고 울컥했다”며 “배부른 생각하지 않고 더 많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정진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까지 KBS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촬영 현장을 지키다 지난달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배우 김영애에 대한 공로상 수상에서는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TV 예능은 SBS가 2관왕이 됐다. ‘미운 우리 새끼’는 예능 작품상을 받았다. 양세형은 모바일 콘텐트인 ‘양세형의 숏터뷰’로 남자예능상을 받으면서 차세대 MC로 자리매김했다. 여자예능상은 MBC ‘나 혼자 산다’ 등 걸크러시를 선보이고 있는 박나래에게 돌아갔다. 교양 작품상을 받은 JTBC ‘썰전’에 대해서는 시상자 윤시윤이 “예능 작품상”이라고 잘못 호명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썰전’의 김은정 PD는 “예능 작품상도 받을 뻔한 ‘썰전’”이라며 “‘유느님’ 유시민 작가와 ‘전거성’ 전원책 변호사에게 감사드린다”고 예능형 소감을 전했다.
 
9일 대선을 앞둔 만큼 시국 관련 발언도 나왔다. 대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은 “‘아가씨’로 상을 받는 자리니 이런 얘기를 한 마디쯤은 하고 싶다”며 “대통령 후보에게 투표할 때 성별·성 정체성·성적 지향 등으로 차별받는 사람이 없는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기준도 한 번쯤 고려해보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대상 시상자인 이준익 감독이 “대선 후 올해의 키워드”를 묻자 공동 시상자로 나온 홍정도 중앙일보·JTBC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한해가 다사다난했던 만큼 올해는 화합과 치유의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답했다.
 
◆백상예술대상
한국 대중문화예술의 발전과 예술인의 사기 진작을 위해 1965년부터 열리고 있다. 영화와 TV를 아울러 제작진·출연자에게 시상하는 국내 유일의 종합예술상이다. 올해 후보작은 지난해 4월 14일부터 올 3월 30일까지 개봉한 작품이 대상이다. 영화는 대상, 작품상, 감독상, 신인감독상, 최우수연기상(남·여) 등 9개 부문, TV는 대상, 작품상(예능·교양·드라마), 연출상, 극본상, 최우수연기상(남·녀) 등 8개 부문으로 나눠 시상한다.
 
민경원·노진호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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