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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귀뚜라미로 쿠키 만들어요, 식용 곤충에 꽂힌 이 남자

이더블버그 류시두 대표. 그는 2014년 식용 곤충 식품을 파는 회사를 차렸다. [사진 이더블버그]

이더블버그 류시두 대표. 그는 2014년 식용 곤충식품을 파는 회사를 차렸다. [사진 이더블버그]

“귀뚜라미는 고소하고 누에는 식감이 부드러워요.” 식용 곤충 식품회사 이더블버그(Ediblebug) 류시두(33) 대표는 진지하게 식용 곤충의 맛을 이야기했다. 그러다 ‘그걸 어떻게 먹느냐’는 기자의 생각을 읽은 듯 “나도 처음엔 그랬다”며 웃었다.
 
그는 2012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KAIST) 정보경영학 석사과정에 야간으로 다니며 낮에는 IT업계에서 일했다.
 
그때 우연히 업계 뉴스를 검색하다 ‘미국 실리콘밸리가 단백질 대체 식품 중 하나로 식용 곤충을 눈여겨보고 있다’는 걸 알게됐고, 식용 곤충에 관심을 갖게 됐다. 호기심에 미국의 한 회사에서 만든 식용 곤충 에너지바를 주문해 먹어보기도 했다. 그는 “나쁘지 않았다”며 “미식의 관점이 아니라 식량 자원으로서 접근하면 가능성이 충분해 보였다”고 했다.
 
게다가 공부 하면 할수록 식용 곤충의 매력은 더 많았다. 환경·영양학적으로도 훌륭하다는 과학적 근거가 충분했다. 고단백 저지방 자원으로, 아미노산이나 무기염류·비타민 함량이 높았다. 100g당 단백질 양으로만 따지더라도 메뚜기(70g)가 쇠고기(21g)보다 3배가 많았다. 냉온 동물이라 체온을 유지할 필요가 없어 적은 양의 사료와 물로도 충분히 자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문제는 ‘곤충을 어떻게 먹나’라는 심리적 장벽이었다. 그는 2014년 봄부터 직접 식용 곤충 쿠키를 만들어 자신의 홈페이지에 소개하고 원하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보내줬다. 특별하게 돈 들여 홍보를 하지 않아도 매주 주문하는 사람이 늘었다. 2000개쯤 나눠주고 난 뒤부터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해 9월 서울 흑석동 언덕에 66㎡(20평) 규모의 공장을 열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곤충 고소애를 통째로 얹어 구운 쿠키.

곤충 고소애를 통째로 얹어 구운 쿠키.

 
2016년 5월 양재천로에 카페 ‘이더블커피’를 열었다. 고소애(갈색쌀저거리)를 넣고 갈아 만든 셰이크나 귀뚜라미와 한약재를 넣은 한방차, 귀뚜라미를 갈아 만든 스프레드를 바른 베이글 같은 식용 곤충으로 만든 메뉴를 개발했다.
 
현재 식용 곤충은 정부가 나서 재배를 권장하고 CJ·대상 같은 식품회사가 신사업으로 키울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곧 장밋빛 미래가 펼쳐질 것 같지만 류 대표는 “갈 길이 멀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가 식용 곤충 농가 육성을 지원하면서 그 숫자가 늘고 있지만 당장 이를 찾는 고객이 없다”고 현실을 꼬집었다. 실제 그가 운영하는 카페도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는 달이 많다.
 
하지만 류 대표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온라인 판매와 식용 곤충으로 만든 쿠키 등을 학교와 생태원, 나비박물관, 다른 카페에 납품하며 시장을 개척하고 있기 때문이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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