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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기업 잘 키울 생태계를 만들자

노근호청주대학교 산학취창업본부장

노근호청주대학교 산학취창업본부장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아이 한 명을 올바르게 성장시키려면 가족의 관심과 사랑뿐만 아니라 이웃, 지역 그리고 사회 전체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같은 맥락에서 기업 하나를 제대로 육성하기 위해서도 주변의 산업 생태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이 말의 의미는 더욱 커지고 있다. 기술 변화 속도가 너무 빨라서 얼마만큼 잘 적응하느냐가 경쟁력의 관건인 셈이다. 이런 상황은 불확실한 미래를 뜻하는 ‘뷰카(VUCA)’란 말로 정의된다. 변동성(Volatile)과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의 머리글자를 조합한 신조어다.
 
4차 산업혁명은 속도, 범위, 영향력 등에서 3차 산업혁명과는 확연히 다르다. 파괴적 혁신으로 전 산업이 재편 중이다. 생산, 관리, 지배구조 등을 포함한 전체 시스템 변화도 심대하다. 산업·기술 간 경계는 무너졌다. 기존 특정 산업·기업이 아니라 아무나 더 잘하는 데가 만들면 승자가 되는 새로운 룰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많은 해법이 거론된다. 정치의 계절을 맞아 한창 논의 중인 정부 조직 개편도 언급되고 있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시스템 검토를 해야 한다. 국제 사회에선 4차 산업혁명에서 촉발될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적 양극화 우려가 포퓰리즘과 보호무역주의로 쟁점화하고 있다. 올해 초 다보스 포럼에서는 정치·경제·사회적 상황을 타개할 구원투수로서 ‘새로운 큰 게임(The New Great Game)’으로 이끄는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이 강조됐다. 방안으론 급변하는 정치·경제·사회적 시스템에 대한 청사진 제공 등이 꼽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이분법적 구분이 유효한가도 봐야 한다. 미국의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를 시가총액에서 제쳤다. 14년된 신생 업체가 114년과 109년 된 전통의 자동차 회사를 앞선 것이다. 지난해 광풍을 일으켰던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는 영국 스타트업 기업 ‘딥마인드’의 작품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대기업이라고 해서 유리하지도 않거니와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들이 상생하는 사례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결국 빠듯한 정치일정에 맞춰 정부 조직 개편을 서두를 것이 아니라 새 리더십을 토대로 불확실성이 커진 기존 시스템을 극복할 혁신 생태계 구축이 더 시급해 보인다.
 
기업에서는 미래전략, 신사업 융합본부 등 중요한 이름이 많이 들어간 조직들이 인사, 재무, 감사팀 등 이름이 짧은 조직에 비해 쉽게 소멸한다고 한다. 과거 한국 정부 조직도 기업과 다르지 않았다.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정부 조직 개편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4차 산업, 창업 등의 단어가 들어간 부처일수록 5년 이후의 운명이 더 불안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언제쯤이면 미국의 재무부, 상무부 등 비교적 단순한 이름의 부처가 복합적이고 중요한 시대적 사명을 안정적인 조직 환경에서 구현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노근호 청주대학교 산학취창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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