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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헬기·소방차 … 별 걸 다 살 수 있는 온비드

지난달 10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운영하는 온비드 공매에 해양연구선이 매물로 올라왔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해양 생태계를 점검하고 연구하기 위해 사용하던 배였다. 전문가들이 진단한 감정평가액은 5억 4070만원. 하지만 입찰에 참여하기 위한 최저금액은 그보다 낮은 3억 5477만원이었다. 입찰 최저금액 수준에서 낙찰받을 경우 3억원 안팎의 자금으로 대형 연구선을 소유할 기회가 마련된 셈이다.
 
지난 3월엔 전남 곡성 기차마을 레일펜션 객실 23개가 온비드를 통해 팔렸다. 레일펜션이란 기차 내부를 개조하고 침대와 싱크대, 화장실 등을 만들어 펜션으로 만든 숙박시설이다. 곡성군청에서 매물로 내놓은 레일펜션 객실 23개는 1년 임대금액 1억 510만원에 최종 낙찰됐다. 캠코 관계자는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자산을 매각할 경우엔 캠코를 통해야 한다. 이 때문에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 이외에도 경찰 오토바이나 경찰 차량, 소방차, 헬기 등 마니아층의 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특이 물건이 자주 등장한다”고 말했다.
 
과거 대부분의 동산·부동산 투자가 민간 경매를 통해 이뤄졌던 것과 달리 최근엔 공매가 인기를 끌고 있다. 공매는 공공기관에서 공개경쟁 입찰로 매각하는 거래를 통칭한다. 온비드 공매에 나온 물건은 공기업이나 공공기관 등 정부 차원에서 매각하는 자산과 세금체납으로 구청 등에 압류된 물품이 주를 이룬다. 지하철이나 도서관 등에서 유실된 물품도 공매 대상에 포함된다.
 
온비드 공매의 기본적인 룰은 경매와 동일하다. 매각 기관에서 최저입찰가를 정하고 참가자 중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한 사람이 낙찰받는 식이다. 통상 1주일간의 입찰 기간을 두고 참가자들이 가격 경쟁을 벌인다. 2002년 처음 온비드 공매가 시작된 뒤 인기에 힘입어 2012년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스마트 온비드’가 출시됐다. 발품을 팔지 않고도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물품 정보와 입찰 현황을 확인할 수 있어 최근 20~30대를 중심으로 입찰 참여가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차량의 경우 온비드 공매를 관리하는 캠코가 ‘강추(강력 추천)’하는 물품이다. 무엇보다 정부기관에서 사용하던 관용차라서 수리·정비내역이 투명한데다 관리가 양호하기 때문이다. 세급 체납으로 압류된 차량의 경우 일반적인 중고차 거래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
 
직장인 김선중(32)씨도 이같은 이유로 지난 1월 부모님 생일선물용 차량을 온비드로 구입했다. 김씨가 구입한 차량은 구청에 압류된 고급 수입차로 중고차 시장에서 거래되는 시세보다 1000만원 이상 저렴했다. 새 차량이 아닌 중고차라는 점이 마음에 걸렸지만 2015년식인데 더해 주행거리도 2만5000㎞로 짧았다. 이틀간 차량 곳곳을 정비하고 세차까지 마친 김씨는 지난 2월 12일 아버지께 ‘깜짝 선물’을 전달할 수 있었다.
 
온비드 공매는 2002년 서비스를 시작했다. 출시 이후 꾸준히 거래가 늘어 지난해 낙찰건수 3만3000여건에 낙찰금액 7조 3241억원을 기록했다.
 
공매의 장점은 안전하다는 점이다. 경매에선 근저당권 설정 등 권리관계가 복잡한 물품이 주를 이루는 반면 공매엔 거래내역이 깨끗하고 투명한 물품이 많다. 동산의 경우 공공 기관에서 사용하다 사용기한이 지나 판매하는 물건이 대부분이다. 부동산의 경우에도 일반인과의 거래 없이 정부 차원에서 보유하다 처분하는 자산이 주를 이룬다. 이정환 캠코 온비드사업부 팀장은 “입찰 과정은 경매와 비슷하지만 공매는 정부기관에서 판매하는 만큼 거래 위험성이 없다. 임대 물건의 경우 개인 간 거래와 달리 보증금이 없고 임차기간을 100% 보장해주기 때문에 안정적인 거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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