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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정책, 관세 집착 개도국형서 인력 이동 쉬운 선진국형으로”

‘차기 정부, 통상 어떻게 할 것인가’ 주제로 열린 한국국제통상학회 주최 심포지엄. [최정동 기자]

‘차기 정부, 통상 어떻게 할 것인가’주제로 열린한국국제통상학회 주최 심포지엄. [최정동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해 모든 무역 협정을 전면 재검토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조만간 한국에 대한 미국의 통상 압력이 강해질 게 틀림없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국제통상학회(회장 최병일)가 한국무역협회와 함께 ‘차기 정부, 통상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지난달 27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심포지엄을 열었다.
 
박태호 서울대 교수(전 통상교섭본부장)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선두권 대선 후보 3명의 통상정책 담당자들이 초청됐지만, 안철수·홍준표 캠프 인사는 참석하고 문재인 후보 측은 불참했다.
 
참석자들은 중앙일보·JTBC의 국가 개혁 프로젝트 ‘리셋 코리아’ 통상분과 위원들이 제시한 ‘한국판 미국무역대표부(USTR) 설치’ 및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신(新) 통상정책 수립’ 방안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발제자로 나선 학회 회장 최병일 이화여대 교수는 “산업 및 통상 정책을 제대로 연계시키면 한국 제조업의 르네상스를 맞이할 수 있다”며 “무역에 숨통이 터지면 성장하나 역풍이 불면 비틀거리는 한국 경제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패널로 참석한 전문가들의 발언 요지.
 
◆김종범 연세대 교수=현재 한국의 통상은 관세 등에 집착하는 개도국형으로 앞으로는 선진국형으로 변해야 한다. 특히 일본·인도 FTA에서 보듯 전문 인력의 이동을 쉽게 해야 한다. 실제로 이 협정에는 인도의 프로그래머가 일본에 쉽게 와서 일할 수 있게 하는 부속서가 포함돼 있다.
 
◆신승관 국제무역연구원 원장=통상 정책 문제는 조직이 바뀐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 문제는 담당자들의 맨파워가 약하다는 것이다. 경쟁력을 높이려면 통상 인력의 전문성, 근무의 연속성을 보장해 줘야 한다.
 
◆최원목 이화여대 교수=차기 정부의 통상정책은 탈정치화가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정책 우선순위가 제대로 수립되고 실리적인 통상정책이 전개될 수 있다. 한국은 무역에 의존하는 지정학적 약소국이라 실리 원칙에서 벗어나면 통상정책이 무력화된다.
 
◆안덕근 서울대 교수=한국처럼 FTA 많이 한 나라도 없지만 활용성이 떨어지는 것들도 많다. 다음 정부는 FTA를 선진화하는 게 시급하다. 이를 위해 복잡한 원산지 규정을 통일해야 한다. 또 본격적인 서비스 시장 개방도 절실하다.
 
◆허윤 서강대 교수=국민이 혜택을 보는 인간의 얼굴을 한 통상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2013년 외교부에서 산업자원부로 통상업무가 넘어간 뒤 기대됐던 산업과 통상의 시너지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다.
 
◆최석영 서울대 교수=요즘 국제 무역 질서는 자유무역 체제가 희석되고 다자체제는 약화되면서 1980년대 풍미했던 관리무역 체제로 복귀하고 있다. 서비스 개방 문제 등은 특정 부서에서 결정할 수 없으니 정부 내 조정기관에 대통령이 힘을 실어줘야 한다.
 
◆강원식 전 관동대 교수(홍 후보 측)=미국은 북핵 해결에 협조하면 중국의 통상문제는 그냥 넘어가겠다고 한다. 그러니 우리가 북핵 압박에 적극 동참하면 한·미 FTA도 그냥 넘어갈 수도 있다.
 
◆최성호 경기대 교수(안 후보 측)=조직 개편은 가급적 최소화하고 기능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현 통상 조직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 정책 위원회로 만들든지, 자문기관으로 개편해 보완해 나가야 한다.
 
남정호 논설위원 nam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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