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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위에 대장균이? ‘식중독 잡GO’ 해보니

 낮 기온이 20도를 웃돌면서 조금씩 더워지고 있다. 식품 관리와 섭취에 주의하지 않으면 자칫 식중독에 걸리기 쉬운 시점이다. 이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식중독 예방요령·증상 등을 쉽게 알 수 있게 해주는 스마트폰 게임을 내놓았다. 바로 '식중독 잡GO'다. 
최근 유행한 '포켓몬고'와 비슷하다. 스마트폰 카메라 속에 나타난 다양한 식중독균을 직접 퇴치하는 증강현실(AR) 게임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개발한 스마트폰 증강현실(AR) 게임 '식중독잡GO' 시작 화면. 맨 앞에 지휘봉을 들고 있는 균이 병원성 대장균이다. [사진 식약처]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개발한 스마트폰 증강현실(AR) 게임 '식중독잡GO' 시작 화면. 맨 앞에 지휘봉을 들고 있는 균이 병원성 대장균이다. [사진 식약처]

게임 속에 등장하는 식중독균은 유명한 녀석들이다. 대장균ㆍ노로바이러스ㆍ콜레라 등 여름마다 뉴스를 장식하는 ‘유명균(菌)사’들이 총출동한다.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ㆍ여시니아ㆍ보틀리늄 등 다소 생소한 균도 있다.  
‘식중독 잡GO’는 지난달 22일 구글플레이, 24일 앱스토어에 등록돼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앱 아이콘에 나타난 캐릭터는 병원성 대장균이다. 별 네개가 박힌 군모를 쓴 모습은 대장(大腸)이 아닌 대장(大將)을 연상시킨다. 
게임 시작 전 나타나 증식 욕구를 드러내는 식중독균들.

게임 시작 전 나타나 증식 욕구를 드러내는 식중독균들.

앱을 실행하면 알록달록한 식중독균들이 나타나 무시무시한 대사를 읊는다. “요즘 사람들이 너무 깔끔해져서 살 수가 없다”느니 “지저분하고 개인위생을 귀찮아하는 사람들한테 가서 증식해야겠다”는 끔찍한 내용이다. 다소 유치한 설정이지만 동기 부여는 된다. 괘씸한 식중독균들을 어서 처치해야만 할 것 같다. 
사무실 책상에 놓인 일회용 커피잔 옆에서 식중독균을 나타내는 연기가 피어나고 있다. 연기를 클릭하면 게임이 시작된다.

사무실 책상에 놓인 일회용 커피잔 옆에서 식중독균을 나타내는 연기가 피어나고 있다. 연기를 클릭하면 게임이 시작된다.

게임 방법 안내를 지나가면 카메라가 자동으로 켜진다. 증강현실(AR)이 시작된 것이다. 카메라에 비친 일상 속 공간에서 기분 나쁜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연기를 클릭하면 식중독균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 위치에 실제로 균이 있는 건 아니지만, 왠지 꺼림칙하다. 식약처는 “식중독균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 위험성도 막연하게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증강현실을 이용하면 현실감이 커져 교육 효과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식중독균을 퇴치하려면 간단한 미니게임을 해야 한다. 게임에는 총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손 바닥에 증식하는 식중독균을 없애는 ‘증식게임’, 손씻기·익히기·끓이기라는 세 가지 버블총알을 이용해 식중독균을 쏘아 죽이는 ‘타격게임’, 음식물을 오염시키러 다가오는 식중독균을 퇴치하는 ‘디펜스게임’이다. 퇴치할 식중독균 종류에 상관없이 게임은 무작위로 나타난다.  
'타격게임' 화면 캡처(왼쪽). 균을 둘러싼 버블에 같은 색의 총알을 명중시켜야 퇴치할 수 있어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디펜스게임'(오른쪽)은 비교적 쉽다. 음식 주변에 나타난 균을 한 마리씩 손가락으로 터치하면 사라진다.

'타격게임' 화면 캡처(왼쪽). 균을 둘러싼 버블에 같은 색의 총알을 명중시켜야 퇴치할 수 있어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디펜스게임'(오른쪽)은 비교적 쉽다. 음식 주변에 나타난 균을 한 마리씩 손가락으로 터치하면 사라진다.

‘게임 속 게임’인 이 미니게임들은 어른이 하기엔 약간은 시시하다. 증식게임과 디펜스게임은 화면에 나타나는 식중독균 캐릭터를 손가락으로 클릭만 하면 된다. 눈을 감고 게임을 하지 않는 이상 웬만하면 퇴치에 성공할 수 있다. 그나마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게임은 타격게임이다. 버블의 색깔과 방향을 모두 고려해 주어진 시간 내에 식중독균을 여러 마리 죽이기가 쉽지 않다. 세 가지 게임 모두 30초 안에 승부가 난다.
 
미니게임을 '클리어'하고 잡은 식중독균은 ‘식중독균 도감’으로 보내진다. 도감에는 총 21개 자리가 있다. 잡아야 할 몬스터가 150개가 넘는 ‘포켓몬GO’에 비하면 매우 소박하다. 맘만 먹으면 ‘마스터’가 어렵지 않을 듯하다. 식약처는 “게임 실행 초반에는 여시니아·포자충 등이 많이 나오는데 실행하는 빈도수가 높아질수록 다양한 균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식중독균 도감에 저장된 캠필로박터균. 감염 증상과 잠복기, 숙주, 예방법 등이 간단히 정리돼 있다.

식중독균 도감에 저장된 캠필로박터균. 감염 증상과 잠복기, 숙주, 예방법 등이 간단히 정리돼 있다.

식중독균을 도감에 한번 보관하면 언제든 해당 균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황색포도상구균’을 클릭하면 '1~5시간의 잠복기를 거쳐 구토·위경련·어지러움·설사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며 주로 김밥·떡·빵·두부 등의 식품에 숨어 있다'는 정보가 뜬다. ‘작은와포자충’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의 분변을 통해 감염될 수 있어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어 예방해야 한다.
 
식약처는 “국내에는 살모넬라가 식중독균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45% 정도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85% 이상”이라며 “식중독균의 이름을 아는 것만으로도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도감을 통해 예방법까지 쉽고 재미있게 익힐 수 있어 이 게임이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12~13일 ‘식품안전의 날’ 행사가 열리는 서울 광화문 광장 주변에 식중독균을 집중적으로 풀 계획이다. 7일 부산 부경대 캠퍼스, 12일 대구 동성로, 13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등에서 열리는 행사에도 식중독균이 대규모 '출몰'할 예정이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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