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트럼프 ‘최고의 압박과 관여’ 한국에도 쓰나

트럼프 미 대통령이 1일 백악관 케네디 정원에서 전미독립지역은행가협회(ICBA) 회원을 초청해 연설한 뒤 회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트럼프 미 대통령이 1일 백악관 케네디 정원에서 전미독립지역은행가협회(ICBA) 회원을 초청해 연설한 뒤 회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비용을 한국 측이 부담해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 이후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국방부는 공식 입장 외엔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하지만 안으로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정부 소식통은 2일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 정한 대북정책의 핵심인 ‘최고 수준의 압박과 관여(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를 북한뿐만 아니라 동맹과 우방에도 적용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취임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하나의 중국(One China) 원칙을 폐기할 수 있다’거나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다’고 압박하다 이를 돌연 번복했는데, 사드 비용 압박은 이보다 더 심하다는 지적이다. 사드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근거해 배치가 결정됐다. SOFA의 정식 명칭은 ‘한·미 상호방위조약 4조에 의한 시설과 구역 및 주한미군의 지위에 관한 협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동맹의 근간일 뿐 아니라 법률과 동일한 효력을 지닌다. 이를 바탕으로 만든 SOFA 규정에 의거해 미 측이 사드 비용을 내기로 약정을 맺었는데 갑자기 우리에게 돈을 내라는 것은 SOFA 규정 위반이어서 사실상 불법을 저지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발언 직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선 “도로 가져가라” “이게 무슨 동맹이냐” 등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전문가들은 ‘트럼프식 대차대조표’를 문제로 꼽는다. 외교안보·통상 등 분야와 상관없이 모든 현안을 한 테이블에 올리고 경제적 이익을 낼 수 있는 유리한 협상 카드면 써버리는 식이란 설명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슈 연계 성향이 지나치게 강하다”며 “지금은 사드 비용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이야기하지만 방위비분담금을 대폭 늘리라거나 항공모함 배치 등 전략자산 전개 비용도 내라고 요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이런 식의 한국 자극은 반미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어 결코 미국에도 유리하지 않다”며 “동맹을 돈으로만 계산하면 상호 공유해 온 가치가 훼손된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수호하는 ‘세계 경찰’이 아니라 ‘용병’처럼 돈만 따지는 식이면 신뢰가 깨질 수 있다고 미국에 얘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돌출행동으로 인한 동맹·우방국들의 신뢰 약화는 결국 미국의 외교적 비용이 된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9일 필리핀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 의장성명에는 미·중 갈등 사안인 남중국해 영유권에 대해 노골적으로 중국 뜻을 반영한 문구가 담겼다. 외교가 소식통은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에 의지했던 아세안 국가들이 트럼프 출범 이후 미국의 의지가 약해졌다고 보고 중국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이튿날인 30일(현지시간) 급히 태국·싱가포르 정상에게 전화해 미국 초청 의사를 밝히며 수습에 나섰다.
 
남궁영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국은 한국의 반미 정서와 대미 신뢰 상실이 장기적으로는 큰 손해라는 점을 잊지 말고, 한국 역시 이번 사드 비용 논란을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거나 한·미 동맹 자체 문제로 확대 해석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남궁 교수는 “동맹국 간에도 국익은 다를 수 있다는 전제하에 새 정부는 한·미 협력관계 구축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관진 "사드 비용 논의 사실무근”=한편 논란이 된 사드 배치 비용과 관련해 “지난해 말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 측이 문서로 한국 정부에 사드 배치 비용 분담을 논의하자는 뜻을 전달했고 이를 받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사드 비용 부담을 우리가 질 수도 있다’고 알렸다”는 한국일보 보도에 대해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했다. 김 실장은 이날 해당 언론사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을 신청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