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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몰래 온 '조개의 여왕'…서해안 어민들 "매출 끊길라" 긴장

전염병 유무가 확인되지 않은 중국산 백합조개 수십t이 서해안 갯벌에 뿌려져 온 것으로 드러났다.'조개의 여왕'으로 불리는 백합조개는 봄·가을이 제철이어서 산지 어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안해양경비안전서는 2일 "중국산 백합을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관공서에 납품하고 수억원을 챙긴 혐의(사기)로 조개류 유통업자 김모(6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해경은 또 김씨를 도와주기 위해 입찰에 들러리를 선 혐의(입찰방해)로 박모(68)씨 등 3명도 붙잡아 조사 중이다.
 
김씨가 받은 방류수산생물 전염병검사 증명서. [사진 부안해양경비안전서]

김씨가 받은 방류수산생물 전염병검사 증명서. [사진 부안해양경비안전서]

김씨는 지난해 전남 영광의 한빛원자력본부와 신안군이 어민 소득 증대와 수자원 확보 차원에서 추진한 '백합 종패 살포 사업'을 따낸 뒤 중국산 백합 12t을 납품하고 1억3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다. 종패(種貝)는 씨를 받기 위해 기르는 조개를 말한다.  
 
김씨는 한빛원전 등이 실시한 최저가 입찰에서 박씨 등과 미리 짜고 이들이 제시한 금액보다 낮은 금액을 불러 낙찰받는 방식으로 사업권을 따냈다. 이런 수법으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8차례에 걸쳐 두 기관으로부터 3억6000만원을 챙겼다.
 
어민들이 실제 갯벌에 백합 종패를 뿌리는 모습. [사진 부안해양경비안전서]

어민들이 실제 갯벌에 백합 종패를 뿌리는 모습. [사진 부안해양경비안전서]

어민들이 실제 갯벌에 백합 종패를 뿌리는 모습. [사진 부안해양경비안전서]

어민들이 실제 갯벌에 백합 종패를 뿌리는 모습. [사진 부안해양경비안전서]

어민들이 실제 갯벌에 백합 종패를 뿌리는 모습. [사진 부안해양경비안전서]

어민들이 실제 갯벌에 백합 종패를 뿌리는 모습. [사진 부안해양경비안전서]

조사 결과 김씨는 헐값에 사들인 중국산 백합을 납품한 뒤 전북 군산 갯벌에서 캔 백합이라고 적힌 가짜 물품구매계약서를 두 기관에 제출했다.
 
해경에 따르면 국내산 백합 가격은 작은 것(5㎝ 안팎) 기준으로 1㎏에 8000~9000원이지만 중국산은 그 절반인 4000~5000원 수준이다. 이 과정에서 애초 중국에서 가져온 백합 포대는 국산 포대로 갈았다. 전북도 수산기술연구소에는 국내에서 채취한 백합을 시료로 보내 '방류수산생물 전염병 검사'를 통과했다. 
 
김씨 등이 납품한 중국산 백합조개는 전남 영광과 신안의 해안가에 뿌려진 것으로 조사됐다. 현장에는 한빛원전과 신안군 관계자들이 있었지만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홍성국 부안해경 수사계장은 "육안으로는 백합이 국내산인지 중국산인지 구별하기 어렵다"며 "갯벌에서 조개를 캔 어민들도 몰랐다"고 말했다.
 
김씨 창고에서 발견된 중국산 백합과 껍데기 더미. [사진 부안해양경비안전서] 김씨 창고에서 발견된 중국산 백합과 껍데기 더미. [사진 부안해양경비안전서] 김씨 창고에서 발견된 중국산 백합과 껍데기 더미. [사진 부안해양경비안전서] 김씨 창고에서 발견된 중국산 백합과 껍데기 더미. [사진 부안해양경비안전서]
이 때문에 중국산 백합이 서해안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박광재 국립수산과학원 해양수산연구관은 "전염병 검사와 이식 승인을 거치지 않은 중국산 백합이 갯벌에 뿌려지면 외래 바이러스에 의한 해양 생태계 교란과 주변 해양생물 서식지 파괴로 이어져 패류 생산량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산 백합이 뿌려졌다'는 소식에 영광과 신안 지역 어촌들은 뒤숭숭한 분위기다. 양재근 영광농협 하나로마트 수산팀장은 "가뜩이나 백합 채취량이 적은 데다 이번 사건으로 이미지가 실추되면 중국산 백합과 아무 상관 없는 어촌계까지 피해를 볼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에 붙잡힌 김씨는 해경에서 "지난해만 중국산 백합을 납품했고 이전까지는 모두 국내산"이라고 주장했다. 해경은 유사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부안=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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