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을 제일 잘한 후보에 대한 답은 보수ㆍ진보 유권자별로 갈렸다. 자신의 정치 성향을 진보라고 밝힌 사람은 심 후보(56.2%)와 문 후보(15.5%)를 1, 2위로 꼽았다. 반대로 보수 성향의 유권자는 유 후보(26.6%)와 홍 후보(24.2%)를 1, 2위로 선택했다.

28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ㆍ심상정 정의당ㆍ유승민 바른정당ㆍ안철수 국민의당ㆍ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왼쪽부터). 국회사진기자단, 김현동 기자
이상철 성균관대(커뮤니케이션학) 교수는 “주로 공격을 하며 쉬운 언어를 쓴 심상정 후보가 TV토론의 최대 수혜자고 비슷한 이유로 홍준표 후보도 지지를 더 끌어왔다”며 “토론에서 정치적 선명성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 안철수 후보가 가장 큰 손해를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탄핵 정국으로 대선이 급하게 치러지면서 유권자들이 대선후보를 평가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며 “이로 인해 TV토론이 지지 후보 선택에 미치는 영향은 이전 대선보다 훨씬 커졌다”고 분석했다.
TV토론의 영향력은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한층 커졌다. TV토론을 직접 시청했다(인터넷 통한 시청 포함)는 응답자는 76.9%였다. 지난달 23~24일 조사 때(68.1%)보다 응답 비율이 높았다. ‘TV토론을 시청하거나 뉴스를 접한 뒤 지지 후보를 바꿀 생각이 들었다’고 답한 비율도 26%를 기록했다. 지난달 23~24일 조사(20.4%)와 비교해 더 뛰었다.

28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ㆍ심상정 정의당ㆍ유승민 바른정당ㆍ안철수 국민의당ㆍ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왼쪽부터). 국회사진기자단, 김현동 기자
TV토론이 지지도에 미치는 영향은 후보별로 달랐다. 문 후보 지지자 가운데 17.4%는 토론 이후 후보를 바꿀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이어 홍 후보(20.9%), 안 후보(27.2%), 유 후보(47.2%), 심 후보(55.5%) 순으로 표심 변화 가능성이 컸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어떻게 조사했나=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4월 30일~5월 1일 지역·성·연령 기준 할당추출법에 따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2000명(유선 599명, 무선 1401명)에게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전화면접 조사했다. 응답률은 30.8%(유선 26.3%, 무선 33.2%)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2.2%포인트다.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 부여(2017년 3월말 행정 자치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