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선거와 나] 배우 정애리 “가족·나라 사랑한다면, 투표의 수고 감내해야”

두 해 전 남수단에서 만난 열세 살 조셉은 집에서 3시간 거리에 있는 목장에서 허드렛일을 했다. 부모님 없이 젖먹이 동생을 돌보기 위해서였다. 품삯은 동생 먹일 우유 한 통. 애써 목장까지 걸어갔지만 일이 없어 빈손으로 돌아오는 날도 많았다.
 
그런 고된 삶이지만 우유를 받아온 날 동생을 배불리 먹인 뒤면 조셉의 눈빛은 뿌듯함으로 빛났다. 나는 조셉의 그 눈빛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 눈동자를 보며 “사랑에는 수고로움이 없다”는 말이 비로소 이해가 됐기 때문이다. 조셉에게 왕복 6시간 산길을 감내하게 한 건 사랑이었다.
 
남수단에선 내전으로 인한 끊임없는 갈등과 가난으로 조셉과 같이 착한 아이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나를 포함한 자원봉사자가 전 세계에서 남수단으로 향하는 건 이들의 고통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닌 걸 알고 있어서다. 함께 자라고 뛰놀고 함께 꿈꾸어야 하는 우리 이웃이고 우리의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말도 통하지 않고, 안심하고 먹을 물도 찾기가 쉽지 않지만 우리가 그곳으로 향하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 건 결국 인류애라는 보편적 사랑이 우리 가슴에 있다는 걸 깨닫기 위한 이유가 클 것이다.
 
조셉을 만난 뒤로 나는 모든 일에 수고를 다했는지 스스로에게 묻곤 한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특히 그렇다. 우리 모두 “가족을 사랑한다” “이웃을 사랑한다” “나라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가족과 이웃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감내해야 할 수고로움은 무엇일까. 바로 투표하는 일이 아닐까. 도덕성, 경륜과 능력, 정책 비전과 현실성, 주변 인물의 면면까지 차근차근 살펴보고 어떤 후보에게 투표할 것인지를 선택하자는 것이다.
 
물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이라고 외치는 후보들도 이번 대선에서 수고를 다해주기 바란다. 최선을 다해 경쟁하고, 결과가 나오면 깨끗하게 승복해서 국민을 위한 수고를 기꺼이 감내해줬으면 한다.
 
이번 대선은 ‘황금연휴’에 치러진다. 많은 분들이 여행 계획을 세웠을 것이다. 하지만 여행을 떠나기 전에 투표일부터 메모해 두면 좋겠다. 정 안 되면 5월 4일과 5일 사전투표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나는 이번 대선 투표함에 내 한 표를 넣고 나오면서 “수고했어”라고 스스로에게 말할 계획이다. 나의 수고로운 선택에 대한 칭찬이라고 해야 할까. 
 
 
배우 정애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홍보대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