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수출은 뜨거워 지는데 소비는 여전히 윗목...춘래불사춘 경기

[중앙포토]

[중앙포토]

 대형 비행기는 왼쪽과 오른쪽의 엔진이 함께 가동돼야 이륙할 수 있다. 한쪽이 고장나면 날아오를 수 없다. 비행 중에도 마찬가지다. 엔진 한 개가 꺼지면 추락할 위험이 커진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수출과 내수(소비+투자)라는 두 엔진이 같이 가동돼야 균형 있는 성장을 할 수 있다. 한국과 같은 소규모 개방경제 국가라도 수출에만 의존하고 내수를 등한시할 수 없는 이유다.

4월 수출 510억 달러, 증가율도 24.2%
지난해 11월 반등 후 6개월 연속 플러스
투자ㆍ생산 등에도 회복의 불쏘시개
한미FTA 재협상, 중국 구조조정은 악재
수출만 떠받치는 구조론 경기회복 한계
소득 증가, 소비 확대 대책 필요해
실업률ㆍ가계부채 해소, 구조개혁 해야

 
 봄을 맞아 한국 경제에 수출 중심의 훈풍이 불고 있다. 수출이 좋아지면서 한쪽 엔진은 확실하게 달구어지고 있다. 문제는 다른 쪽 엔진이다. 수출이 늘면서 투자도 확대되고 있지만, 소비는 여전히 차가운 윗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출이 늘면 기업의 생산·투자가 늘고 고용이 확대되면서 소비도 늘어야 하는데 이 연결고리는 아직 확실하게 이어지지 않았다. 현 경기 상황을 춘래불사춘(봄은 왔으나 봄 같지가 않다)이라고 하는 이유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밝힌 4월 수출액 510억 달러는 액수 기준으로 역대 두 번째 규모다. 2014년 10월이 516억 달러로 역대 최대였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도 24.2%로 2011년 8월(25.5%) 이후 최대치다.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11월 플러스로 전환한 이후 6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내용도 좋다. 품목별로 수출이 고르게 증가했다. 13대 주력 품목 중 9개가 늘었다. 반도체(71억4000만 달러·전년 동월 대비 56.9% 증가)는 역대 2위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조선업 침체로 부진했던 선박 역시 사상 최대 수출(71억3000만 달러·102.9%)을 기록했다. 일반기계(17.3%)도 역대 4위에 해당하는 42억9000만 달러 어치를 팔았다. 
지역별로도 중동(-3.6%)을 제외한 유럽(64.9%), 중남미(30.4%), 인도(27.3%), 일본(23.8%) 등이 모두 플러스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 중국 수출도 10.2%늘어 6개월 연속 증가했다.
 
 
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최근의 상승세가 지난해 상반기 수출이 급감한 데 따른 ‘기저효과’란 비판에서도 어느 정도 자유로워졌다. 채희봉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급반등한 선박을 제외한 수출 증가율도 두 자릿수(16.8%)”라며 “지난해 수출 감소분을 넘는 증가율을 3개월 연속 기록했다”고 말했다.
  
수출에서 시작된 ‘봄바람’은 투자와 생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의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2월 -8.5%였던 국내 설비 투자 증가율이 3월 12.9%로 반등했다. 2013년 10월 이후 4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였다. 국내 전산업 생산도 전달보다 1.2% 늘었다. 지난해 11월(1.4%)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출이 늘어나자 기업이 투자와 생산을 늘리기 시작했다”며 "수출이 경기 회복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불쏘시개가 소비라는 다른 엔진을 점화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3월 소비(소매판매)는 0.01% 증가하는데 그쳤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은 “현재 제조업 가동률이 낮은 수준이라 설비 투자의 회복세가 지속되기 어려울 수 있는데다 소비는 앞으로도 소득이 늘지 않는 한 큰 폭의 증가세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수출 상승세에 취해 있으면 안 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외 악재가 터져 나오면 수출은 곧바로 꺾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장 수출 비중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해 미국이 맺은 모든 무역협정을 전면 재검토하라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는 셰일가스 생산 증가도 천명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하반기 국제유가가 급락하면 한국 수출엔 악재”라고 말했다. 중국 경기도 낙관적이지 않다. 김영익 교수는 “중국이 하반기 이후 산업 구조조정에 나서면 생산·투자가 침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료 : 통계청

자료 : 통계청

 
 
정부도 이런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 채희봉 실장은 “통상 환경 변화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며 “미·중에 치우친 수출구조를 바꾸기 위해 신시장 개척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연구위원은 “수출이 홀로 경기를 이끄는 건 한계가 있다”며 “새 정부는 일자리와 가계부채 대책을 마련해 '소득 증가 →소비 확대'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태 부장은 “추경 같은 일회성 부양책이 아니라 구조 조정을 통해 비효율을 제거해야만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